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1918년부터 1964년까지
이 시대를 살아내는 주인공 옥희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유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역사 속에서 그 역사를 살아
내는 인간의 삶을 그려낸다. 한 사람의 생을 통해 이 넓고도 작은 땅인 한국이 지금은 분단된 국가임에 가슴이
아파지는 책이다.
야수처럼 살아야 했던 시대, 일본군은 조센징을
짐승만도 못한 종족으로 멸시했다.
이렇게 호랑이의 근성을 가진 한국인들은 끝내 살아남았고 그 시간 동안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버티고 견디며 살아냈다. 작품은 어떤 극한 속에서도 살아남는 호랑이처럼,호랑이는 작가의 말처럼 자연의 힘을 상징한다. 자연을 존중하며 함께하는 것이 한국인
문화의 본모습이다.
P250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는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P200 비처럼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 다른 시위자들이 정신없이 몸을 피 하는 가운데, 홀로 우뚝 서 있는 한 남자가 야마다의 눈에 띄었다.오 른손에 태극기를 높이 든 채로, 그는 군인들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 했다. 세월에 찌든 그의 얼굴은 햇볕에 탄 갈색이었고, 어디서나 불 수 있는 날품팔이처럼 수수하고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곱게 단장해셔 빗어 넘긴 급은 머리카라과 미리 신경을 써서 겆취 입은 게 분명한 눈처럼 하얀 두루마기가 그 소박한 얼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오늘이 자기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될 것임을 예 견이라도 한 듯 위엄과 격식을 차린 모양새였다. 자기도 모르게 야마디는 이 광경에 깊이 몰입했다. 한편 이토는 다리를 안장 위로 사 뿐히 넘기며 말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이 념치 는 발걸음으로 남자에게 다가간 젊은 장교는, 한 손으로 검을 뽑는 가 싶더니 단칼에 그의 오른쪽 팔을 베어버렸다. 팔꿈치 위쪽에서 잘린 팔은 벼락을 맞은 나뭇가지처럼 땅 위로 떨어졌다. 흰 두루마 기 소매에 여전히 감싸인 채였다
남자는 고통으로 울부짓었지만, 설명할 수 없이 강력한 의지의 힘 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다음 순간, 그가 몸을 구부려 잘려 나가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바닥의 깃발을 집어 들었다.
P201이토는 망설임 없이 다시금 칼을 휘둘렸고 이제 남자의 왼쪽 팔마저 땅에 떨 어졌다. 두 필을 모두 잃은 채 남자는 목선 소리로 외치며 달리려 했 다. "만세! 만세!" 결국 이토의 검이 남자의 등 중앙을 깔끔하게 꿰뚫 고나서야 그의 만세 소리는 끊겼다. 이토가 피투성이가 된 칼날을 망자의 흰 두루마기에 문질러 낚는 동안, 야마다는 여전히 꼼작도 않은 채 말 위에서 얼어붙어 있었다. 한편 이 장면을 지켜본 시위자들은 다시 집결하기 시작했다. 죽은 남자가 내보인 불굴의 의지에, 그들 또한 어쩐지 용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또 한 번의 총탄 세례가 시위자들 위로 쏟아져 내렸지만, 이번에 는 그들 모두 최전방에 서서 총알을 맞았다.
*정호도 모두 모진 시절을 견뎌냈다
옥희를 사랑해서 그저 평범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되고 싶다는 그 소박한 꿈은 이루지 못했어도,
죽고 싶은 날들이 있었어도 끝까지 살아냈다. 그러나
정호는 결국 사형에 처해졌지만 그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옥희는 모두를 잃고 혼자 살아남는다*
P603
내손바닥 위에 놓인 그것은, 새벽달처럼 열은 분홍색과 회색으로 빛나는 진주 한 알이었다.
