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爾反爾(출이반이)
이 고사성어는 ‘내가 상대방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 나 역시 그와 같은 대접을
받게된다’라는 뜻으로 맹자(孟子)의 양혜왕(梁惠王) 하(下)편 12장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3-5세기)에 두 작은 나라 추(鄒)나라와
노(魯)나라가 전쟁을 하게 되었는데 추나라의 왕 목공(穆公)이 이끄는 군대는
노나라에게 참패를 당하였고 병사들은 모두 달아났다.
끝까지 충성하지 않고 달아난 병사들이 괘씸했던 그는 달아난 병사들을 모두 잡아들여
벌을 주고 싶었다. 추목공이 맹자를 찾아가서 왜 그의 군사들이 달아났는지 이유를 묻자
맹자는 공자(孔子)의 제자인 증자(曾子, B.C.506-436)가
‘出乎爾者(출호이자) 反乎爾者(반호이자)’, 즉 ‘너(爾)에게서
나온 것은 반드시 너(爾)에게로 돌아온다’라는 말을 들어 대답하였다.
맹자는 과거 추나라에 흉년이 들었을 때 추목공이 자신은 잘먹고 잘 지내면서도
왕실 곳간의 곡식을 풀지 않아 백성들이 굶어죽고 사방으로 흩어져도
아랑곳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백성의 고통에 무심했던 왕을 위하여 그 어떤 백성이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키겠는가’라며 따끔하게 지적하였던 것이다.
맹자는 추목공에게 ‘어진 정치를 펼치고 백성을 사랑으로 보살피면 그들도 왕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이오’라는 해결책을 제시하였고 추목공은 그후 맹자의 말대로
선정(善政)을 베풀어 나라를 잘 다스렸다고 전해진다.
맹자의 말도 훌륭하지만 맹자에게 조언을 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고친 추목공 역시 훌륭한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이 지적할 때
반감을 갖거나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변명, 또는 억지를 쓰는 것이 보통인데
추목공 처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고사성어는 또한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뜻으로도 사용되는데
因果應報(인과응보, 일의 결과에는 그 원인이 있다),
自業自得(자업자득, 자신이 저지른 일의 결과는 자기에게 돌아온다),
種豆得豆(종두득두, 콩을 심으면 반드시 콩이 나온다) 등의 말도 유사한 뜻을 지닌다.
출이반이는 다른 이에게 진심어린 선행(善行)을 베풀면 언젠가는 좋은 보답이 돌아오고,
악행(惡行)을 저지르면 언젠가는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는 뜻으로도 쓰이며
많은 옛날 이야기와 교육의 소재가 되기도 했고 실제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흔치 않게 일어남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라는 황금률(黃金律)로 알려진 성경 말씀(마태오 7:12)도 있으니
동서양의 성현(聖賢)들은 출이반이의 원리를 중요하게 보고
사람들에게 일찌감치 가르쳤던 것이다.
사람은 아주 이기적인 존재여서 무어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하며
자기 자신에게는 아주 관대하지만 상대방의 작은 실수는 용납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끄집어 내어 험담을 하거나 가혹하게 판단하고 비판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잘 대하지 않거나 서운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면 상대방을 탓하거나
원망하기 전에 내가 그에게 어떻게 대했었는가를 먼저 성찰(省察)해 보고
원인을 찾아내어 기꺼이 잘못을 고치려는 의지를 갖고 노력한다면 잘못 틀어진 관계는
뜻하지 않게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