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이어 센가... 美야구 홀리는 日야구
강호철 스포츠부 선임기자
입력 2023.04.03. 22:23
업데이트 2023.04.04. 01:42
뉴욕 메츠 센가 고다이가 3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마이애미 말리스를 상대로 1회말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USATODAY 연합뉴스
일본의 야구 대미(對美) 수출 메가 히트 상품은 끊기지 않는다. 1995년 ’토네이도 피치’(노모), 2001년 ‘사무라이 타법’(이치로), 2018년 ‘이도(二刀)류(오타니). 2023년엔 ‘고스트 포크볼(Ghost Forkball)’이 등장했다. 타자 앞으로 직구처럼 빠르게 날아가다 순식간에 사라진다 해서 ‘Ghost(유령)’란 수식어가 달렸다. 주인공은 올해 뉴욕 메츠에 입단한 센가 고다이(30). 그는 3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데뷔전을 가졌다.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볼넷을 3개씩만 내주고 삼진을 8개 잡으면서 팀의 5대1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유령처럼 사라지는 공
센가의 전매특허 ‘고스트 포크볼’은 일반 포크볼과 다르다. 보통 포크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고 던진다. 양 손가락을 벌려 던지기 때문에 공의 회전수가 현격하게 줄어든다. 반면 센가가 던지는 ‘고스트 포크볼’은 일반 포크볼과는 달리 엄지손가락을 공에 꽉 붙인 상태에서 던지기 때문에 포크볼보다 빠르면서도 낙폭이 더 크다. 양상문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일반적인 포크볼은 타자들 입장에서 공이 떨어지는 궤적이 몇 단계에 걸쳐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센가의 고스트 포크볼은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떨어진다”며 “공격적 성향이 강한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현혹당하기 쉽다”고 했다. 센가는 패스트볼도 평균 155㎞, 최고 160㎞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이 패스트볼과 고스트 포크볼이 같은 폼에서 나오기 때문에 타자들이 예측하기 어렵다.
메츠 팀 동료 피트 알론소(2019년 메이저리그 홈런왕)는 팀 자체 연습 배팅에서 고스트 포크볼에 두 차례나 삼진을 당한 뒤 “내겐 그 볼을 공략할 재간이 없다. 신이시여, 그가 우리 팀에 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센가는 3일 데뷔전에서 긴장한 듯 1회 안타와 폭투, 2루타를 내주면서 1실점했다. 하지만 이어진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뒤 안정을 되찾았다. 5회 원아웃을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삼진을 8개 잡았다. 삼진 모두 결정구가 ‘고스트 포크볼’이었고, 모두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센가가 이날 던진 88개 중 26개가 고스트 포크볼이었고, 직구는 32개였다.
<YONHAP PHOTO-3190> New York Mets starting pitcher Kodai Senga's glove features a ghost and a fork as he stands in the bullpen before a baseball game against the Miami Marlins, Sunday, April 2, 2023, in Miami. (AP Photo/Michael Laughlin)/2023-04-03 12:56:37/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연습생 신화를 쓰다
센가가 처음부터 빛을 본 것은 아니다. 그가 2011년 일본 리그에 데뷔할 때 연봉은 270만엔. 육성 선수(연습생) 신분이었다. 중학교 때까지 내야수로 뛰다 투수로 전향했고, 고교 졸업 때도 일본 프로 구단 지명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야구에 조예가 깊던 나고야 한 스포츠용품점 사장이 그를 소프트뱅크 스카우트에게 소개했고, 잠재력을 인정받아 3군 육성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입단 초 고교 시절 부상 여파로 공을 던지지 않는 동안 근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140㎞대였던 패스트볼 구속을 150㎞까지 끌어올리며 경쟁력을 갖게 됐다. 또 이 동안 낙차 큰 ‘고스트 포크볼’까지 장착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면서 다섯 차례나 소프트뱅크를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0년에는 퍼시픽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관왕에 올랐다. 그의 2022년 일본 리그 연봉은 6억엔. 11년 만에 222배 뛰어올랐다.
2017년 시즌 후 구단 반대로 메이저리그행이 무산됐을 때 5년 계약을 하면서 해외 진출 시 계약 파기 조항을 넣으면서 미국 도전의 꿈을 불살랐던 그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의 재팬시리즈 진출이 무산된 뒤 미국 도전을 선언했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치열한 경합 끝에 1986년 이후 36년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메츠와 5년 총액 7500만달러(약 988억원)에 계약 도장을 찍었다.
센가는 공의 위력만 따지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다. 하지만 최근 7년간 150이닝 넘게 소화한 시즌이 두 번뿐이고, 2022년 두 차례나 오른쪽 팔꿈치 이상으로 전력에서 빠졌을 만큼 내구성에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메츠가 센가와 5년 계약을 맺으면서 3년 후 옵트아웃(선수가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조항에 3시즌 400이닝 투구 조건을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고스트 포크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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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바다
2023.04.04 02:03:38
일본의 실력은 이 번에 확실히 보았다. 그런 일본마저 잡겠다고, 호주전에 올인을 하지 않은 자가 감독을 했다니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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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꿀
2023.04.04 02:03:20
5회 원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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