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역설(2) 이상호(소소감리더십연구소 소장)
데일 카네기가 말하는 리더십의 역설인 “남을 다스리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은 동양의 모든 인간관계론에서도 기본이 된다. 옛날 동양의 모든 가르침은 인간관계론이었다. 그런데 그 가르침의 가장 저변에 있는 원칙은 남을 다스리려면 자기 자신을 먼저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의 중요한 가르침을 적은 책인 『논어』도 따지고 보면 인간관계에 관한 책이었으며 유교 윤리의 기본을 정립한 맹자의 삼강오륜(三綱五倫) 역시 인간관계의 기초에 관한 것이었다. 삼강(三剛)은 인간관계의 세 가지 강령으로 군위신강(君爲臣綱)은 군주는 신하의 강령이며, 부위부강(夫爲婦綱)은 남편은 아내의 강령이며, 부위자강(父爲子綱) 부모는 자식의 강령이라는 뜻이다. 강령이 무엇인가? 삶과 모든 관계의 기본이 되는 큰 줄거리이다. 조직에서는 ‘인간 행동의 기초적인 입장, 방침, 규범 등을 밝히거나, 어떤 운동의 순서나 전략 따위를 요약하여 열거한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본 강령으로 하는 나라이다. 헌법은 바로 그 강령을 체계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강령을 영어로 ‘a general plan, main, general, principles’ 등으로 번역된다. 이는 곧 ‘으뜸 줄거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따라서 삼강은 모든 관계 질서의 근본 줄거리를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오늘날에 와서 이를 교조적으로 해석하면 지나치게 수직적인 강령이라 할 수 있지만, 의미를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면 그 맛이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근본이 되는 윗사람, 즉 주관하는 자가 바로 하여야 관계와 일이 바로 선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경영의 주관자는 대통령이다, 따라서 확실한 것은 대통령과 참모들의 관계에서 대통령은 참모들의 강령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바로 서야 참모들도 바로 선다. 그래서 바른 대통령을 뽑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대통령에게는 무한 책임이 주어진다. 한 가정에서 가장은 가정의 주관자이다. 따라서 가정이 잘되려면 우선 가장이 바로 서야 한다. 남편이 가장이라면 남편이 바로 서야 아내도 바로 설 수 있다. 옛날은 가부장적인 사회이기에 아내는 남편에게 거의 순종적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다르다. 그래서 오늘날 가정에서는 어쩌면 남편과 아내가 공동 가장일 수 있다. 이 공동 가장들은 서로 간에 강령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부모는 자녀의 강령이기에 자녀들이 잘되게 하려면 부모가 바로 서야 한다. 이는 자녀교육의 기본이다. 오륜은 무엇인가? 첫째는 부자유친(父子有親) 즉 부모와 자식 간에는 친함이 있어야 한다. 친하다는 것은 가장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깝기에 사랑과 이해, 온정과 규칙이 존중되어야 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 이것이 사라지면 친함의 관계가 깨어진다. 오늘날 그런 경우가 너무도 많다. 둘째는 군신유의(君臣有義)이다.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기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리는 도적들이 서로 배신하지 않는 의리를 말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일, 옳은 일에 대하여 서로 지키고 지키도록 하고 옳은 일을 발전시켜 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임금은 신하를 믿어야 하고 신하는 임금을 따르며 의(義)에 어긋날 때 간언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에 비추면 대통령과 참모, 단체장과 참모들 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셋째 부부유별(夫婦有別)은 남편과 아내는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인륜이 있다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는 탄생과 성장, 성격과 생활 방식 등이 전혀 다른 남남이 만나 이루어진 관계이다. 따라서 서로 간에 인륜을 지키기 않으면 관계는 깨어진다. 그 인륜의 기본은 서로 간에 존중과 이해, 협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양보는 필수적이다. 오늘날 이혼이 급증하는 것도 서로 간에 그런 인륜을 지키지 않고 자기의 입장만 강하게 고수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일 수 있다. 넷째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회 속의 인간관계의 기본 질서를 의미한다. 이를 교조적으로 잘못 해석하면 나이 순서에 따른 권위적인 해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나이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직장에서 나이를 넘어 상사와 부하의 관계도 성립된다. 이는 일방적인 순서 매김이 아니다. 존중이며 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장(長)의 위치에 있는 사람의 역할이다. 장은 늘 모범을 보이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유유서는 깨어진다. 다섯째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여기서 붕(朋)은 원래 동문수학한 학문의 벗을 의미한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동기동창을 의미한다. 그러니 시대의 변화에 따라 친구로 여기는 모든 벗으로 확대하는 것이 좋다. 친구 사이는 신의(信義)를 바탕으로 한다. 신의를 깨뜨리면 친구 관계는 깨어진다. 신의는 모든 관계의 기본이기도 하다. 그 어떤 관계든 신의가 개어지면 관계는 개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관계의 제반 법칙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정직하지 않은 자가 타인에게 정직을 구할 수 없으며, 정의롭지 못한 자가 타인에게 정의를 요구할 수 없다. 따라서 타인을 다스리고 타인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자신부터 바로 다스려야 한다. 관계를 맺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자신의 역량에 달려 있다. 자신을 다스리고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일 그것은 바로 셀프리더십이다. 그것은 타인을 지도하기 위한 기초이다. 따라서 남을 다스리려면 자기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