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성(鐘聲)
고요한밤 산당에 말없이 앉았으니 고요하고 텅비어 본연의 모습일세
무슨일로 서풍은 임야를 움직이나 찬기러기 한소리 먼하늘에 울리네
원각산 한가운데 나무 한그루 생겼는데 꽃이 핀 것은 하늘과 땅 나누기도 전이라네
푸르지도 희지도 않고 또한 검지도 않으며 봄바람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다네.
색계 욕계 무색계는 물을 긷는 도르레니 백천만겁 긴세월은 수도없이 지내왔네
얻은 이몸 금생에서 제도하지 못할진데 어느생을 기다려서 이네몸을 제도하리.
겹쳐진 듯 푸른산은 아미타불 극락토요 끝도없는 푸른바다 부처님의 궁전이
어느것을 가져와도 걸릴바가 없으련만 몇 번봤나 솔정자에 학의 머리 붉어짐을 ...
지옥의길 가운데서 업고받는중생이여 이 종소리 들으시고 고통벗고 낙얻으소.
아귀의길 가운데서 업고받는중생이여 이 종소리 들으시고 고통벗고 낙얻으소.
축생의길 가운데서 업고받는중생이여 이종소리 들으시고 고통벗고낙얻으소.
서방정토 극락세계 만월모습 아미타불 미간백호광명 온허공을 비추시니
그누구든 일념으로 미타명호 청하오면 순식간에 무량한공 원만하게이루리라
원컨대 이종소리 법계에 두루하여 철위산 짙은어둠 모두다 밝아지고
삼도는 고통없고 도산은 부서져서 뭇중생 남김없이 정각을 이루고저
나에게 한권의 경책이 있나니 종이나먹으로 이루어진것이아니라네
펼쳐보면 한 글자도 없지만 언제나 위대한 광명을 놓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