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카시아
송인성
기다렸던 봄소식
보여주는 것만으로 부족해
마을 초입부터 풍기는
봄 익혀지는 향기
뜨거운 것만 사랑이 아니라
한없이 돌아보며
봄을 녹여 퍼트리는
임을 마중하는 지고지순
멀리 떠난 발걸음
돌이켜 찾아왔을 때
흔적 없는 쓸쓸함 채워주는
어릴 적 먹어본 순수한 기억
2. 철쭉
송인성
연지곤지 찍은 네 얼굴이
청춘의 봄볕으로 붉게 물들자
진달래는 마중 나와 영접하고
벚꽃은 휘날리며 노래하니
가히 오늘이 행복한 봄이다
사모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은 채
온 산에 빼곡히 걸어 놓고
설레는 발걸음을 시험하여
함께 피고 질 친우를 찾았으니
가히 오늘은 영원한 봄이다
3. 민들레
송인성
정처 없이 떠돌다 내려앉은 곳
흙에 묻어 둔 시간을 꺼내
노랗게 차려입은 네 모습에
반가운 손 내밀어 환영하며
숨 가쁘게 살아왔던 내 시간을
꽃잎 한 장 한 장에 덧붙이고
홀로 외로움과 싸워 얻어낸
행복한 몸짓을 보는 것으로
모진 시간 속에서 남긴 미소를
가슴속 여울진 곳에 심었습니다.
4. 벚꽃
송인성
일 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다
너의 눈망울을 보는 순간
설레는 가슴이 녹아 흘렀다
너의 하얀 웃음을 보는 순간
나보다 더 간절함을 알았다.
봄 햇살이 증인 되어준 순간
일 년을 또 기다려도 괜찮다
떨어지는 시간처럼 빨리 오겠지.
5. 산수유
송인성
야속하던 시간의 여울이
덧없이 지나간 줄 알았는데
동네 귀퉁이에 자리 잡고
세파를 이겨낸 네 얼굴에서
짤막한 소망을 드려 다 본다
노란색 꽃잎에
아름다움을 담가두고
드러내 자랑하지 않는
다소곳한 미소의 자태가
마음을 흔들어 놓았지.
이 봄이 가기 전에
꼭 붙들어 놓아야 할 텐데
가버린 옷자락을 잡지 못해
깊은 신음 속에 절였더니
빨갛게 익은 너의 심장을 본다
카페 게시글
덕향문학 통권 12호방
덕향문학 12호 송인성 시인 원고
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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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0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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