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84
천자문004
동봉
해와달은 찼다가는 이지러지고
별과별은 밤하늘에 수를놓도다
일월영측日月盈昃
진수열장辰宿列張
동요에 '우주송'이란 게 있습니다
<우주송>
우주만물 너무 신기해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
태양계는 8개 행성
각각 행성 특징도 달라 음음
수성 밤낮 기온차 크고
금성 가장 밝게 보여요
행성 순서 나열해 보면
수~금지화목토천해 음음
화성 계절변화
지~구 같~이 나타나고요
목성 크~기 가장 크고
행성 중에 뚱뚱보 행성 음음
토성 많은 고리와 위성
천왕성 축이 누워있어요
행성 순서 나열해 보면
수~금지화목토천해 음음
우주만물 너무 신기해
알면 알수록 더욱 재밌네
우리 은하 너무도 커서
가도가도 끝이 없다네 음음
해왕성~ 표면에 대흑점
명왕성 2006년 행~성 퇴출
행성 순서 나열해 보면
수~금지화목토천해 음음
앞의 '하늘 천天자'로부터
오늘 여기 '베풀 장張자'까지를 묶어
'우주의 장'이라 나는 명명합니다
요즘은 위의 동요처럼
우주에 대한 관심이 커서
노랫말로 만들어 불리고 있는데
동요뿐만이 아닙니다
유명한 가수들도 앞다투어
우주를 소재로 노래를 만듭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하늘과 땅이 어디에 있습니까
우주에 들어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요즘 우주 영화들이
극장가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도
필연적 결과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자칭 영화광이라고는 하지만
극장에서 개봉영화를 보는 예는
2~3년에 한 편 꼴입니다
전에는 비디오를 통해 보았고
DVD를 빌려 보다가
요즘은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봅니다
몇년 동안 본 우주 영화를 살펴보면
아바타 2009(상영 년도)
그래비티 2013
인터스텔라 2014는 CGV에서
스타트랙 : 더 비기닝 2009
토탈리콜 2012
더 문 2009
제5원소 1997
선샤인 2007
프로메테우스 2012
팬도럼 2009
월-E 애니메이션 2008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콘택트 1997는 인터넷에서
에일리언 1979
아마겟돈 1998
스타워즈 1999
혹성탈출 1968 등은 TV에서 보았지요
0009해 일日
일반적으로는 날 일日 달 월月로
새기고 있습니다
날日자를 놓고 물어오면
열에 여덟아홉이 아니라
열이면 열 다 '날 일'이라 답합니다
누구도 '해 일'이라 하지는 않지요
그러나 이《천자문》에서는
날과 달이라는 시간적 개념보다는
해와 달이라는 천체의 뜻을 살려
'날 일"을 '해 일'로 새김이 좋습니다
해는 태양太陽이라 하듯이
세상에서 가장 밝은 것입니다
태양은 클 태자 볕 양자인데
클 태는 '너무 태'로 새기기도 합니다
정도가 지나쳐서
매우 심하다는 뜻이지요
무엇이 심할까요
볕이 심한 것입니다
가령 태양日이 위아래로 있을 때
그 가운데 계신 노인耂은
맥을 못 추고 더위暑를 호소합니다
해가 지닌 공능은 다양합니다
햇볕과 함께 햇빛을 들 수 있는데
햇볕이 에너지라면
햇빛은 그 에너지로부터 얻는
어둠을 밝히는 기능입니다
에너지와 밝기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습니다
태양이 열이 높은 까닭에
높은 만큼 밝은 것이라고 한다면
용광로의 불꽃이 훨씬 뜨거우니까
용광로 주위는 대낮보다 밝아야겠지요
그러나 대낮보다 밝을 수는 없습니다
관솔불 횃불은 뜨겁고
손전등은 뜨겁지 않지요
그러나 밝기로는
갓 충전한 손전등이 뛰어납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
바로 LED입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LED는
라이트Light 빛
이미팅Emitting 내뿜다
다이오드Diode 전류관電流管의 약자지요
여기서 라이트와 이미팅은
발광發光이라 풀이하면서
다이오드는 원어대로 표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게 다이오드인데
중요하다 보니까
번역하지 않고 원어대로 씀은
마치 다라니나 진언을
번역하지 않고 원어대로 지송함과
그 맥을 같이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다이오드도 중요하지만
이미팅도 라이트도 중요합니다
해 일日자는 날이라는 뜻 외에
낮, 날수, 기한, 낮 길이, 햇볕,
햇살, 햇빛, 시간, 지나간 때,
