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경선 이후 ‘국민의 힘’이 가야 할 길 - 이상호(소소감 리더십 연구소 소장)-
말도 많고 치열했던 국민의 힘 경선이 끝났다. 어쨌든 국민의 힘 당원 대다수는 이준석 등이 그토록 비판하던 ‘윤핵관’이라 하는 김기현을 대표로 선택하였다. 그 과정에서 윤핵관을 강력하게 몰아세우며 비판한 천하람 후보는 선전하였고, 상대적으로 기대를 모으던 안철수는 날이 갈수록 뒤로 밀려났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부진함을 보고 느끼는 것은 정치는 어정쩡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요하게 김기현의 울산 땅 문제 등으로 부각시키며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던 황교안 후보는 그야말로 스포츠의 비인기 종목이 되었다. 당 대표 선거가 끝나고 황교안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ARS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분, 투표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본인 명의의 투표가 완료되었다는 등 하는 투표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들고나왔다. 어느 선거고 투표가 끝나면 늘 들고나오는 것이지만 이제는 접어두면 어떨까? 어떻든 선거는 김기현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대표로 당선되었다. 여기에는 국민의 힘 당원들의 불안감이 작용하였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것은 보수정치를 표방하는 국민의 힘 지지자들의 바람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야당의 공세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하나로 뭉쳐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표로 작용한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김기현 대표가 할 일이 있다. 당의 통합을 위해 마음을 열고 뛰어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등을 큰 가슴으로 껴안는 것이다. 그리고 윤핵관들을 잠시 거리를 두는 일이다. 링컨이 말한 대로 적을 동지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벚은 적은 친구로 만드는 일이다. 적을 친구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화해를 요청하여야 한다. 그것만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국민의 힘의 단합을 이끌어 내고 총선의 승리로 가는 길이다.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장군이자 역사가였던 투키디데스(Thucydides) 는 다툼이란 이익뿐만 아니라, 두려움과 명예 때문에도 일어난다고 설파한 바 있다(H.R.맥매스터, 배틀 그라운드, 69쪽)고 하였다. 지금까지 대표 경선과 최고위원 경선을 위해 동분서주 한 사람들 모두 이익, 두려움, 명예란 위의 세 가지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선은 당내에서의 정치적 입지의 강화라는 이익 추구 때문이다. 당내 입지가 약화 되면 정치적 활동력은 그만큼 줄고 자기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떠나간다. 이것은 불안으로 다가 온다. 불안은 또 다른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킨다. 따라서 모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정치인들의 당내 위상 강화는 다른 면에서 다양한 불안을 초래한다. 정치는 사자들의 싸움터 같기에 당내 위상이 약화 되면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 다른 정치적 명예와 연결된다. 그 명예는 정치적 명예를 넘어 정치인으로서의 비전과도 연결된다. 그러니 치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의 중심 세력들은 국민의 힘의 단합과 영향력 확대를 통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돕기 위해선 계파적 이익을 넘어서서 보다 큰 대의의 이익에 집중하여야 한다. 만약 계파적 이익에 집중하면 다른 후보들의 그룹을 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국민의 힘이 약화의 길을 걷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대의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다투고 경쟁하였던 후보들과도 이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그들을 우대하고 그들에게도 지분을 주고 그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이익을 독점하려 하면 그들은 위치 불안을 느껴 두려움에 빠질 것이요. 자기들의 명예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가질 것이다. 두려움이 강한 개가 더 강하게 짖어 대듯이 사람도 누구나 두려움이 강하면 투쟁과 비판과 적대감을 만들어 내게 된다. 그리고 투쟁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따라서 향후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의 핵심 인물들은 그들을 두려움의 궁지로 몰지 말고 친구로 만들 수 있어야 국민의 힘은 살아난다. 당원들은 그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 힘 중심 세력들이 이제 모두의 이익과 명예를 존중하려는 마음을 가질 때 국민의 힘은 탄력적인 힘을 얻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새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화해의 손을 벌리고 그들을 친구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링컨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것이 대표 경선 이후 ‘국민의 힘’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그래야 그 동안 치열했던 네거티브 공방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