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80/ 하나님께서 불기둥과 구름 기둥으로 인도하심에도 왜 모세는 호밥에게 길 안내를 부탁했을까?
모세가 이르되 청하건대 우리를 떠나지 마소서 당신은 우리가 광야에서 어떻게 진 칠지를 아나니 우리의 눈이 되리이다 우리와 동행하면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는 대로 우리도 당신에게 행하리이다(민 10:31~32)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인도로 출애굽의 노정에 나선 이래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친히 인도하셨다.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을 그들에게 비추사 낮이나 밤이나 진행하게 하"(출 13:21)셨다. 그런데 모세는 그의 처남 호밥에게 광야에서 그들을 안내하는 눈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쉽게 말해 호밥이 광야에서 살아 그곳 지형에 익숙하니 광야가이드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쉬운성경은 이 구절을 "처남은 이 광야에서 우리가 어디에 진을 쳐야 할지 알고 있습니다. 처남은 우리의 안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갑시다.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좋은 것을 다 처남에게 나누어 드리겠습니다"라고 번역하였다. 왜 모세는 하나님의 기적적인 인도하심에도 불구하고 호밥에게 그런 부탁을 하고 있는가? 아마도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이유일 것이다.
첫째는 그야말로 호밥이 어디에 어떻게 진을 쳐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님께서 그들을 인도하시어 이스라엘이 떠나야 할 곳과 머무를 곳을 지정해 주셨다. 그러나 그것은 큰 방향 제시'였다. 출애굽 대군이 실제로 장막을 치려면 많은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하다. 광야생활을 해 보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쩌면 이동할 때보다 머무를 때에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캠핑을 가보면 그 사실이 실감난다. 장소를 정하고 텐트를 칠 때가 되면 배치도, 위치도 일일이 손을 봐주어야 한다.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광야생활에 익숙한 호밥의 실제적인 도움은 매우 유용하였을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의 인도를 확신하였다. 그러나 출애굽의 지도자로서 그는 현실적인 상황을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광야를 아는 호밥은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모세가 처 가족들의 구원을 생각하였을 것이다. 모세의 처남 호밥은 "미디안 사람 르우엘의 아들”(민 10:29)이었으므로 아버지를 따라 미디안족속이었다. 동시에 그는 족속이었다(삿 4:11). 이는 그들이 우상숭배자였음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모세가 호밥에게 그런 제안을 한 것은 그로 하여금 이방족속의 우상숭배를 떠나 이스라엘의 여호와 신앙에 참여시키기 위함일 수 있다. 모세는 호밥에게 "여호와께서 주마하신 곳으로 우리가 행진하나니 우리와 동행하자"(29절)고 제안한다. 그 제안에 호밥은 "나는 가지 아니하고 내 고향 내 친족에게로 가리라”(30절)고 답한다. 그런 호밥의 반응에 모세가 "우리를 떠나지 마소서…우리와 동행하면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는 대로 우리도 당신에게 행하리이다"(30~31절)라고 다시 제안한다. 민수기 본문은 모세의 이 제안에 대한 호밥의 반응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결국에는 이스라엘과 동행하였음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사사기 시대에 호밥의 자손들이 유다 자손들과 함께 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삿 1:16; 4:11 참고). 그리고 호밥의 족속은 모세의 약속대로 은혜를 받는다. 사울이 아말렉 족속을 칠 때, 그는 겐 사람들을 향해 “아말렉 사람 중에서 떠나가라 그들과 함께 너희를 멸하게 될까 하노라 이스라엘 모든 자손이 애굽에서 올라올 때에 너희가 그들을 선대하였느니라"(삼상 15:6)고 하였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세대 지도자인 사울까지 모세가 호밥에게 한 약속을 기억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엘렌 G.화잇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나님께서는 형벌을 주시면서도 자비를 기억하셨다. 아말렉 사람들을 멸하는 마당에서도 그들 중에 거하는 겐 사람을 구하셨다. 이 백성은 완전하게 우상숭배를 버리지도 않았으나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이었고 이스라엘과 친한 자들이었다. 이 족속 중에 모세의 처남 호밥이 있었는데 그는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광야를 여행하였고, 그가 그곳 지리를 잘 알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귀중한 도움을 주었었다.” (부조, 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