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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의전실수(실패) 사례 ‘13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학계, 언론계, 경제계 등 각 분야를 이끌면서 나름대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나 유명 연예인 등이 활동에 나설 때는 늘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의도하든, 의돈하지 않든 간에 공적인 공간에서 우리나라의 상징인 태극기에 관련되거나 국민의례, 좌석배치, 퍼포먼스 등과 같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 잘못된 의전 실수사례가 가끔씩 발생하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때 국가의전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큰 아쉬움을 갖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그 지위나 명성에 걸맞는 말과 행동을 보여야 함은 두 말 할 것이 없다. 이런 의전상 실수로 인해 그동안 쌓은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공인의 자질까지 의심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하는 사례도 있다. 오늘날에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 갈수록 더 높은 수준의 ‘투철한 공인의식’을 요구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실수가 연이어 발생하는 데는 학교 교육은 물론이며 사회 교육에서도 눈 감고 있으며, 또 본인의 책임이 크긴 하지만 그 보좌진의 무관심과 무지에서도 기인하는 바도 크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신경 써지 않으면 이런 비슷한 실수가 재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비해 의전이 많이 간소화되고 있는 추세라 할 수 있다. 의전이 그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실용성에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업무 실패자는 용서가 되어도 의전에 실패한 사람은 용서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유효하다.
아무튼 과거 국가의전을 담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의전상의 실수가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취지에서 '지금부터 약 10년간, 공식 행사나 언론에 공개된 것' 가운데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13가지 사례를 뽑아 보았다. 앞으로 반면교사로 삼길 기대하면서...(게시 순서는 발생 연도순)
1.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당일 ‘부적절한 골프’ 파문
♠ 골프를 치는 모습(이 글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사진자료입니다)
2006년 3월 1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부산의 한 골프장에서 부산지역의 몇몇 기업인들과 ‘내기 골프’를 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데 이 국무총리가 골프를 친 날짜가 공교롭게도 3.1절인데다, 또 함께 친 일행도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골프를 칠 수 있지만 문제가 된 것은 하필이면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순국하신 분들을 기리는 3.1절 당일에, 또 함께 골프를 친 기업인 가운데는 청와대 모 비서관에게 거액의 자금을 모아 전달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던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는데 있었다.
한 나라의 국무총리로서 골프를 즐기기에는 부적절한 날에, 또 부적절했던 기업인들과 어울렸던 이 골프 사건 여파로 결국 이 국무총리는 사임하고, 또 정부는 공직자들이 직무 관련자와는 골프를 칠 수 없도록 조치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공직자는 골프 등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릴 때는 그 날짜, 상대방, 방법(절차) 등을 고려해 평소에 공직자로서의 품위가 손상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다.
2. 베이징(北京) 올림픽 때 이명박 대통령의 ‘거꾸로 된 태극기 흔들기’
2008년 8월 9일 오후 4시45분, 중국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일환으로 베이징 국가올림픽체육센터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B조 예선 첫 경기 한국 대 러시아전을 관람하던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한국팀이 29 대 29, 극적인 무승부를 일궈내자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대통령이 들고 있는 태극기였다. 빨간색이 아래쪽으로 파란색이 위로 가 있으며, 4괘 역시 뒤집어진 ‘잘못된 태극기’였다는 사실. 그 옆의 대통령부인 김윤옥 여사나 유인촌 문체부장관이 흔드는 태극기는 정상적이었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이 흔드는 태극기는 잘못된 것이어서 국민들의 눈길을 끌 수 밖에 없었는데, 결국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는 대통령 본인의 실수라기보다는 태극기를 준비한 보좌진에게 잘못이 크다고 보지만 어쨌든 그 결과는 대통령 본인에게 돌아갔다.
