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보작호도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까치호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까치와 호랑이입니다. 원래 청나라에서는 표범을 씁니다. 청나라가 한족을 다스리면서 '우리의 하느님을 모시면 너희들도 기쁜 소식을 받을 것이다'라 하여 계몽을 하려는데 워낙 문맹이 많아 그림으로 그린 것이 희보작호도입니다
까치는 희작喜鵲이라고 한자로 씁니다. 기쁜 까치라는 뜻인데, 하늘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거기서 기쁠 희자를 따고, 표범의 pao와 같은 발음인 보 報-갚을 보짜를 더하여 희보-즉 기쁜 소식이라는 뜻을 전하면서 그림은 까치와 표범을 그렸던 것이지요. 그것이 한국에서는 민족정기를 상징하는 호랑이로 바뀌어서 까치와 호랑이가 됩니다.
까마귀는 원래 태양의 상징이었습니다. 세발 까마귀가 태양의 상징이라는 것은 잘 아시죠. 세발은 부계사회의 강력한 통치력의 상징입니다. 그 근원은 수메르 신화-길가메쉬, 우트나피시팀 등의 신화, 그리고 일본서기에 스사노오 노미코도 등이 모두 까마귀 혹은 작은 까마귀로 등장합니다.
서양에서 까마귀가 천대를 받은 것은 시세로 혹은 키케로가 암살당할 때 배에 까마귀떼가 몰려들었다해서 죽음의 냄새를 맡는다-불길하다-죽음과 연상결합한 결과입니다. 동양에서는 역법의 개량과 연관이 있습니다.
하우씨의 태양력은 일년 10달이었습니다. 요임금이 부탁을 받고 동이의 장군 예를 시켜 역법을 개량하게 합니다. 그 신화가 하늘에 열개의 태양 중에 아홉개를 떨어뜨린 이야기로 전해집니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달집태우기입니다.
정월 초하루에 햇대를 제관의 집앞에 세우고 대보름에 햇대를 공터에 세우고 짚북더기, 대나무 등으로 달집을 만듭니다. 짚으로 둥글게 달문을 만들어 걸기도 합니다. 처음 달을 본 사람이 달봤다라고 하면 불을 지핍니다. 그 주위를 사람들이 돌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달의 집에 불났다 불꺼라 불꺼라. 까마귀야 너거집에 불났다 불꺼라'입니다. 그리고서 달집을 쓰러뜨리고 발로 밟습니다. 여기서 짓밟히는 까마귀는 태양과 태양력을 상징합니다. 태양력은 이제 가고 달의 운행이 중심이 되는 태음력이 등장했다는 것을 상징하는 행사인 것입니다.
일본에는 까마귀가 한국처럼 천대받지 않습니다. 이유는 태양력법 시행 이전의 까마귀태양신화를 지닌 종족이 일본에 들어가서 그 신화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부단히 중원의 동이족과 교류, 혹은 왕래하면서 태양력 이후, 태음력의 신화를 반영하여 까마귀를 천대하는 문화로 정착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까마귀가 천대받아 쫓겨간 후 대신 등장한 것이 까치입니다. 까치는 작은 까마귀라는 뜻입니다. 치는 작다는 뜻이죠. 지금도 일본말에서는 치이사이라고 하여 작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꽁치, 멸치... 등 몇 개 용례가 남아 있기도 합니다. 원래 수메르 신화에서는 작은 까마귀가 영웅과 동반하거나 영웅시되는 예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