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원리에서는 예부터 매원만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왔다. 사시사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던 떡을 시작으로 제례용 음식과 발효식품까지 전통 그대로 내려오는 음식들이 많다. 기계가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전통 그대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게 되어 버렸지만, 전통 그대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은 보존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매원리 주민들의 한결같은 말씀이었다.
그래서인지, 매원에서 내려오는 전통 떡에 대해 말씀해 주십사 하고 요청을 드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을회관에 한 분, 두 분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봉계댁·하계댁·막실댁·오솔댁·성주댁·서호댁·섬계댁·감말댁·설남댁·우보댁·웃골댁·의성댁·부산댁 등의 택호로 불리는 할머니들이 모여 들었다.
그리고 마을의 할머니들은 옛 기억을 더듬어 매원에서 만들어온 전통 떡에 대해 입을 모으기 시작했다.
떡의 재료는 멥쌀이라 불리는 백미와 찹쌀 그리고 수수가 원재료이며, 흉년이 든 해이면 간혹 좁쌀로 떡을 하기도 했다. 곡물로는 콩과 팥·녹두·흰깨·검은깨가 떡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들어갔고, 고명으로는 대추·밤·서기·곶감·잣(실백, 잣을 깐 것) 등이 들어갔다. 장식용 꽃의 종류에는 진달래·국화·백일홍이 들어갔고, 잎으로는 송기·쑥·모수잎·치자·주추·당기 그리고 양념으로는 참기름·설탕·꿀·조청 등이 들어갔다.
봄에 만드는 떡은 본편(일명 시루떡)에 해당하는 절편, 청절편, 백편, 쑥편, 작과편 등과 진달래로 만든 화전과 모수떡, 그리고 쑥구리 등이 있다. 모수떡은 모시로 만든 떡을 말하며, 숙구리는 쑥으로 만든 떡을 말한다.
여름 떡은 봄에 만드는 떡과 동일하며, 여기에 징편이 추가되나 절편은 여름에 하지 않는다. 또 여름에는 떡이 잘 쉬기 때문에 망경떡을 하는데, 이는 모듬시루떡을 말한다. 시루로만 떡을 만드는 것보다 여러 곡물로 모듬시루떡을 만들게 되면 덜 쉰단다.
가을 떡은 봄 떡과 비슷하나 징편은 하지 않는다. 대신 찹쌀이 들어가는 모시조악, 송기조악 등을 만들었다. 멥쌀로 만든 송편으로는 모시송편과 송기송편이 있고, 찹쌀로 만든 것에는 모시인절미와 송기조악 등이 있다. 봄보다는 가을의 무가 더 달다고 해서 봄에는 무시루떡을 만들지 않았으나 가을에는 무시루떡을 많이 만들어 먹었다. 화전은 가을꽃인 국화화전을 만들었다.
겨울 떡으로는 본편과 본편에 해당하는 작과편 그리고 인절미, 부편, 쑥구리, 경단, 국화전 등이 있다. 이중 작과편은 대추, 밤, 곶감을 채로 쳐 고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사계절 모두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떡은 본떡과 전, 조악, 경단, 잡과편 등이 있다.
제사 떡은 본떡이 기본이나, 봄에는 본편 중 쑥편, 가을에는 본편 중 무편이 들어간다. 송편은 겨울을 제외하고는 봄·여름·가을에 하며, 화전으로는 찔레꽃 화전이 들어갔다. 봄 제사에는 인절미가 올라가지 않고, 겨울 제사에는 송편이 올라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혼례 떡으로는 특별히 도라지, 인삼, 밤(오구라기, 밤 말린 것), 더덕, 서기, 석류, 당근, 모과, 연근, 생강, 미역 등의 전과를 만들었다.
매원은 특히 본편(일명 시루떡)의 한 종류인 백편을 만드는 방법이 특이하다. 백편은 설탕과 참기름을 버무려 반죽을 한 뒤, 조선창호지에 참기름을 발라 구멍을 뚫은 뒤 삶다가 참기름이 닳으면 또 그 위에 참기름과 설탕을 반죽한 것을 넣는다. 즉 조선 창호지가 고명 역할을 하는데 당귀 잎은 파란색, 주추는 보라색, 치자는 노란색으로 물이 든다고 한다. 후에 커피가 들어오고는 커피로 색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정보제공] • 이동진(남, 1952년생, 매원리 거주, 전통마을보존회 회장) • 봉계댁·하계댁·막실댁·오솔댁·성주댁·서호댁·섬계댁·감말댁·설남댁·우보댁·웃골댁·의성댁·부산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