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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羅著聞處容歌
신라에 처용가 널리 알려졌으니 1)
自此峨洋妙曲多
아양 같은 묘한 음악 많아졌네. 2)
臺上尙存于勒史
탄금대 우륵 역사 나아 있는데 3)
海東不見息年波
조선에 안식파는 나타나지 않네. 4)
人心忽變朝而暮
인심 돌연 아침저녁으로 변해도
天意誰能減或加
하늘의 뜻 누가 덜하고 더할까?
六責之君三省子
자책의 임금 삼성증자 있었거늘 5)
吾當欽佩不思何
하늘 받들 생각 어이 아니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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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문처용가(著聞處容歌): 저문은 원근각지에 널리 소문이 나거나 알려짐이란 말이고, 처용가는 신라 헌강왕(憲康王) 때 처용이 역신(疫神)을 물리치기 위해 지었던 신라 향가(鄕歌)다.
2) 아양묘곡(峨洋妙曲): 산과 같이 우람하고 바다처럼 광활한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말로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뛰어난 칠현금의 거문고를 잘 탔던 백아(伯牙)의 연주곡을 멀리서 듣고도 종자기(鍾子期)가 그렇게 감상의 표현을 했다는 데서 나온 표현이다.
3) 대상(臺上), 우륵(于勒): 대상은 돈대 위에라는 말인데 여기서는 우륵이 가야금을 탔다고 전해오는 충주의 탄금대(彈琴臺)를 지칭하는 것 같고, 우륵은 가야의 가야금을 만들고 악곡을 지었던 음악인이다.
4) 식년파(息年波): 신라 문무왕 때 해룡(海龍)이 전해주었다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萬波息笛)을 말하는 것 같다. 이 피리를 불면 전쟁과 질병을 이겼다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소개되었다.
5) 육책지군삼성자(六責之君三省子): 육책지군은 하(夏)를 멸하고 상(商)을 세우고 나서 7년 가뭄으로 인해 상림(桑林)에서 기도할 때 6가지 잘못을 말하매 단비가 내렸다는 성탕(成湯)을 말하고, 삼성자는 논어(論語 學而)에 ‘나는 하루 세 번 나 자신을 반성한다(吾日三省吾身)’ 말한 증자(曾子)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