앞으로 행사(회의)를 담당하는 실무진은 행사에 소요되는 국기를 구입하고 또 사용할 때는 올바른 규격품(제작방법, 색상, 크기)인지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3. 故 김대중 前대통령 안장식 때 ‘묻었다가 다시 꺼낸 태극기’
2009년 8월 23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국장(國葬)으로 치른 김대중 前대통령의 안장식에서 고인의 관을 덮었던 태극기를 관과 함께 묻었다가 다시 꺼낸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
이날 안장식에서 운구병들은 하관식 직전에 관을 덮었던 가로 5m, 세로 3m 크기의 태극기를 삼각형 모양으로 접어 유족에게 전달했으나 이를 전달받은 미망인 이희호 여사는 "(태극기도) 고인의 유품이니 집에 가져가는 것보다 지니고 가시면 좋겠다"라고 하자 이 태극기를 다시 관 위에 올려놓고 허토의식을 진행한 것. 그러나 안장을 마친 후 뒤늦게 태극기를 매장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기법’ 위반이란 사실이 확인돼 관을 덮은 목판을 걷어내고 태극기를 꺼내 유족에게 다시 전달한 것이다.
현행 ‘대한민국 국기법’ 제10조에는 "국기를 영구(靈柩)에 덮을 때에는 국기가 땅에 닿지 않도록 하고 영구와 함께 매장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나라가 주관한 국장(國葬)에서 일어난 이런 큰 실수는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공직자는 어떤 행사를 담당할 경우 이에 관련되는 법령이나 지침, 절차 등을 제대로 숙지하여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하겠다.
※ 허토의식 : 장사를 지낼 때에 유가족이 봉분하기에 앞서 흙 한 줌을 관 위에 뿌림. 또는 그런 일.
4. 대통령부인 김윤옥 여사의 현충일 추념식 ‘왼손 경례’
2010년 6월 6일 오전, 제55주년 현충일 추념식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현충탑을 참배한 후 현충문으로 되돌아오는 도중에 국기에 대한 경의표시를 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인사들은 오른손을 펴서 왼편 가슴에 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만은 홀로 왼손을 들어 오른편 가슴위에 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대한민국국기법’ 제6조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때에는 선 채로 국기를 향하여 오른손을 펴서 왼편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하거나 거수경례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또 일반 상식에 가까울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영부인께서 이러한 규정을 그만 어기고 말았다.
어느 누구든지 어떤 행사에 참석할 경우에는 미리 그 행사의 성격에 맞는 옷차림을 하고,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5. 한명숙 前국무총리의 ‘태극기를 밟고’
2011년 5월 23일 16시경, 故 노무현 前대통령의 서거 2주기 추도식이 열리던 서울 시청앞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한 ‘시민 분향소’의 작은 추모 비석 앞에서 한명숙 前국무총리가 흰 국화송이를 들고 서 있다. 노 前대통령을 기리는 비석을 하필이면 우리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 위에 세워놓아 헌화하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밟도록 유도(?)한 주최측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더구나 이 추도식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 前국무총리는 한때 국가를 경영하는데 참여하셨던 분이 아닌가.
‘대한민국 국기법’에 따르면 국기는 국내외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이므로 행사를 거행할 때 게양 또는 활용할 경우 그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6. 전북도교육청 장학사의 ‘국민의례를 꼴사납다며 생략’ 파문
♠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있는 KBS-1TV 한 장면
2013년 11월 28일 오후, 전북도교육청이 김승환 교육감과 도내 혁신학교 교장·교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 헬레네 랑에 지역의 한 수석교사를 초청해 ‘독일 혁신학교 특강'을 열면서 이 행사 진행을 맡은 박 모 장학사가 '꼴사납다'며 국민의례를 생략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그날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장학사는 당시 "외국인을 모셔놓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이 꼴사납게 비칠 수 있어 생략 하겠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도 교육감은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장학사는 대기발령 되었다가 후에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국민의례 규정’(대통령훈령 제272호)에 따르면 행사 때 국민의례는 그 행사의 규모, 성격에 따라 정식 또는 약식 절차로 선택해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사회자가 “국민의례는 시간관계상 ‘국기에 대한 경례’만 하고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은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라는 표현 정도로만 했더라면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겠지만 “꼴사나워 국민의례를 생략하기로 한다”고 한 것은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도를 넘은 언행이라 할 것이다.
