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구현초등학교 앞 마을마당에 모인 이들이 딱따구리가 나무 쪼는 소리를 들으며 근처 봉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은평민들레당·생명다양성재단·서울환경연합의 활동가·연구원들과 시민들 총 19명이 줄지어 걸었다. 이들은 최근 봉산의 나무들에 봄마다 설치된 ‘끈끈이 롤트랩’으로 인한 나무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모였다. "
"느티나무, 벚나무, 팥배나무, 떡갈나무, 참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끈끈이 롤트랩의 영향으로 변색되거나 껍질이 벗겨지고 뒤틀리는 피해를 보았다. 상처가 벌어져 그 사이로 부후균이 퍼진 나무도 많았다. 나무를 분해하는 곰팡이인 부후균은 그 자체로 나무에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나무가 건강하지 않을 땐 생명을 갉아 먹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끈끈이 롤트랩의 방제 효과에 회의적이다. 정종국 강원대 산림환경보호학과 교수는 한국산림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서 “끈끈이 롤트랩에는 대벌레 외에도 다양한 절지동물과 먼지 등이 부착됨에 따라 방제 효과 감소가 예상된다”며 “이외에도 다양한 거미류, 벌류, 파리류 등 산림 내에서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절지동물류의 포획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