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십팔칙(十八則)
동산삼근(洞山三斤)동산의 삼 서 근,
본칙(本則)역(譯)
동산 수초 화상에게 어떤 승려가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동산이 말했다. 삼 세근이다. 洞山和尚, 因僧問, 如何是佛. 山云, 麻三斤.
평창(評唱) (譯)
무문이 말했다. 동산 노인은 그저 그런 조개껍데기 선을 얻어서 두 입술을 열자마자 속내를 다 드러내 보였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한번 말해보라. 어디에서 동산을 보는가? 無門曰 洞山老人, 參得些蚌蛤禪, 纔開兩片, 露出肝腸. 然雖如是, 且道. 向甚處見洞山.
송(頌) 역(譯) 게송으로 읊다.
불쑥 내뱉은 삼 세근, 말은 가깝지만, 뜻은 더욱 가깝도다!
와서 옳다 그르다 따지는 자가 바로 시비(是非)에 떨어진 사람이로다.
頌曰 突出麻三斤, 言親意更親. 來說是非者, 便是是非人.
사족(蛇足)
십팔칙(十八則) 동산삼근(洞山三斤)은 동산수초선사(洞山守初禪師)를 말한다. 십오칙(十五則)에서 동산삼돈(洞山三頓)의 주인공이다. 그때는 운문선사(雲門禪師)에게 법을 묻는 수좌였으나 십팔칙(十八則)에서는 조실(祖室)로 후학(後學)들을 지도(指導)하는 선지식(善知) 고승(高僧)이다. 한 회상을 꾸린 조실인 만큼 선승(禪僧)들이 불쑥 찾아와서 묻는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삼 세근이다. 본칙(本則) 선문답(禪問答)은 간단명료(簡單明瞭)하다. 혜개선사 평창에서 무엇이 부처냐고? 묻는 말에 삼 세 근이란 말로 답을 해서 방합선(蚌蛤禪)이라고 평을 했다. 방합(蚌蛤)은 조개다. 조개가 입을 쩍 벌리면 속살 창자까지 다 보인다. 동산선사를 바짝 칭찬 추겨 세운 말이다. 묻는 승(僧)에게 보여줄 것 다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동산이 불쑥 내뱉은 산 세근 말이 근본(根本) 당체(當體) 도(道) 자리에 가장 가깝다는 말이고, 뜻으로 보면 더욱 가깝다는 송평(頌評)이다. 동산수초선사가 사는 곳은, 삼베(麻)가 특산물(特産物)이라고 한다. 그곳에는 삼베 옷 한 벌이 딱 삼베 세근 무게라고 한다. 옷을 손보고 있던 찰나에 부처를 물으니, 본체(本體)자리에서 우주의 근원(根源) 자리로 하나로 돌아가서 여실지견(如實知見)으로 나온 말이 마삼근(麻三斤)이다. 여기에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 그래서 동산마삼근(洞山麻三斤) 공안화두(公案話頭)를 우리나라 청매인오(靑梅印悟) 선사님의 칠언절구(七言絶句) 송평(頌評)이 백미송(白眉頌)이라, 화옹송평(和翁頌評)을 대신하여 게시해 본다.
*청매인오(靑梅印悟)선사 송평(頌評) 역(譯)
삼 세근 마의 무게가 태산은 오히려 가벼워라, 쇠파리가 작은 별 눈금에 접근함도 허락하지 않네, 철마가 물을 건너도 발굽 적지 않나니, 깊으나 얕거나 사사로운 마음 둘 곳은 없어라. 三斤麻重太山輕 不許蒼蠅犯小星 鐵馬渡江蹄不濕 淺深無處納人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