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上編(주역 상편).
3.水雷屯(수뢰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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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初九 磐桓 利居貞 利建侯
초구 반선 이거정 이건후
[풀이]
[초9]는 절음발이 걷듯이 머뭇머뭇 거리지만,
(그 뜻이 정도로 행하고자 하니 비록 다리에
병이 들었더라도)
거처를 옮기거나 정하는 일이 이롭고,
제후를 세우는 일도 이롭다.
[해설]
屯卦(준괘)의 주효로서 난세의 어려움을 만나
민초들 속에서 어렵게 처신하는 존귀한 신분의 처세다.
[초9]는 정위이며 4와 짝이다.
충성스런 짝 4를 두고 가까운 유순한 중정한 2에게
마음이 끌려 머뭇머뭇 거리며 반선(磐桓)을 한다.
앉은 자리와 갈 곳을 두고 고민하지 말고
처신을 똑바로 해야 이로울 것이다[利居貞,이거정].
그러니 매사를 처리함에 있어 충직한 제후를 시켜
일을 맡겨야 이롭다[利建侯,이건후].
[초9]가 지금은 어려운 형편에 놓여
비록 아래자리에 처했을지라도,
제후를 부리는 존귀한 신분이다.
군주 자리에 아버지를 모셔 놓고,
아들이 실질적으로 국가 대사를 처리하는 상황과 같다.
일례로 아버지의 위패를 모시고
상나라를 정벌한 무왕의 경우와도 같다.
동파는 [초9]를 귀한 존재로 천한 곳에 있기 때문에,
군왕의 덕은 있지만 그 지위는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나가기 어렵지만 곧게 머물면서,
지위가 스스로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자이다.
"지위가 없기 때문에 추종하는 자도 있고
추종하지 않는 자도 있다.
그러기에 제후를 세워 백성과 다투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다.
따르지 않는 백성이 있지만 내가 세운 자를 따르는 것은
마치 나를 따르는 것과 같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기에 공자는 이렇게 주석하였다.
"비록 머뭇거리는 것과 같이 보일지라도 올바른 정도로
처신할 것이며[象曰 雖磐桓 志行正也,상왈 수반환 지행정야],
귀한 몸으로 아래의 비천한 자들에게까지도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여 백성들에게 민심을 크게 얻어야
할 것이다[以貴下賤 大得民也,이귀하천 대득민야]."
이는 屯卦(준괘)가 比卦(비괘)로 가는 경우다.
한편 정자는 2, 3들의 민심을 얻어내는 것을
"居屯濟屯(거준제준)의 道(도)가 있다" 하고,
왕필 또한 屯卦(준괘)의 첫 자리에서 거동하면
어려움을 맞이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이런 때는 이로움이 어디에 있겠는가?
오로지 곧게 처신하고 충직한 제후를
내세우는 일 뿐이다.
무릇 조용히 처신하면서 어지러움을 쉬게하고,
제후들로 하여금 조용함을 지키게 해야 한다.
또 백성을 편안하게 함은 바른 처신에 달려있고,
그 바른 처신은 또 겸손에 있으니,
屯難(준난)의 세상에는 陰(음)이 陽(양)을 구하고,
약자가 강자를 찾는데 있으니,
백성이 그 주인을 생각하는 때이다."
지욱은 한 생각이 일어나도 문득 따라가지 않음이
'반선(磐桓)'이고,
안자는 不遷怒(불천노)와 不貳過(불이과)를
不遠之復(불원지복)이라 하였다.
또 修證(수증)을 잘하는 자가 定慧(정혜)를 주장하니
頓悟法問(돈오법문)과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러기에 '以貴下賤(이귀하천)'은
生死(생사)의 문제를 따르지 않고
法性(법성)에 따라 正行(정행)하는지라,
비록 法性(법성)의 貴(귀)를 頓悟(돈오)했으나
事功(사공)의 賤(천)을 폐하지 않으니,
中道(중도)의 妙觀(묘관)으로 因緣事境(인연사경)을
살피는 자가 백성을 얻은 격으로 보았다.
[초9]는 屯卦(준괘)가 比卦(비괘)로 간다.
여기 '磐桓(반선)'을 『예기』와 『사기』에서는
'한 발은 세우고 한 발로 다니는 절름발이'로 보고,
또 陶潛(도잠)의 「귀거래사」에서도
'빙빙 돌며 머뭇거리는 것'으로 본다.
다산은 '반환'으로 읽지 말고 '반선'으로 읽을 것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