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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옥박물관 입구
세상의 끝 박물관에서 나와 지도를 보며 10분 쯤 걸어가니 해군기지가 있고 그 뒤편으로 돌아가니 우수아이아 감옥박물관(Museo del Presidio de Ushuaia)이 나온다.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려고 하니 너무 비싸 포기한다. 이곳은 1900년대 초반, 당시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아르헨티나는 본토와 동떨어진 우수아이아를 칠레로 부터 지키고, 티에라 델 푸에고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영국이 호주 태스매니어 개발에 범죄자들의 노동력을 이용한 것을 본보기삼아, 도시 건설 초기부터 감옥을 세우고 아르헨티나 본토의 강력 범죄자들을 이주시켜 죄수들을 공사에 동원하여 도로, 항구 등의 시설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해 감옥 운영이 중단된 1947년에 이르기까지 우수아이아는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위험한 범죄자의 도시였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백인 이주민들이 가져온 전염병 탓에 하나 둘 쓰러져갔고, 평범한 이주민들은 범죄자들로 인해 큰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그 당시의 감옥과 선박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데 특히 각 감방을 그대로 되살려 복원한 동시에 유명했던 강력 죄수와 그들의 범죄 스토리를 알려주고 있다고 한다.
▶ 테마 갤러리 외관
▶ 테마 갤러리를 장식하고 있는 간수 인형
▶ 테마 갤러리를 장식하고 있는 탈옥하는 죄수 인형
▶ 테마 갤러리를 복도를 장식하고 있는 각종 조형물
호텔로 돌아오는 길 감옥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창문마다 범죄자들과 교도관들이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는 3층짜리 테마 갤러리가 보여 들어가 본다. 건물은 기념품점 및 음식점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복도와 계단에는 감옥 죄수들의 형상을 꾸며 놓아 재미를 더 하고 있다.
▶ 노란색 탑이 있는 교회가 자비의 성모마리아 교회
▶ 우수아이아 시내 벽면에 그려진 원주민의 모습
산 마르틴 거리를 따라 가다보니살레지오 수도회가 운영하는 노란색 탑의 자비의 성모마리아 교회와 돈 보스코(Don Bosco) 학교가 보인다. 이 교회에는 우수아이아의 슬픈 역사가 숨어 있다. 우수아이아는 1884년 아르헨티나의 해군 제독인 아우구스토 라세레(Augusto Lasserre)가 세웠다고 한다. 특히 19세기 후반 티에라 델 푸에고에서 금광이 발견돼 골드 러쉬가 일면서 우수아이아는 중심도시가 된다. 또 임자 없는 이 땅에 백인들이 대규모 목장과 농장을 하기 위해 밀려들었다. 그러나 이 땅은 임자 없는 땅이 아니었다. 이미 1만 년 전부터 티에라 델 푸에고에는 셀크남(Selknam) 족과 야간(Yaghan) 족 등 4개 부족이 살고 있었다. 19세기 후반 백인들이 몰려 왔을 때 이미 이 땅에 살고 있던 토착민들이 1만여 명에 달했다. 백인들은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토착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을 자행한다. 특히 지금 우수아이아가 있는 티에라 델 푸에고 동쪽 지역에는 셀크남 족이 모여 살고 있었다. 셀크남 족에 대한 학살은 아르헨티나 역사에서 셀크남 인종 학살로 기록될 만큼 끔찍했다. 셀크남 족 살해에 포상금까지 걸고 대대적인 인종 학살을 자행했고 그 결과 4천여 명이던 셀크남 족은 1930년경에 불과 100여명만이 살아남았다. 보다 못한 부에노스 아이레스 중앙정부는 살레지오 수도회에 셀크남 족의 보호와 교화를 맡기게 된다. 살레지오 수도회가 우수아이아에 정착하게 된 계기다. 불행하게도 셀크남 족은 그 혈통을 지닌 마지막 인물이 1974년 사망해 멸종됐다.
▶ 항구 서쪽 공원에서
산 마르틴 거리를 한참 걸어가는데 바람이 점차 세차진다. 항구 서쪽에 위치한 갈리시아 기념탑과 Cartel Ushuaia 조형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호텔로 돌아온다.
▶ 우수아이아 시내
우수아이아는 남극 대륙과 가깝기 때문에 남극처럼 나무들도 없고 아주 추울 것처럼 생각되나 산에는 나무도 울창하고 따뜻하다. 이곳은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영상을 웃돌고 가장 더운 달의 평균기온이 9도로 냉대보다는 온대에 가까운 곳이라서 나무들도 울창하고 눈은 시도 때도 없이 내리지만 금방 녹으며 길바닥에 쌓이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우수아이아에 도착한 때가 2월 18일로 북반구의 계절로 말하자면 9월 중순이니 가을인 셈이다.
▶ 호텔로 돌아오는 길 우수아이아 이곳저곳
시내를 다니면서 보니 남미 다른 도시에서는 음식점이나 박물관, 관광지 등에서 한국인들을 한두 번은 만났었는데 이곳에선 한 사람도 만나질 못했다. 이곳은 워낙 멀기 때문에 패키지 여행객이 오지 않는 걸까? 아니면 이곳에 오더라도 비글해협 투어나 티에로 델 푸에고 국립공원 만 구경하고 시내에 나오지 않아서 일까? 우수아이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있는 도시일 뿐만 아니라 남극에서 제일 가까운 도시로 전 세계에서 이곳을 오는 사람들은 펭귄이나 물개 등이나 이곳의 국립공원인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을 보러 오기 보다는 남극대륙에서 가장 가까운 대륙의 땅 끝을 가보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 원주민 야탄족의 삶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는 야탄 공원
산 마르틴 거리를 한참 걸어가는데 바람이 점차 세차진다. 항구 서쪽에 위치한 갈리시아 기념탑과 Cartel Ushuaia 조형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호텔로 돌아온다. 호텔로 들어가기 전 호텔 위쪽에 공원이 보여 아내는 호텔로 들여보내고 나 혼자 올라가본다. 철조망이 둘러쳐진 숲이 우거진 곳은 Yatana 공원으로 원주민인 Yatan족들의 삶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고 하나 문이 잠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