다가올 때 등 다양합니다
옛글자로는 해 일囸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글자가 있는데
가로로 길다 하여
가로 왈이라고도 새깁니다만
말씀 왈曰자가 있습니다
0010달 월月
해와 달리 달은 이지러집니다
해 일日자는 세로로 약간 긴
직사각이기는 해도
사각의 형태가 반듯하지요
해 일日은 해 일囸이었습니다
바깥 테두리가 반듯하다고 해서
정사각의 입 구口 안에
바를 정正자를 집어넣었습니다
또 왜 바를 정正자를 넣었을까요
해는 결코 어떤 경우라도
올바름 올곧음 반듯함 등에서
벗어나지 않는 신神인 까닭입니다
그리고 한漢의 사상은
바름에 있다고 하는 것을
은연 중 드러내려 하였음입니다
옛사람들은 나중에
해에는 금까마귀金烏가 산다 하여
작게 표시한 게 점丶이었지요
그 점이 한 일一자로 바뀐 것은
그야말로 우연이었습니다
한글이나 숫자, 영어처럼
중국 문자에는 동그라미가 없습니다
심지어 둥글 원圓자의 표기도
사각 안에 소릿값員을 넣었으니까요
그 시작이 바로 해 일囸자입니다
따라서 해 일자의 테두리口는
본디 동그라미입니다
마음 속에서는 동그라미지만
한漢의 사상 중화中華의 문화에서
직선이 아닌 굽음은 있을 수 없었지요
그런데 달은 어떻습니까
실제로 초승달에서
상현上弦을 거쳐 보름달이 되고
그 보름달이 하현下弦을 거쳐
다시 그믐달로 되돌아갑니다
초하루 삭朔자에도
보름 망朢자에도 달은 있습니다
심지어 아침 조朝자에도
달은 함께 하고 있지요
달은 이처럼 한 달을 주기로 하여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합니다
실제로 크고 작아지는 것은
달 그 자체가 지닌 질량이 아니라
햇빛을 가린 지구 그림자임은
이미 익히 알고들 있습니다
달의 본질은 이지러짐입니다
초승달朔이나 보름달琞이 아닙니다
상현과 하현을 합한 반달은
한 달의 대부분을 차지하지요
하여 달 월月자는 반달 모습입니다
달이 해처럼 둥글어지려면
반달의 본모습을 거슬러야 하지요
초하루 삭朔자를 쓰면서
거슬림屰 달月을 표현한 것은
그러기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보름 망朢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왕王은 온전한 자리지요
왕은 팔부나 구부능선이 아닌
최고 정상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온전한 조망朢권을 다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왕王은 보름달朢처럼
밝게 백성들을 살펴야합나다
해는 오직 낮에만 뜨지만
달은 아침朝에도 뜨고
저녁夕에도 뜨며
깊은 밤夜에도 떠오릅니다
아침은 햇살十日十이 찬란하지만
달月도 함께 떠 있다는 뜻에서
조정朝은 신선하고 청렴해야 했습니다
달月을 머리에 인亠 밤夜은
낮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
언제나 함께한다腋고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태양과 같은 분이기에
일할 때日와 쉴 때月가 구분되었으나
어머니는 달과 같은 분이어서
아침朝이고 낮明이고
저녁夕이고 밤중夜이고
아들딸의 곁을 떠나지 않는
그러한 분으로서 인식했을 것입니다
0011찰 영盈
0012기울 측昃
해는 차거나 기울지 않지만
대신 해돋이와 해넘이가 있고
달은 오름과 숨음이 일정치 않지만
채워졌다가 비워지고 하는 것이
마치 그릇皿과 같습니다
따라서 둥글어진다는 것은
달이 이문을 얻어夃 솟아오름이고
기운다고 하는 것은
해日가 산厂너머로 숨음입니다
시간의 역사라고 하는 거슨
반드시 거창하고 심오한 게 아닙니다
그냥 해가 돋고 해가 지고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현상입니다
이것이 매일매일日每 반복된 삶입니다
인생이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그믐晦(=日+每)과 같은 존재지요
술잔皿에 달을 가득 채우夃고
인생을 깨우치는가 하면
산厂너머로 지는 해日를 바라보면서
사람人 삶生에 한계가 있음을
아마 옛사람들은 느꼈을 것입니다
천자문 첫머리를 펼친 뒤
'우주의 장'을 읽노라면
구약의 창세기 편을 대한 듯 싶습니다
하느님이 하늘天과 땅地을 열고
빛日과 어둠月을 만드실 때
그 마음이 얼마나 숙연하셨을까
창조의 손길 하나하나가
엄숙하고 정성스러웠을 것입니다
천자문 우주의 장은
거룩한 창세기이며
장엄한 빅뱅Big-bang의 시작입니다
지금도 빅뱅은 계속되고
창조의 손길은 쉼없이 이어집니다
진화를 재촉하는
시간과 공간의 역할은
그래서 더없이 장엄하고 숭고합니다
01/19/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