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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길 일시 : 2018년 1월 11일(목) 장소 : 홍콩반점 참석(7명) : 최광훈(회장), 김종준, 박정길, 임유홍, 정인건, 정덕영, 최흥표 '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순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 - 카를바르트 지금이라는 것보다 더 나은 시작은 결코 없다. 북극 한기가 밀려 오면서, 이번 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왔다. 칼바람이 불며, 체감 온도가 무려 영하 17도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이번 한파는 내일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겨울이 깊어지고 있으나 동지, 소한도 지났으니, 이제 봄도 그리 멀지 않은 듯 하다. 듣기만 해도 기분좋은, 무술년 황금 개띠의 해를 맞이하였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정이라면, 앞날에 좋은 것들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인건이는 ' 안다고 해서, 다 아는게 아니다. ' 라는 알듯 모를 듯한 말을 하면서, 늦게 참석하였다. 버스 번호를 잘못보고, 엉뚱한 곳으로 갔다고 한다. 작은 실수로 추운 날씨에 고생하였다. 유홍이는 모임을 잊고 있다가, 다급하게 달려왔다. 여하튼 참석하겠다는 그 의지가 돋보였다. 작년 말 유홍이는 북악회 회장, 인건이는 총무로 각각 선임되었다고 한다. 흥표도 차기 재경동기회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동기들을 위해 봉사를 아끼지 않는 이들에게, 언제나 즐겁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축하 메세지를 보낸다. 올해 희망글귀. 따뜻한 말의 힘이 기적을 만든다. 덕담은 남이 잘 되기를 축원하는 말로, 言靈사상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언령사상이란, 말에는 영적인 힘이 있어서, 말하는대로 된다는 생각을 말한다. ' 말이 씨가 된다. ' 는 속담도 있다. 한 우울증 환자에게 몇 달동안 ' 오늘 에너지가 넘쳐보입니다. 너무 좋아보이네요. ' 등 긍정적인 말을 지속했더니,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말에는 힘이 있다. 칭찬과 격려는 귀로 먹는 보약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언어와 부딪힌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 현자의 입은 마음 속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마음은 입 안에 있다. ' - 와이드빌 '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언어의 주택 속에 인간이 산다. ' - 하이데거 나무들은 저마다 다른 개성과 특성을 갖고, 각자 나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결코 자신의 삶을 다른 나무와 비교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만져보고 관찰하면서 이름을 익혔고, 그들의 편안한 모습에 언제나 감동을 받았다. 나무는 聖所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 ' 는 인생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남에게 기쁨이 되는 삶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상록 침엽수들은 추울수록 푸르게 보인다. 몸안에 얼지 않는 물질을 가지고 있어, 겨울에도 광합성을 할 수 있다. 소나무, 반송, 전나무, 주목, 눈주목, 향나무, 구상나무, 잣나무, 측백나무, 화백나무 등 많은 것들이 변하고 덧없이 사라지는데, 그것들은 맵찬 겨울바람에도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也 ( 세한연휴 지송백지후조야 ) 논어에 겨울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는 구절이 있다. 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의 배경이 된 글이다. 우리들은 소나무를 ' 으뜸 ' 을 의미하는 솔이라 부른다. 우리 민족의 기상과 정서를 담고 있다. 나무들은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깊어지고 아름다워진다. 키 큰 소나무(長松)는 속세를 벗어난, 고고하고 고결하고 기품있는 神木같은 존재다. 전나무와 구상나무, 주목은 수형이 매우 비슷하다. 아파트 정원에 구상나무가 예닐곱 그루가 있는데, 잎모양만 살펴보고, 여태까지 주목인 줄 잘 못 알고 있었다. 구상나무는 한라산 성판악 코스에서부터 관음사 코스에 이르는 구간에, 세계최대 규모의 숲을 이루고 있으며, 신선처럼 살아가고 있다. 이름은 낯설지만,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로 각광받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 살아서 천년, 죽어 백년 ' , 이는 은녹색의 잎, 雪木 그리고 고사목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말이다. 전나무, 구상나무, 주목의 구별 구분 전나무 구상나무 주목 잎끝 뾰족하고 찔리면 아픔 둥글며 연하다 뾰족하지만 부드럽다.' 잎뒷면 녹색 은색 녹색 열매 솔방울 솔방울 붉고 둥근 열매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측백나무, 편백나무, 화백나무, 향나무는 잎, 수피와 수형이 비슷하여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가 어렵다. 측백나무과 나무들은 대표적인 비늘잎 나무다. 잎끝이 부드러우며, 물고기 비늘처럼 여러 잎이 모여 하나의 잎으로 되어 있다. 