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자꾸 위만 쳐다보면 화병이 난다" 라는 말이 있다. 자꾸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하면 괴롭기만 하다는 뜻이다. 또한 "위와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고, 아래와 비교하면 조금 낫다'라는 말도 있다. 자기보다 아래인 사람과 비교하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회에서 '인생의 멘토'라 불리는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만족하는 법을 배워라. 세상에는 나보다 못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이것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장기적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한다고 해서 언제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행복감을 얻고 싶다면 자기 안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찾아내 좋아하는 일에 쏟아부어야 한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는 단순한 방법으로는 자존감을 높일 수 없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만 처다보면 괴로워지는 것은 현대 생활에 몰입하거나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가설은 이미 심리학자들을 통해 증명되었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한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행복한 사람은 항상 자신보다 못한 사람하고만 비교할까?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행복감을 얻을까?" 그런데 연구 결과는 뜻박이었다. 행복한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그들은 매우 낮선 질문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누가 묻지 않았다면 그런 문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듯이 말이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남들과 비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여러 활동을 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비교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비교도 역시 긍정적인 자아와 관련된 문제다. 긍정적인 자아를 가진 사람들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행복감을 얻을 필요가 없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만이 그러한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느끼려 한다.
사람들은 일을 할 때 보통 두 가지 동시에 의해 지배당한다. 하나는 '숙달 동기' 이고, 또 하나는 '이미지 보호 동기'다. 숙달 동기는 특정한 일을 잘 해내겠다는 동기다. 훌륭한 작품을 창작하거나, 아름다운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거나,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일 등이 이것에 속한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문제 해결이나 지식 습득을 목표로 하고 자아 이미지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동기에 지배받을 때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든 낮든 간에 자기보다 우수한 이와 비교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우수한 이들은 성공의 지렛대가 되어 주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본받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미지 보호 동기는 자아를 표현해 남들에게 호감을 얻고 싶다는 동기다. 이 동기에 지배받을 때 사람들은 일의 성공 여부와 자신에 대한 남들의 평가에 더 관심을 보인다. 특히 일이 실패할 경우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연연한다.
이런 동기에 지배를 받을 때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행동 방식에는 큰 차이가 나타난다. 스펜스는 그 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한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피실험자들에게 누군가를 인터뷰하도록 하고, 그때 상대방에게 최대한 좋은 인상을 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인터뷰에 앞서 참고용으로 예전에 다른 사람들이 한 인터뷰 내용을 들려주었다. 우선 앞의 두 단락을 들려주고는 전체 녹음을 들을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했다. 그 녹음 중에는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었다. 처음에는 자존감이 높든 낮든 모두 잘하는 사람의 인터뷰를 선택해서 전체를 들었다. 그렇게 해야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인터뷰 기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아 아미지보다 임무 완수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목표로 삼은 것이었다.
그다음에는 실험 조건을 바꾸었다. 피실험자들에게 먼저 자존감 테스터를 실시하여 자아 이미지에 관한 문제를 상기시켰다. 테스트에서 던진 질문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까?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였다. 사전에 이런 테스트를 하자 실험 결과에 변화가 생겼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보다 나은 사람의 인터뷰를 선택한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인터뷰를 선택했다. 후자는 자아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면 자신감을 잃고 만다. 그래서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를 보호하려고 했다. 그들은 긴장과 불안감을 느끼면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고 실패를 두려워했으며,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인터뷰를 들으며 스스로 위로하고 안정감을 찾으려고 했다.
이 실험 결과를 통해 똑같이 좌절과 실패를 겪더라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반성과 자아 분석을 통해 회복 탄력성을 되찾고 자신에게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끌어 내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자아 분석이 아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울감을 지속시킨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나는 오랫동안 정신분석학을 신봉하며 반성이 없는 삶을 가치가 없다고 여겨 왔다. 그래서 어려움이나 좌절을 엮을 때마다 자아를 분석했다. 나의 경험과 성격 가운데 어떤 요인이 현재의 어려움을 초래했는지, 혹은 성장기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깊이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때도 자아를 분석함으로써 사안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울감을 더 지속시켰다. 나를 좌절시킨 사건이 지나간 뒤에도 나는 자기반성이라는 부정적인 반추 속에서 심리적인 고통을 받았다.
이것은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탓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아 분석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없다.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한 확인과 자괴감일 뿐이다. 실수나 실패는 자신이 그리 우월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신분석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이런 자기반성과 정신분석에 중독될 수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이해하기 위하여 하루 종일 정신분석이나 그 밖의 다른 심리 치료 이론을 공부하고 자아 분석에 매달리곤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부정적인 생각은 커지고 자아를 더 깊이 분석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분석으로 유발된 자기 과소평가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성향과도 잘 들어맞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고통을 곱씹으며 자학적 만족감을 느낀다. 급기야 부정적인 자아 반추는 습관으로까지 굳어진다. 결국 그들은 정신 분석을 할수록 돈을 낭비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됨으로써 정작 자신에게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간과하게 된다.
스펜스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 이 문제를 설명했다. 그는 대학생인 피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매우 어려운 지능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전에 한 그룹에게는 테스트 후 곧장 점수를 알려 주겠다고 했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익명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는 연구에만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테스트가 끝난 뒤 피실험자들에게 자신의 점수를 예상해 보라고 했다. 스펜스는 점수를 즉시 알려 주는 경우에는 사람들의 자기 평가를 자극하고 자아 이미지를 위협하는 반면, 익명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우선 첫째 그룹의 피실험자들을 다시 자존감이 높은 이들과 낮은 이들로 분류하여 통계를 내어 보았다. 그 결과 전자의 사람들은 자아 이미지에 대한 위협에 저항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자신의 점수를 높게 예상했지만, 후자의 사람들은 그런 자기 긍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점수를 낮게 예상하고 자아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편 익명으로 진행한 다른 한 그룹의 경우에는 자아 이미지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없었으므로 자존감이 높든 낮든 모두 자신의 점수를 높게 예상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아 이미지에 매우 민감하고, 자기 평가와 관련된 문제에서는 현실을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체면을 잃지 않기 위해 자기 보호 전략을 동원했다. 하지만 체면이란 언제나 자기 보호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면을 잃지 않을까. 과도하게 연연하면 오히려 일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체면을 잃을 가능성이 더 커지고 만다.
자아 이미지와 관련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기 통합 상태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부족한 탓에 위협을 회피하거나 합리화하여 자아 이미지를 보호하려고 한다. 하지만 후자의 그런 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 현실적인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자신의 존엄성을 보호하지 못하며, 그 대신 문제를 회피하고 욕구를 억압하여 심신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원래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체면을 지킬 수 없고, 그럴수록 결국 자신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출판사 : 비바체 지음이 : 규상핑 옮긴이 : 허유영
첫댓글
주님께서 하십니다!!
주님께 영광!!
그렇게 되면 체면을 지킬 수 없고, 그럴수록 결국 자신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아멘 주님께영광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모든 삶속에서 주님께서 주신 은혜 감사하며 살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