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회장, 임종윤·임종훈 형제측 가세했으나 송영숙 회장 모녀와 연합하며 ‘캐스팅 보트’ 송영숙 회장 모녀, 3월 주총 패배 후 3개월여만에 또다시 임종윤·임종훈 형제 ‘흔들기’ 나서
[제작=필드뉴스]
[필드뉴스 = 김대성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이사와 ‘헤어질 결심’을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캐스팅 보트’를 쥐며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는 셈이어서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올해 초 송영숙 회장 모녀가 OCI그룹과의 통합을 전격적으로 발표했고 임종윤·임종훈 형제와 정면 충돌하면서 촉발됐다.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회장 모녀가 추진했던 OCI그룹과 통합이 무산되면서 현재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3월의 정기총회에서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송영숙 회장 모녀를 물리칠 수 있었던 데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제작=필드뉴스]
송영숙 회장 모녀의 임종윤·임종훈 형제와의 ‘헤어질 결심’은 지난 7월 3일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신동국 회장에게 넘기면서 제2라운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 회장 모녀는 주주총회에서 패한 후 3개월여 만에 신동국 회장과 손잡고 반격에 나섰고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의 ‘3자연합’이 결성되는 계기가 됐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난 7월 9일 회동을 가진후 다음날인 10일 임종윤 이사 측을 통해 "한미약품 그룹의 가족 간 불협화음이 극적으로 봉합됐다"며 "창업주 임성기 전 회장은 물론 배우자 및 자녀 일가로부터 두루 신뢰받는 있는 창업주의 오랜 친구인 신 회장을 중심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됐던 가족간 분쟁이 종식됐다"고 전한바 있다.
그러나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 모녀의 보유주식 일부를 매입키로 하면서 한미약품그룹 가족간 경영권 분쟁 양상이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숙 회장은 올해 초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주주총회가 열리기 직전인 3월 27일 한미사이언스의 임주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임 부회장이 적통 후계자라고 지목한 바 있다.
송 회장은 3월의 정기총회에서 패한 후 신동국 회장에서 지분 일부를 넘긴 후인 7월 8일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신동국 회장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송 회장이 임주현 부회장 대신에 신동국 회장을 택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몰아주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신동국 회장은 지난 3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반대하며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에 맞섰으나 이번엔 송 회장·임 부회장과 손잡고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경영 체제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송영숙 회장 모녀와 신동국 회장의 3자연합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임종윤·임종훈 형제를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3자연합은 임종윤·임종훈 형제 중심의 한미사이언스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 소십을 요구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는 3자연합 측의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 소집이 일방적이고 신동국 회장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직격탄을 날린바 있다. 임 대표는 또 3자 연합이 투자유치 방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임종윤·임종훈 형제에 대한 흔들기 시도는 한미사이언스뿐 아니라 한미약품으로 번지고 있다.
한미약품의 박재현 대표이사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별도로 독자경영 나서겠다"고 공표하면서 한미사이언스와 계열사인 한미약품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박 대표는 송영숙 회장 모녀 측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맞서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면서 박재현 대표의 해임을 제안해 놓고 있다.
송영숙 회장 모녀의 임종윤·임종훈 형제와의 헤어질 결심이 한미사이언스뿐 아니라 한미약품으로까지 분쟁이 확산되면서 한미약품그룹의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작=필드뉴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11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19 서울시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분포는 송영숙 회장이 보유 지분 일부를 신동국 회장에게 넘기면서 신 회장의 지분이 14.97%로 껑충 뛰면서 단일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지난달 3일을 기준으로 신 회장이 보유한 주식 수가 1023만9739주(지분 14.97%)에 달하고 한양정밀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매각한 주식 270만2702주(지분 3.95%)를 사들여 한미사이언스의 주주로 등장하게 됐다.
송영숙 회장은 보유 주식 수가 기존 878만9671주(12.85%)에서 389만9720주(5.70%)로 크게 줄었고 임주현 부회장은 주식 50만주를 한양정밀에 팔았지만 송 회장으로부터 주식 94만5764주를 받아 기존 510만1306주(7.46%)에서 554만7070주(8.11%)로 다소 증가했다.
3자연합 측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약 32.73%로 한미사이언스의 정관을 개정할 수 있는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끌어내기에는 부족한 지분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사이언수 주식 852만2381주(12.46%)를 갖고 있고 임종훈 대표는 주식 642만808주(9.39%)를 보유하고 있어 임종윤·임종훈 형제측의 지분은 21.85%에 이르고 있다.
지난 3월 신동국 회장은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에 가세해 OCI와의 통합 시도를 좌절시켰으나 이번엔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우군’에서 ‘적군’으로 돌변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을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유사하게 진행되면서 경영권 분쟁 시 주가 급등락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