향나무는 바늘잎과 비늘잎 두 가지가 달리는 신기한 나무다. 어린 가지에는 만지면 따가운 바늘잎이 달리고 10년이 지난 묵은 가지에는 부드러운 비늘잎이 달린다.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의 구별 측백나무 편백나무 화백나무 향나무 잎(뒷면, 끝) 앞, 뒷면 같다 (뒷면) Y자형의 햐얀 기공 (뒷면) 나비모양 하얀 기공 바늘잎, 비늘잎 열매 뾰족한 돌기 바람 꽉 찬 축구공 바람 빠진 축구공 둥근 모양 소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들의 구별은 보통 잎의 수로 판별한다. 소나무의 잎은 2개가 한 묶음으로 되어 있고 잣나무의 잎은 5개가 한 묶음으로 되어 있다. 전나무는 1개의 잎이 달리는데, 소나무에 비해 잎이 굵고 짧다. 주목의 잎과 비슷하다. 낙엽 활엽수들은 대개 가진 것을 모두 덜어내고, 어떤 사념에도 집착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겨울에도 단풍이 끝난 고엽들이 나뭇가지에 딱 달라붙어 있다가, 봄에 새잎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 때 색바랜 잎들이 떨어지는 나무들이 있다. 상수리나무, 대왕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공작단풍나무, 일부 단풍나무들이다. 보통 낙엽수들은 가을이 되면, 나무와 잎사귀 사이에 떨커라는 층이 생겨서, 나뭇잎으로의 수분공급을 차단한다. 그러나 상수리나무 등은 떨커를 만들지 않는다. 그 때문에 겨울눈을 보호하기 위해 마른 잎들이 가지에 붙어있는 것이다. 死色이 된 잎들이 약한 바람결에도 애처롭게 파르르 떨고 있다. 남루한 차림으로 엄동설한의 삭풍을 견뎌내는 고통의 깊이를 누가 헤아릴수 있을까? 우수가 짙은 숲에 비가 내리고, 눈도 흩날렸다. 지금은 햇살이 가득하다. 청명한 오후, 멀리 보이는 상수리나무 숲은 회광난조가 온 듯, 촛불이 마지막에 타오르듯이,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다. 떠나지 못한 자들이 보여주는 애잔한 풍경이 가을단풍 못지 않는 진지하고 처연한 감동을 자아낸다. 평소와 다름없는 어제 오후의 일상이다. 푸른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바람이 차다. (오후 기온 영하 6도) 눈 덮힌 산책로의 양쪽 가장자리에는 알몸의 벚나무들이 이어져 있고, 그 사잇길을 걷는 것은 눈 밟는 소리의 울림으로 참으로 상쾌하다. 하얀 눈밭과 그 위를 수놓는 나무그림자, 녹색의 잣나무들과 갈색의 상수리나무들이 어우러진 구도와 그 빛깔의 대비가 조금은 이색적인 그림이다. 산책로 아래 향동천에서, 반가운 철새 청둥오리 아홉마리가 침부하거나, V자형 편대를 이루며 비행하는 모습도 즐거움을 더해준다. 저물 무렵에 붉은 석양을 바라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 내가 얻은 큰 깨달음은 그 어떤 위대한 장관도 일상의 평범한 아름다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광경은 알프스도 나이아가라폭포도 요세미터계곡도 아니다. 그것은 땅과 하늘, 매일 뜨고 지는 해 그리고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풀과 나무이다. ' - 월트 위트먼 겨울나무는 상실과 고독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무소유의 자유로움을 상징한다. 나목들은 독특한 형태의 줄기와 허공에 걸린 빈 가지들은 숨길 것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空의 미학을 전해주며, 절대적 침묵과 묵시적인 교훈을 느끼게 한다. 인간은 그냥 지나가는 존재일 뿐, 인간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마음이 온전히 비워진 자유로운 상태에서, 역설의 진리를 간파할 수 있게 된다. 성프란치스코는 인간의 모든 불행의 원인을 소유로 보았다. 무소유야말로 참된 소유라는 것이다. ' 청빈이란 신의 축복 ' 임을 일깨워준 그는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소유하는, 무소유의 실천을 통해서 우주만물을 진정으로 소유한 유물론자가 되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인인 성프란치스코(1182~1226)는 제2의 예수로 불린다. ' 나는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 우리가 비에 젖고, 추위에 떨고, 배고파 기진맥진해서, 성당에 도착해 수도원문을 두드릴때, 문지기가 ' 너희들은 사방을 돌아다니며, 세상을 속이는 악당들이지. 썩 물러가라. ' 하면서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쏟아지는 빗속에 밤중까지 내버려둘때, 그런 욕설과 무자비한 대우, 매정한 거절도 우리가 인내로서 달게 받아 참아내며, 그 사람과 맞서서 싸우거나 불평하지 않고, 겸손히 애덕으로 ' 문지기가 말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도록 하나님께서 시킨 것이다. '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완전한 기쁨이 되는 것이다. '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또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다.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며, 무엇을 비우느냐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인생은 그렇게 채우고 또 비우며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가는 길이다. ' - 하워드 스티븐슨의 선물 |
첫댓글 정길아!
1월 모임에는 다른 모임에 1년만에 참석하느라 못갔다.
부산 촌놈이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고,
자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구나. 글 솜씨도 더 좋아졌고.
2월 모임에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