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淸貧, 재벌과 나, 모범 형사 시즌 2,
📚 Things We Do in the Dark 》
밤새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렸다. 오후부터 비가 계속 내렸다.
베란다에서 손톱과 발톱을 깎았다.
비가 올 것처럼 흐리고 불어오는 바람엔 빗방울이 간혹 섞였다.
왼쪽 엄지발가락이 있는 발 측면의 붓기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명동에 있는 사설 환전소에서 엔화를 구입하기 위해 안해와 함께 나갔다가 환전은 하지 못하고 외식만 하고 돌아왔다. 비가 계속 내리는 데다 허리 통증도 조금 심해 일찍 집에 왔다.
오늘은 피곤하고 몸 상태가 안 좋았다. 건강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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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극의 대부분은 물질에 대한 그릇된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물질이 행복의 척도로 간주되어 물질이 많아야 인생에서 성공한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물질 만능주의 사상이 지나치게 만연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조장되는 느낌이 든다. 모범을 보이는 선각자도 없고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계몽하고 전파하는 교육자도 없는 것 같다.
요즘 젊은이들이 淸貧이라는 말을 아는지 궁금하다. 난 젊었을 때 한때 윤동주의 서시序詩를 암송하며 淸貧하게 살고자 했다. 학교 앞 작은 문방구를 하면서 사는 게 꿈이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만한 돈도 없었다. 그래서 포장마차 리어카를 내가 끌고 안해와 아이들이 밀어주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도 있다. (문방구나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것이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올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 무엇을 하느냐는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淸貧이 말처럼 쉬운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공장 경비였고 내일부터 출근하라는 말과 함께 건네준 근무복과 작업화를 받들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서니 참 못나게도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정말 한참을 울고 서 있었다.
이후 두 군데의 작은 공장에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면서 인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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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살 때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셔서 돈을 많이 모으신 한 교민 분과 어찌하다 둘이서 술자리를 하게 된 적이 있다. 그분은 홍콩에 사업체만도 여러 개인 데다가 아들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미국 명문대에서 유학 중인 재원으로 소문나 교민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분은 술자리 내내 수심이 가득하셨는데 조심스럽게 이유를 여쭈어보니 자식을 잘못 키운 것 같다며 아들이 요구하는 만큼 돈을 보내주지 않았더니 자신한테 욕을 하며 행패를 부린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청춘을 희생해가며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못된 자식에게 절대로 물려줄 수 없을 것 같다며 급기야는 눈물을 글썽이며 하소연을 하셨다. 얼마 안 있어 난 홍콩을 떠났고 난 그분이 아들에게 어떻게 하셨는지는 잘 모른다.
인천에 살 때 잘 아는 한 분이 하시던 일이 잘 안되셨는지 한때 변두리에서 식당도 하시면서 돼지를 키우셨는데 어느 날 술자리에서 내게 자식 얘기를 꺼내면서 하소연하시는 거였다. 자식 놈이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대학 갈 생각은 안 하고 아버지 도와서 돼지 키우는 일을 돕겠다고 해서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난 그분께 정말 자식 잘 키우신 것이니 조금도 걱정 말라고 말씀드렸다.
이후 정말 내 생각은 맞았고 자식도 성공해서 잘 살고 있고 그분도 자식의 효도를 잘 누리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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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이제 어머니가 혼자가 되실 거라는 생각에 '저는 아버지 유산 한 푼도 필요하지 않으니 어머니가 갖고 다 쓰시라'라고 말씀드리고 나왔다. 난 그 당시 가진 돈은 없었지만 두 팔 두 다리가 온전히 다 있으니 무엇을 해서라도 벌어먹고 살 자신이 있었다.
세상은 우리 때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살기 좋아졌는데 삶은 너무나도 살벌해지고 각박해졌다. 우리 때는 매일 쌀 밥을 먹고 비 안 맞고 잘 곳이 있다면 큰 행복이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누리던 것의 백배를 이루어도 힘들다고 하고 불행해하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에게 행복은 자신이 느끼는 가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남과 비교해서 결정되는 것 같다. 남과 비교해서 내가 못하면 우울해하고 이웃보다 못하면 화가 나고 친구보다 못하면 열불나고 형제 자매보다 못하면 분통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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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재미없게 보았던 드라마에 나왔던 한 재벌의 집은 정원이 골프장 만큼 넓어 골프장 카트 같은 차량을 타고 다니고 저택은 마치 호텔처럼 층마다 많은 호화스러운 방이 있었고 저택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호텔 직원들 같았다.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저처럼 호화스러운 저택을 소유하고 사는 돈 많은 재벌을 부러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난 그 사람들에게 정확히 무엇을 부러워하는지 묻고 싶다.