7. 기성용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의 ‘왼손 경례’
2014년 5월 28일 오후 8시경,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한민국과 튀니지 간 축구 경기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도중에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기성용 선수는 왼손을 들어 오른편 가슴에 대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 마지막 평가전인 그 경기는 TV를 통해 생중계를 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관심이 큰 경기였는데, 기성용 선수가 그러한 실수를 함으로써 구설수에 크게 올랐다.
요즘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들의 관심대상이라는 사실을 늘 잊지 말고 ‘공인의식’을 갖고 때와 장소에 알맞게 처신을 해야 할 것이다.
8. ‘부실 의전’으로 빛바랜 통합청주시 출범식
2014년 7월 1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충북도지사, 지역출신 국회의원, 청주시장 등 1,500여명의 충북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주시 소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통합청주시 출범식이 열렸다.
그런데 지방교육의 수장인 김병우 도 교육감이 이시종 도지사와 함께 박 대통령을 영접한 후 식장에 입장했으나 정작 주요인사석에 자신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빈자리를 찾아 헤매다가 행사장 앞쪽 맨 귀퉁이에 가서 앉았다. 또 지방행정의 한 축으로 관행상 시장 옆에 앉던 통합 청주시의회 김병국 초대 의장도 역시 행사장 뒤쪽에 앉아 출범식을 지켜봐야 했다.
이 같은 ‘부실의전’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도교육청과 시 의회에서도 “취임 첫날부터 홀대를 당했다”며 충북도와 청주시에 항의하자 “의전이 잘못되었으며, 앞으로 바로 잡겠다”고 사과하는 등의 촌극을 빚었다.
지방행사를 거행할 때는 그 행사의 성격과 참석자들의 지위, 역할 등과 함께 해당 지역의 오랜 의전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좌석배치를 해야 한다. 특히 지방행정의 한 축을 형성하는 의회와 교육청의 수장과는 늘 의전예우문제가 걸려 있으므로 이 문제로 인해 기관 간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9.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청와대 예방 시 ‘잘못된 좌석배치’
2014년 7월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무성 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청와대를 예방,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좌석배치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좌석을 배치할 때는 참석자들의 지위, 역할, 관련성 등을 감안해 정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날 오찬에 참석한 지도부 중 서열이 가장 높은 김무성 대표가 당연히 박 대통령의 맞은편에 앉아야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은 것이다.
이번 일은 청와대 정무측의 안내 실수인지, 아니면 본인이 자초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서 의식, 회의, 연회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할 때 의전서열에 따른 좌석배치는 매우 민감한 일에 해당하므로 그 행사의 성격과 참석자들 간의 지위(직급), 역할,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합리적으로 배치해야 할 것이다.
10. 퍼포먼스 실수로 망신당한‘2015 세계 물포럼’개막식
2015년 4월 12일 오후, 대구 EXCO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대표단과 물 산업 분야 전문가, 대구경북지역 인사 등 3천 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Water for Our Future”란 슬로건아래 열린 ‘2015 세계 물포럼’의 개막식에서 ‘자격루 퍼포먼스’를 진행하다 어이없는 실수가 발생하여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그 경위를 보면 세종 때 과학자인 장영실이 고안해 만든 ‘자격루’에서 착안, 2m 높이의 자격루를 형상화한 구조물 위에 물항아리를 얹어놓고 내빈들이 연결된 줄을 잡아 당기면 항아리의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개막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도록 계획했던 것인데, 줄을 당기는 순간 자격루 구조물이 바닥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물론 물포럼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지만 포럼 첫날 개막식에서 이 같은 실수로 인해 모든 참석자들은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큰 행사에 있어서는 그 행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하여 퍼포먼스를 포함시킬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그 퍼포먼스의 의미와 내용, 방식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안전한 가운데 의미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되, 반드시 사전 예행연습(리허설)을 몇 차례 실시하여 본 행사에서 이 같은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1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국기에 대한 폰례’
2015년 8월 11일,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열렸는데, 이때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도중에 김무성 대표가 전화를 받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개인적인 일이 아닌 공적인 의원총회, 그것도 집권여당의 의원총회를 시작하며 엄숙하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도중에 걸려온 전화는 잠시 미루어 두어도 되지 않았을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2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니 말이다.
