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의과 본2 문정O
2017년 8월 9일
살림의원 실습 결과 보고서
살림의원 추혜인 원장님을 뵙게 된 건 LGBT의 건강권에 대한 강의를 통해서였습니다. 환자 한 분 한 분을 존중하고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건강한 삶을 위해 고민하는 선생님과 살림의원의 노력에 감명을 받았고, 소수자 인권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과 주민자치조직이자 일차의료기관인 의료협동조합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실습을 신청하여 감사하게도 8월 9일 일일실습을 나갈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오전 진료를 참관하는 동안,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 소아 환자에서부터 건강 검진과 예방 접종을 위해 내원한 환자, 성전환 호르몬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환자까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환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주 전 서울삼성병원에서 서브 인턴을 수료했던 터라, 대학병원 특정 과를 찾는 환자 분들보다 훨씬 폭넓은 증상을 호소하며 다양한 요구와 기대를 가진 환자 분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환자가 아플 때 스스로 진단을 내려서 특정 과를 찾아갈 필요 없이,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편하게 내원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역할을 잘 수행해나가는 것이라 말씀해주셨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보기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살림의원에 대한 큰 신뢰를 가지고 찾아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트랜스젠더 환자와의 라포가 잘 형성되어있는 것 같았고, 적절한 의료행위로써 그들 개인개인의 삶에 미칠 수 영향을 생각하니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운동센터 다짐에서 조합원 분들과 함께 체계적인 운동 수업을 들은 후 느낀 점은 살림의원에 찾아오신 환자분들께 의료적인 접근과 함께 치료/예방적 목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연계해드린다면 더욱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의료를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주치의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질환 예방과 건강증진에 대한 단순 조언을 넘어 직접적인 연계와 소개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습을 통해 제가 개인적으로 어떤 가치를 실현하는 의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나라에 필요한 의료체계가 무엇이며 제가 어떤 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학기 중에 바쁘게 공부를 하다 보면 당장 앞의 것만 생각하게 되고 제 미래나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서는 무뎌질 때가 많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의료인으로서 가고 싶은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에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첫댓글 문정○ 님~ 반갑습니다!! 의료인으로서 가고싶은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살림도 기쁘네요! 이번에 맺은 인연이 소중하게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
문선생님, 레지던트 중에도 또 실습 오시길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