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등박문을 사살
조선인이 생각하기를 한국을 망케 한 자는 이등박문이다. 이 원수를 하고 벼르는 때 이등박문이 노국정부에 가장 유력자인 노국 탁지부대신 코코프제프로 더불어 면회하여 동방정책을 상의하려고 1908년 10월경에 만주로 출발한다는 소문이 신문에 게재되었다.
우리의 지사 안중근은 나라의 원수를 갚으려고 베스도를 품에 품고 만주 일대를 두루 다니며 박문의 소문을 탐지하더니 마침 10월 26일이다. 사람이 가장 복잡한 하루빈 정거장에 당도하여 동청 철도가 오는 시간을 짐작하니 거진 시간이 되었다. 역에 하차하는 이등박문을 쏘아 맞추었다. 중근은 현장에서 일본순경들에게 피착할 제 조금도 얼굴이 변함이 없이 잡히었다가 그 이듬해 2월 14일에 대연 감옥에서 사형을 받았다.
박문이 사살 당한 뒤로 일본인심이 발칵 뒤집어졌다. 동 12월 4일에 일진회장 이용구(李容九)가 조선은 일본과 합병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서를 발표하고 일변 이 뜻을 조선 정부에 건백 또 융희제께 아뢰었다.
조금 전에 송병준이 이등박문을 보고 이 뜻을 말하였더니 이등이 듣지 않고 의견이 합지 못함으로 병준이 동경으로 건너갔더니 박문이 이에 사살됨에 일본의 여론이 격렬하여짐에 병준이 이 기회를 타서 이용구로 더불어 의논하고 합방실현을 운동하더니 대한협회 한성부민회 흥사단 등이 반대하여 격론이 된지라. 통감주가 양파를 불러 주의를 주어 일절 의견을 발표치 못하게 하다.
그러나 민심은 갈수록 격렬하여 어이할 도리가 없었다. 동 12월 22일에 백이의(白耳義) 황제 레오폴드 2세 추도식을 종현 천주교당에 거행되었는데 마침 총리대신 이완용이 추도식에 참석하고 나오는 길에 우리 용사 이재명(李在明)이 미리 기다렸다가 비수로 이완용을 찔러 미수가 되었다.
이재명은 사형을 받았고 미국 샌프란스에서 총소리가 나고 하루빈에도 총소리가 나고 경성 종현에 칼 빛이 번득이어 매국적들의 가슴을 써늘케 하였다. 고문정치가 차관(次官)정치로 변하며 소위 대신들은 통감부 출입이 잦기 시작하여 자기 지위를 굳게 하려고 애걸하는 꼴이야 차마 볼 수 없다.
만 안중근 의사(義士) 김택영(金澤榮)*
1.
海蔘港裏鶻摩空 (해삼항리골마공)
哈爾濱頭霹火紅 (합이빈두벽화홍)
多少六洲豪健客 (다소육주호건객)
一時匙箸落秋風 (일시시저낙추풍)
2.
平安壯士目雙張 (평안장사목쌍장)
快殺邦讎似殺羊 (쾌살방수사살양)
未死得聞消息好 (미사득문소식호)
狂歌亂舞菊花傍 (광가난무국화방)
3.
從古何甞國不亡 (종고하상국불망)
纖兒一例壞金湯 (섬아일례양금탕)
但令得此撑天手 (단령득차탱천수)
却是亡時國有光 (각시망시국유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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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daum.net/9knhoi/897
위의 사이트에선 1. 2가 바뀌어 있다.
1.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송골매가 솟구치고 하얼빈역에서 벽력이 불을 뿜었네
얼마나 많은 천하의 영웅호걸들이 추풍에 놀라 일시에 수저를 떨어뜨렸나
2. 평안도 장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양 죽이듯 나라 원수 통쾌하게 죽였네
내 죽기 전에 좋은 소식 듣게 되니 국화 옆에서 미친 듯 노래하고 춤추네
3. 예로부터 망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으랴 소인배들은 언제나 금성탕지를 무너뜨렸지
다만 하늘을 떠받칠 이런 인물을 얻어서 외려 망해갈 때 나라의 빛을 발하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