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묻어나는 백성들의 몸짓이 바로 별이다.’
조선 초 천문학자 류방택 선생은 별을 하늘에서만 찾지 않았다. 그는 우리 민족, 이 땅의 작은 풀뿌리 하나하나를 별이라 칭하고 사랑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백성들에게 하늘의 원리를 전해주면 그들도 고단한 삶의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해지리라 믿었다.
백성을 사랑한 천문학자 류방택 선생이 만든 국보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모티브로 연극과 무용,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융복합 연극이 초연 무대에 선다.
극단 까치놀(대표 이영민)의 창작 연극 ‘天文’(천문)이 19과 20일 양일간 총 3회에 걸쳐 서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광주문화재단의 2022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극은 ‘하늘을 사랑한 민족’이라는 주제 아래 류방택 선생이 살았던 고려 말과 조선 초를 배경으로 실제 역사에 픽션을 더했다.
특히 동양의 별자리 체계인 3원(자미원, 태미원, 천시원) 28수 별자리와 1467개의 별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무대 장치에 화려한 전통 무용이 어우러져 풍성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극의 배경은 연이은 자연재해와 외침으로 백성의 고통이 끊이지 않던 조선 중엽으로 거슬러 오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역병이 창궐해 조정의 시름 또한 나날이 깊어가던 때, 병석에 누운 주상을 대신해 정사를 돌보는 세자에게 관상감의 판관은 별을 사랑했던 한 남자 ‘류방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려의 충신이었으나 새 왕조 조선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천문도’(天文圖)를 제작할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천문학자 류방택. 그의 소신과 용기, 애민 사상(愛民思想)을 전해들은 세자는 혼란을 잠재우고 백성을 진정한 별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게 된다.
이번 공연은 극단 까치놀 이영민 대표가 연출을, 김원민 작가가 극작을 맡았다. 무대 배경으로 펼쳐질 아름다운 별자리 영상은 진시영 미디어아티스트가 제작했다. 미디어아트와 함께 펼쳐질 전통 무용은 류방택 선생의 고향인 충남의 서천군립전통무용단이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