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무법자', '황야의 무법자' 등에서 거친 총잡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클린트 이스트우드.
생긴 것도 멋지지만, 예술적 감성도 갖고 있어 감독, 제작자, 작곡가로도 활동하는 그...
80이라는 나이에 이렇게 멋진 영화를 감독하고, 연기한 크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그저 잘 생긴 배우에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그를 보며 우리 주위의 노인들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 나라에서...
80이라는 나이는 시든 낙엽이고, 꺼져가는 불꽃이며,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이지요.
사회에서는 외면 당하고 주눅들고...
정말 불쌍한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 어머니, 할머니들입니다.
(미래의 우리 모습이기도 하지요)
아,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요.
주름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나이 들어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월트 코왈스키는 미시간주 낡은 집에 홀로 남습니다.
마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고향을 떠난 동양인들이 정착을 하는데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인 월트는 한국참전 용사이기도 합니다.
그 때 사람들을 죽인 후유증으로 평생 상처를 안고 사는 그는
우연한 기회에 몽족 갱단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타오를 구해주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엽니다..
세상은 계속 변합니다.
변치 않는 것은 늙은 개 데이지의 눈빛과 그가 매일 마시는 맥주의 맛,
친구인 이탈리아 이발사의 거친 욕설, 그리고 손수 조립한 1972년형 그랜 토리노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도 싫어하고 경멸했던 이웃집 몽족 소년이 점차로 그의 마음 속으로 들어옵니다.
소수민족 몽족 소년 타오는 월트에게 여러가지를 배우면서 점차 자신감을 갖게 되지요.
<그랜 토리노>는 강한 카리스마는 없지만, 진한 스토리도 없지만 소박하고 잔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짧고 굵은 감동을 안겨줍니다.
이때 저는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몽족 갱단에게 무참히 당한 타오의 누나 수....(무지막지하게 갖은 폭력을 당한 수를 보는 순간
나쁜 놈들은 모두 하는 짓이 똑같구나, 하는 생각에 치를 떨었어요.)
늘 괴롭힘을 당하는 타오...
두 아이의 행복을 위해 이 괴팍한 노인 월트는(사실 병도 있었다. 가끔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하곤 했으니까.) 총에 맞아 죽음으로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몽족 갱단을 모조리 감옥에 쳐넣기 위해, 자신의 한 몸을 바친 거지요.
그가 그토록 아끼던 자동차 그랜 토리노는 타오에게 돌아갑니다.
월트가 준 그랜 토리노에
월트와 평생을 같이 한 개 데이지를 태우고 가는 타오.....
명차 그랜 토리노를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걸, 월트는 알아본 것이지요.
고집스럽던 한 노인의 삶이
가난하고, 문화적으로 너무나 다른, 말도 잘 안 통하는 이웃 사람들로 인해 바뀌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 영화.....
늙어가는 것에 대해
잘 사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댓글 보고싶네요
꼭 보세요. 잔잔하지만, 뭔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였어요.
시간내서 이 영화 봐야겠어요. 정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