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31차 21. 시간의 저쪽에는 누가 있기에
시간의 저쪽에는 누가 있기에
시간은 멈출 줄을 모르는가가
가다가 멈추어 서면 인간에게 있어서는
종말을 고하는 인간은 시간을 멈추어 버린 열반
아주 먼 날에 있을 그리움들을 안고 닫히는 문
달리다가 넘어지고 멈추는 것도 없지만
고사목이라는 나무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나
무슨 사연이 있기에 머물러 있을 수 없나!
화살은 시의를 당기면 날아가는 그 화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한 게
무쇠라고 말하는 시간은 용광로에서는
녹아내리고 있지만 새로운 쇠의 모습대로
아주 작은 면도칼에서부터 하늘을 날아다니는 위성
인간의 생명을 멈추게 하는 무기로 변해 버리고 말아
그러한 시간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사연
그러한 사연은 철학이라는 사상을
한 편의 시로서 보여주고 있네
시는 시간을 초월하여 달리는 시간
그 시간 속으로 달려가네!
시간은 아득히 먼 날에 있을 그리움들을 남기고
시간과 함께 달려가고 있는데 멈출 시간이 있다면
인간이 태어남과 인간의 소멸이라는 시간 그 순간
그 순간도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것도 시간
시간의 저쪽과 시간의 이쪽에서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청진 수업 시간 인의 모습이지만
그 순간이라도 멈출 수 없는 수레의 달림이네!
나에게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바닷가에 파도 같은
시간은 나의 육신을 이끌고 가는 항소 발톱이 되어
황소가 죽는 것도 모르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시간
삶에 대한 저항의 시간이 멈추어 버리고
삶에 지조를 지키는 것은 고목 같은 꿈
그러한 꿈이 나를 지켜주는 꿈이라는 것을
그러한 삶은 석불 같은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하네
어쩌면 비 오는 날에 무지개가 떠오르는 조화같이
수레를 이끌고 가야 할 순간에도 멈추는 시간의 끝
시간의 종말을 그리고 그리는 무지의 시간
비가 오지 않아도 무지개는 산과 들판을
장식하고 있는 조화를 볼 수 있는 시간
그 신간 속으로 나비는 날아가고 있네
산천을 장식한 물 들인 들판에 등장한 거북이는
영원히 산다는 장수의 거북이라고 말하지만
탱크에 등장한 거북이 탱크는 인간의 조화
나에게 있어서 시간과 공간은 생존의 그림이네
뜨겁게 타는 용광로에서도 살아나는 생면은
힘차게 타오르고 있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네!
아 아 그날에 맺었단 사연은 하나둘씩 떠나고
떠나가는 것도 시간의 목소리를 울리고
작은 방울 소리를 울리고 모기가 달려오네!
2024년 10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