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우리 원전의 해외 진출을 겨냥해 지어진 ‘OPR1000(‘Optimized Power Reactor 1000MW’)’은 신고리 1·2호기를 통해 ‘개선형 OPR1000’으로 그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개선형 OPR1000’은 일체형 원자로 상부구조물과 복합건물 등 총 97개의 개선사항이 반영된 우리나라 2세대 원전의 결정판이었습니다. 이전의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이 한층 향상됐으며, 합성구조물 공법과 원자로냉각재배관 자동용접 등 신공법을 최초로 적용했습니다. 특히 2011년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거울 삼아 비상냉각수 주입배관, 비상전원, 피동형수소제거장치 등의 도입을 통해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죠.
1990년대 초 한빛3·4호기를 통해 원전기술 자립을 달성하고, 한국표준형원전의 바탕을 마련해 ‘개선형 OPR1000’으로까지 발전시켜온 우리나라는 2002년 한층 진일보한 3세대 원전 ‘APR1400(Advanced Power Reactor 1400)’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APR1400의 설비용량은 1400MW로 OPR1000의 1000MW보다 40%나 향상됐지만, 뛰어난 경제성과 안전성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UAE 원전 수출의 쾌거, 바라카 원전
OPR1000 개발과 함께 시작된 우리 원전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시도는 APR1400의 개발과 함께 더욱 활기를 띠게 됐으며, 2009년 12월 최초의 원전 수출이라는 쾌거로 이어졌습니다.
UAE 정부는 2020년까지 자국의 전력 수요가 4만MW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수도 아부다비 서쪽 지역 Barakah에 대규모 원전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국 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전력회사와 현대건설 등 협력사로 구성된 ‘한전컨소시엄’은 프랑스·미국·일본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ENEC(Emirate Nuclear Energy Co.) 발주한 2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원전 건설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를 세계 다섯 번째 원전기술 수출국이자 여섯번째 원전수출국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가로 8㎞, 세로 1.8㎞에 이르는 바라카 원전의 규모는 여의도 면적의 4배에 이르고, 이슬람사원 모스크를 연상시키는 원자로 건물의 상부돔은 30층 아파트 높이와 유사한 80m를 넘어섭니다. UAE 최대 규모인 1600톤 타워크레인도 두 기나 동원됐죠.
4기 원전 건설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에는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에 사용된 콘크리트의 네 배 등 막대한 물량이 투입됐습니다.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와 미사일 공격에도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반적으로 쓰이는 22mm보다 2.5배 직경이 큰 55mm의 철근을 사용했습니다.
투입 인력 또한 그 규모가 엄청났습니다. 협력사 인력까지 1400여명의 한국인을 포함 등 아시아 전역 2만여 명의 글로벌 인력이 참여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바라카 원전사업의 약자인 BNPP(Barakah Nuclear Power Plant)가 Bangladesh·Nepal·Philippines·Pakistan 등 제3국 참여 국가들의 첫글자를 따서 작명됐다는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
2011년 3월 14일 한-UAE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거행한 바라카 원전은 2014년 5월 1호기 원자로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이후 현대건설은 2023년까지 총 4기의 원전 건설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UAE에 원전 수출했더니 연료 우라늄 수출도 '쑥'…작년 4천억원
자동차 이은 對UAE 주력 수출품 자리매김…"원전 수출 연관 효과 사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전의 본격 가동으로 연료인 우라늄의 수출이 늘어나는 등 원전 수출에 따른 산업 연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UAE에 역대 최대 규모인 3억500만달러(약 4천200억원)어치 우라늄을 수출했다.
한국이 UAE에 수출한 우라늄은 한국이 현지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에 들어가는 연료 제품이다.
한국은 2009년 아부다비에 들어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해외 원전 수출의 물꼬를 텄다.
바라카 원전은 모두 4기다. 1·2·3호기는 각각 2021년 4월, 2022년 3월, 2023년 2월 상업 운전을 순차적으로 시작했고, 마지막 4호기도 연료 장전까지 마치고 가동을 준비 중이다.
원전 업계에 따르면 UAE는 약 1년 반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원전 연료 제조 능력을 보유하지 않아 연료 전량을 원전 공급국인 한국에서 구매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료가 제작한 원전 연료봉 다발.[한국원자력연료 홈페이지]
국내 원전 연료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전력의 계열사인 한국원자력연료가 UAE에 원전 연료를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 우라늄 수출은 대부분 한국형 원전 수출국인 UAE를 상대로 이뤄지고 있다.
UAE로의 우라늄 수출은 바라카 원전이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16년 4천200만달러 규모로 시작됐고, 원전 4기의 전면 가동이 가까워진 작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작년 우라늄은 한국의 UAE 수출품 중 자동차(4억8천300만달러)와 자동차 부품(3억5천1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수출 규모가 큰 상품으로 부상했다.
한국은 일정 비율로 농축된 우라늄을 육불화우라늄(UF6) 가스 형태로 영국 등에서 수입한 뒤 국내에서 가공을 통해 우선 작고 얇은 원판 모양의 펠릿으로 만든다. 펠릿을 다시 안이 빈 긴 봉에 차곡차곡 넣어 쌓아 올리면 원전에서 연료로 쓰는 연료봉이 된다.
원료인 우라늄은 시간이 지나면 소모되는 만큼 한국은 바라카 원전 수출로 지속적 원전 연료 수출을 할 수 있게 됐다.
국제 원자력 규범 탓에 한국은 직접 천연 상태의 우라늄을 발전 용도로 쓸 정도까지 농축하지 못하고 수입한다. 하지만 원전 연료는 기초 재료인 우라늄보다 가공·성형비의 부가가치가 더 크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를 팔았더니 연료도 독점해서 공급하게 돼 연관 경제 효과를 거두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이해하면 된다"며 "원전 연료는 원자로 형태마다 다르기 때문에 한국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 2023년 한국의 UAE 주요 품목 수출 현황
(단위 : 천달러)
품목 | 수출액 |
자동차 | 482,905 |
자동차부품 | 351,436 |
우라늄 | 305,293 |
석유제품 | 203,412 |
기호식품 | 193,660 |
※ 자료 : 한국무역협회
3.UAE원전 추가 수주 예상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추가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승리로 끝난 체코 원전 수주전에 이어 또 다른 새 원전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마드 알카비 오스트리아 주재 UAE 대사 겸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UAE 대표는 이날 로이터에 “입찰 방식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정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UAE 정부는 원전 규모와 위치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원전은 2~4기로 구성되고, 올해 입찰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UAE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주요 원자력 기술 개발업체들과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4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