만약 나에게 물어본다면 일하는 사람들이 내가 하던 궂은일을 다해준다는 점을 제일 먼저 꼽을 것 같다. 하지만 난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생활을 중시하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남이 하도록 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해서재벌과 내가 어떻게 다를지 생각해 보았다.
난 먹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 편이라 그 남이 재벌이라도 그다지 문제 될 것은 없을 것 같다.
난 장신구를 착용하는 것을 번잡스럽게 생각하고 원래부터 단색의 수수한 옷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내 취향의 옷을 내가 버는 돈으로 충분히 살 수 있다.
나도 살면서 좋은 호텔이나 멋있는 숙박 시설에서 지낸 경험이 있었지만 항상 내 집보다 좋은 곳은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경험으로 볼 때 잠자리는 내 집이면 족할 것 같다.
우리 아파트에서 백 미터 정도만 걸으면 북서울 꿈의 숲 공원이 나온다. 전에 가족들과 걸으면서 이 공원과 얽힌 나의 비밀을 얘기한 적이 있다. 《이 공원은 사실 내 소유란다. 그런데 이 공원을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영구 개방을 한 거야. 하지만 내가 비밀로 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내 공원인데도 안 갈 땐 한 달에 한 번 갈까 말까 한다. 소유한다고 해서 반드시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난 안다.
오케이, 억지라고 하자. 재벌이 될 수 없는 처지에서 재벌을 부러워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가 노력을 하고 또 자신이 얻은 결과에 만족한다면 적어도 삶의 근간根幹은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난 재벌이라고 해서 당연히 행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복은 만족에서 오는 것이지 많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욕심이 생기는 법이고 절대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 대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수많은 가치 있는 일들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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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드라마 모범 형사 시즌 2의 1화와 2화를 연속해서 봤다. 재미있게 보았다.
지방의 한 경찰서 강력반 강도창 팀장과 오지혁 형사는 다른 형사들과 함께 잠복근무 끝에 조금은 모자란 듯 보이는 인삼 도둑 김형복을 잡아 신원을 확인 후 3일 안으로 그동안 훔친 인삼을 배상하라고 으름장을 놓고 일단 풀어준다. 하지만 김형복을 검거檢擧했던 그 인삼 밭 근처에서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흰 가운' 연쇄 살인범의 새로운 희생자가 발견되고 광역 수사대가 급파되어 수사 끝에 김형복을 용의자로 추정하고 검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강도창 팀장과 오지혁 형사는 연쇄살인사건의 강력한 용의자인 김형복을 잡았다가 풀어주었다는 사실을 광수대가 알아내기 전에 다시 잡아 자신들의 실수를 수습하려는데 보험 사기를 위해 김형복이 병원에 위장 입원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먼저 잡으려 하지만 김형복은 도주하다가 차에 치여 사망한다. 광역 수사대는 김형복을 '흰 가운'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확정하고 사건을 종결하지만 강도창 팀장과 오지혁 형사는 김형복이 범인이 아닐 것으로 생각하고 자체적으로 재수사를 시작하고 곧 또 다른 희생자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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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ngs We Do in the Dark
Paris Peralta는 자신의 가슴이 노출되는 것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양손 목에 채워진 수갑을 최대한 올려 마치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경찰차의 뒷좌석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욕실에서 피범벅이 된 채 왕년의 시트콤 톱스타였던 남편의 면도 칼을 들고 서 있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남편은 욕조 안에 쓰러져 죽어있었다.
그녀가 3년 전 65세의 남편과 결혼하였을 때 그녀의 나이는 36세였다. 그녀는 원숙한 영혼의 소유자였고 남편은 젊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그래서 서로가 통했다. 당시 남편은 은퇴한지 7년째였으며 그녀는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했기에 남편이 다시 연예계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결혼을 하였으나 남편은 얼마 전 그 약속을 어기고 Netflix 경쟁업체와 계약을 했다.
지금의 상황도 최악의 상태이지만 그녀가 지금 가장 걱정하는 것은 지금의 상황이 아니다. 곧 그녀가 매스컴에 의해 세상에 노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녀의 오랫동안 숨겨진 비밀을 곧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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