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呀嗟峴 아차현
古之堂峴也 卽行刑之所也. 在南門外 古名卜洪繼寬 自算命以某月 必橫死, 隱於竜床下 則可免 故請于朝 王許之. 適有一鼠過之, 王曰 鼠幾首? 答曰 三鼠. 王怒欲斬之卽 捕鼠剖見則 腹有二鼠. 王驚悔進中 使止刑則 已行刑矣. 王乃悔曰 呀嗟, 名堂峴爲呀嗟峴.
옛날의 당고개로 곧 형벌을 집행하던 장소였다. 남문 밖에 옛날 유명한 점쟁이 홍계관이 1) 자신의 점을 쳐서 2) 아무 달에 반드시 불의의 사고로 죽는다고 나왔는데, 임금의 용상(龍床) 3) 아래에 숨으면 그 재난을 면할 수 있다 하였던 고로 조정에 요청하니 왕이 허락한지라. 마침 쥐 한 마리가 (용상 앞으로 지나가자, 왕이 (용상 밑에 숨어 있는 점쟁이에게 알아 맞혀보라고) 묻기를, “쥐가 몇 마리인가?” 대답하기를, “세 마리입니다.” 왕이 화를 내고 그의 목을 치게 하였는데 쥐를 잡아서 갈라보니 뱃속에 두 마리의 쥐가 더 있었다. 왕이 놀라고 후회하면서 그의 사형 집행을 중지하도록 했지만 이미 사형이 집행되었다. 왕이 이에 후회하여 말하기를 “아차!” 하여서 ‘당고개’ 라는 이름이 ‘아차고개’가 되었다.
一鼠化三鼠
한 마리 쥐가 세 마리 되니
腹中有二子
뱃속에 새끼 둘이 있었다네.
王心難悔悟
왕의 마음 뉘우치기 어렵고
難救繼寬死
계관의 죽음 구하기 어렵네.
王乃發‘呀嗟’
왕이 이에 ‘아차’ 말을 하니
峴名傳百禩
고개 이름 백년을 전해오네. 4)
呀嗟苛事誤
아차의 가혹한 사건의 잘못
千古恨何爾
천고의 한을 어쩐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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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명복홍계관(古名卜洪繼寬): 예전에 명복(名卜)이라는 유명한 점쟁이 홍계관(洪繼寬). 조선 세조(世祖) 때의 점쟁이로 그 전설과 야화(野話)가 많다.
2) 자산(自算): 복산(卜算)과 같이 점친다(fortune-telling)는 말, 자산의 운명을 점친다는 뜻이다.
3) 용상(龍床): 용평상(龍平床)의 준말로 임금이 정무(政務)를 볼 때 앉던 평상(平床)이다.
4) 백사(百禩): 사(禩)는 사(祀)와 같아 해마다 지내는 제사라서 해[歲]와 같은 뜻으로도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