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수 영화] 영화 입회인, 그 첫 출발
전창수 지음
영화 입회인으로 나는 인생의 첫 출발점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상처로 얼룩진 인생에서 영화 입회인은 내게 처음으로 치유가 되기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영화를 통해, 그리고 영화리뷰를 쓰면서 나는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신앙심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마음이 왔다갔다 하면서, 길고 긴 날들을 보내왔다. 글도 그렇고 삶도 그렇다.
영화 입회인이 첫 출발이었다. 영화 입회인은 극장에 가서 들어오는 관객수를 배급사에 보고해주는 직업이다. 극장에 직접 가서 하는 것이라, 어떤 극장에 배치될 지는 알 수 없으며, 한 극장에만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주 다니다 보면, 자주 가는 극장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기는 해도, 어떤 영화가 어느 극장에 들어가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한 극장만 다니게 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지금은 전산시스템이 다 되어 있기 때문에 영화 입회인이란 직업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나는 영화 입회인으로 진짜 삶을 시작했으며, 그 후의 방황도, 그 후의 삶도, 그때가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나는 먼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기나긴 길을 걸어야 할 것만 같은 오늘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