이와 달리 국민의례를 하기 이전부터 김 대표가 통화중이었다면 사회자는 이 회의의 좌장격인 김 대표의 통화가 끝나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회의를 진행하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2. YS 국가장 영결식에서 ‘추위에 떤 어린이합창단’ 논란
제14대 故 김영삼 前대통령의 국가장(國家葬) 영결식이 2015년 11월 26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유가족과 전현직 주요인사, 주한 외교사절, 각계대표 등 7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 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다.
그런데 법률 개정 이후 처음 국가장으로 진행된 영결식은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 경기도 구리 어린이합창단(초등학생)이 얇은 단복만 입은 채 1시간 30분을 야외에서 떨며 대기한 모습이 비쳐졌다. 인솔자와 학부모들이 담요와 잠바를 요청하였으나 행사담당자가 “카메라에 비치면 보기 안 좋다”며 거절했다는 후문이 돌자 네티즌들이 “아이들한테 무슨 짓이냐”며 성토가 쏟아졌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추운 날씨 대비가 부족해 따뜻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사과 한다”고 했으나 서울변협 소속 인권위원장은 아동의 인권침해 여부를 가려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국가장 영결식은 장례기간 중에 2천명이 넘는 대규모 장례위원회의 구성과 초청장 발송 및 안내, 영결식과 안장식의 진행절차 및 참여자 결정, 영결식장 시설 등 그야말로 밤낮없이 긴박감 속에 준비해야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국가에서 주관하는 행사이니만큼 ‘국가장’다운 의식으로 거행되어야 함에도 뒷말을 남긴 것은 잘못이며, 고인과 유가족에게도 큰 실례가 된다.
평일에 수업을 해야 하는 어린이합창단보다는 국가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떤 노래든 평소 준비가 잘 되어있을 ‘국립합창단’을 참여시켰으면 그 이름과 격(格)에도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13. 3.1절 기념식장에 정의화 국회의장의 ‘빨강 넥타이’
♠ 제9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부요인, 애국지사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2016년 3월 1일 오전, 서울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9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주요 지도자, 애국지사, 시민대표, 청소년 등 약 3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그런데 주요 인사석의 제일 앞자리에 자리 잡은 정의화 국회의장의 빨강 넥타이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3.1절은 어떤 날인가? 우리나라 5대 국경일 가운데 3.1절은 우리나라의 자주독립에 헌신하다 순국하거나 온갖 고초를 당한 선열들을 추모하는 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정부는 3.1절을 ‘경축’하지 않고 ‘기념’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념적 성격인 3.1절과 축하 성격의 빨강 넥타이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원래 색상은 저마다 고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행사 때 갖춰 입는 복장(넥타이 등 포함)은 잔칫집 등 경사에는 밝은 색상을, 반대로 장례식이나 빈소 조문 등의 흉사에는 어두운 검정 계통의 색상으로 하며, 또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념행사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너무 튀지 않을 정도면 무난하다.
누구든지 행사에 참석할 때는 그 행사의 성격과 장소, 날씨 등을 감안해서 그 상황에 맞도록 옷차림이나 화장, 액세서리(장신구)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
- 2016. 3. 10, 현대의전연구소 소장 정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