한참이나 그걸 바라보던 나는, 정호가 아직도 나를 돌봐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저세상에 가서도 말이다. 그리고 나도 똑같은 방식으로 있을 거라는 것도. 삶을 계속 놓아주고 또 붙잡고 버티면서, 오직 바다에서 온 나의 일부만이 남을 때까지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때문에.
나는 진주를 옷 가방에 넣고 물가로 걸어 나왔다. 구름 한 점 없는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시원한 청색 파도 사이를 둥실둥실 부유했다. 살아가면서 처음으로, 그 어떤 것에 대한 소망도 동경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마침내 바다와 하나였다.
시작은 정호의 아버지 이야기로 시작한다
정호의 아버지는 사냥꾼이다. 먹을게 너무 없어 사냥
을 하러 가다가 숲 속에 갇힌 일본 군인 무리를 만나
고 눈 속에서 죽을 뻔 했지만 야마다대위가 살려주었고
사냥꾼은 일본군인들을 숲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사냥꾼과 일본군인들이 헤어질 때 야마다대위는 몰
래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담배갑을 선물로 준다
나중에 정호의 아버지는 죽게 됐고, 아버지의 유품인
담배갑을 챙겨 정호는 서울로 떠난다
옥희는 기생이 되기 위한 견습생 생활을 시작하
고, 기방의 주인인 은실의 딸 연화와 친구가 된다
은실은 비단장수를 통해 독립군에게 기생들이 모
은 군자금을 전달한다. 일본군에 살해당한 예전 비
단장수의 시체를 챙겨주었다는 사냥꾼에게 고마움
의 의미로 자신의 은가락지를 전달한다
은실과 은실의 딸 월향은 마을에 외출했다가 하야
시 소좌를 마주친다. 두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던
하야시 소좌는 기방으로 찾아와 월향을 범한다. 월
향은 하야시의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고 아이를 지
우기 위해 탕약을 마시지만 실패한다. 은실은 하야
시가 월향의 임신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월향
과 함께 연화와 옥희를 경성에 사는 사촌 단이의
집으로 보낸다
-중략-
경성에서 만세 시위가 발생하고 일본군은 민중들
을 눈에 보이는 대로 총검으로 학살한다. 정호는
옥희를 찾아갔다가 월향이 곧 아기를 낳을 것 같다
는 소식에 밖에 나가 급히 조산사를 데려오고, 월
향은 무사히 여자아이를 낳는다.
만세 시위에 참여했다가 유치장에 갇혀있던 단이
는 후견인 치안판사 덕분에 풀려난다. 옥희와 정호
의 우정을 알게 된 단이는 옥희가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고 인사도 없이 정호와 헤어진다.
-중략-
옥희는 경성에 혼자 남아 예술 학교에서 교사 일
을 시작하고, 정호가 영구의 열일곱 살 딸과 결혼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한편 성수는 일본에 자금
과 물자를 지원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데, 3월
1일 만세운동 당시 태극기를 찍어내는 데 사용했
던 목판을 자신의 애국 활동의 증거로 제시하며 무
죄로 풀려난다. 명보는 우파 세력이 권력을 잡은
가운데 정치범으로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된다.
국회의원이 된 정호도 과거 공산주의자였던 것을
이유로 체포된다. 옥희는 자동차 사업이 성공해 부
자가 된 한철을찾아가 정부와의 연출을 이용해 정
호가 풀려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고 부탁한다
옥희는 정호에게 면회를 가고 20년 만에 재회한
두 친구는 애듯한 대화를 나눈다
정호는 오래전 야마다로부터 담뱃갑과 함께 받았
던 문서로 인해 반애국 활동 혐의까지 더해져 사형
이 선고된다. 옥희는 길에서 밧줄에 묶여 끌려가
는 정호를 마주치고, 정호는 옥희에게 마지막으로
미소를 보낸다.
-중략-
정호가 사형당한 이후 옥희는 제주로 내려간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해녀가갓난아기 철수를
두고 도망친다. 옥희는 바다의 품에서 철수를 키우
며 더 이상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