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의견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의견을 제시한 사람의 말을 따르게 되어 있다.」
「‘왜’에서 ‘어떻게’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은 내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예고편이다.」
「진정한 ‘인내’는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이 나이라, 당장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무언가 할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모든 한계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의 한계다.」
2012년(임 교수의 나이 41살) 의사로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를 보내고 가족과의 안식년 여행을 떠나기 두 달 전, 임교수는 갑자기 “마치 누가 허리를 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료를 끝내면 곧 낫겠지!’ 하는 바램은 아랑곳 없이통증은 점점 심해지더니 마침내 그의 일상 전반을 지배한다.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라고 말하는 우울증 환자들을 볼 때면 정식 자격을 가진 의사로서 화가 났다고 그는 고백했다.
‘절대 안정’이라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그는 서서히 자신의 전문 분야였던 우울증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고, 그때부터 그는 ‘저도 그 병 알아요’라는 말을 시작했다.
아내가 차려주는 맛난 생일상을 앉아서가 아니라 서서 먹어야 하는 그는 죽음을 결심하게 되고 심지어는 자살이 아닌 사고사로 위장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구체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었고 그리했더니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고백하고 있다.
어리석은 생각을 접고 정신을 차리면서 그는 ‘죽고 싶다’라고 말하는 것은 죽음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지금은 너무 힘들다’라는 은유적 표현이며, 그러한 과정에 주변 사람들에게 구조신호를 보내게 되는데 암울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는 주변에서 그 신호를 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통 속에서 지내면서 그는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그 전문가의 분류를 아래와 같이 하기도 했다.
1. 小經驗 無理論가 : 가장 만나서는 안 되는 행세뿐인 자
2. 小經驗 有理論가 : 문제상황에 여러 옵션을 제공해 주지만 별 도움이 없는 자
3. 多經驗 無理論가 : 큰 도움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공부가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믿고 싶은 조언을 주는 자
4. 多經驗 有理論가 : 전문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쉬운 말로 표현하고 많은 경험과 연구를 통해서 믿음이 가장 많이 가는 자
그는 어려움 속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세상 모든 일은 그 원인을 찾아야 해결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불행”이라는 것이다. “아프지만,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첫째요,
내게 다가온 불행에 ‘왜’라고 집착하다 보면 점점 더 우울해질 뿐이며, ‘왜’가 아니라 ‘어떻게’라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교수는 전반부를 통해서 자신의 생활에서 병을 얻게 되면서 좌절하고, 인정하고, 극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좌절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의 극단적인 생각을 가라앉히는 이야기까지 나열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지금 이 순간을 잘 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기술했다.
1. YOLO (You Only, Life Once!)
한 번뿐인 인생,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하고 싶은 일들은 신나게 해보자.
2. 잘잘못 따지지 않기
타인에 대한 미움은 곧 나를 갉아 먹는 일이다.
3, 가족 웃게 만들기
가장 상처를 주고받기 쉬운 상대는 가족이다. (너무나 잘 알기에 . . .)
4. 팬으로 살아가기
운동선수나 연예인의 광팬들은 그 상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5. 도움을 줌으로써 도움받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을 하고 도움을 준다는 것은, 곧 내가 행복해지는 에너지를 받는 도움으로 찾아온다.
그는 마지막 부록에서도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있어 생일 힘든 이들에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말도록 상담소 등을 나열하면서 꼭 알아 둘 세 가지,
[보기] :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적·행동적·상황적 신호를 본다.
[듣기] : 자살 생각을 묻고 죽음의 이유를 적극적으로 듣는다.
[말하기] : 자살 위험성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도와주기 위한 말을 한다.
를 다시 한번 기술했다.
아마도 그가 지금까지 살아있고 그의 병원 진료실에 앉아있다면, 이 세 가지의 글이 그가 앉은 책상 뒤편에 걸려 있지 않을까 싶다.
임교수는 2018년 12월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을 사전 예약도 없이 찾아온 환자(증상이 심각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현실감이 없었던)가 함께 대화를 나누다가 갑가기 문을 잠그고 흉기를 휘두르며 난리를 치는 상황에서 옆 방문을 통해 피하면서 자신의 도주에 앞서 마주친 간호사들에게 피할 것을 권하고, 도망칠 수 있었음에도 동료 간호사가 위험에 처한 상황임을 판단, 다른 간호사도 피신하라고 하는 막간의 시간에 다시 임교수에게로 향한 환자의 손에 마지막을 맞게 되었으며,
2년이 지난 2020년에야 의사자로 판정되어 국립현충원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