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0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수문장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선방쇼를 펼치며 바이엘 레버쿠젠의 16강 진출 꿈을 좌절시켰다.
바르사가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고전 끝에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무승부의 중심에는 다름 아닌 바로 독일 대표팀 골키퍼 테어 슈테겐이 있었다.
바르사는 이미 16강 진출은 물론 조 1위도 확정 지은 상태였기에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채 마크 바르트라를 비롯해 산드로 라미레스와 무니르 엘 하다디, 세르히 삼페르, 그리고 윌프리드 카툼 같은 유스 출신 선수들로 레버쿠젠 원정에 나섰다.
당연히 경기는 시종일관 최정예로 나선 레버쿠젠의 주도 속에서 이루어졌다. 레버쿠젠은 경기 초반 하칸 찰하노글루의 슈팅으로 바르사 공략에 나섰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찰하노글루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은 살짝 골문을 빗겨나갔고, 11분경 찰하노글루의 프리킥은 테어 슈테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도리어 레버쿠젠은 바르사 에이스 리오넬 메시에게 먼저 실점을 허용하는 우를 범했다. 19분경 이반 라키티치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받은 메시가 가볍게 베른트 레노 골키퍼를 제치고 차분하게 골을 기록한 것.
다행히 레버쿠젠은 빠른 시간에 동점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23분경 아드미르 메흐메디의 크로스를 찰하노글루가 영리하게 발 뒷꿈치로 내주었고, 이를 치차리토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6강 진출을 위해선 승리가 필요했던 레버쿠젠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파상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바르사엔 테어 슈테겐이 있었다. 테어 슈테겐이 연신 레버쿠젠의 슈팅을 저지해냈다. 특히 테어 슈테겐은 89분경 슈테판 키슬링의 크로스를 치차리토가 골키퍼 바로 앞에서 시도한 슈팅을 손 끝으로 막아내는 신기를 보였다. 이는 이 경기에서 테어 슈테겐이 펼친 많은 선방들 중에서도 단연 백미였다.
레버쿠젠은 바르사를 상대로 무려 26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이 중 유효 슈팅도 10회에 달했다. 하지만 테어 슈테겐은 이 중 9개의 슈팅을 선방해내며 레버쿠젠 공격수들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레버쿠젠 선수들은 다리가 풀릴 정도로 사력을 다해 뛰었으나 테어 슈테겐의 벽을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동시간에 열린 타 구장 경기에서 로마가 BATE 보리소프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기에 레버쿠젠이 바르사를 이겼다면 레버쿠젠이 16강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러하기에 한층 뼈 아픈 무승부였다.
어쩌면 92년생 동갑내기로 독일 대표팀에서 테어 슈테겐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레노 골키퍼를 비롯한 레버쿠젠 선수들은 물론 바이아레나를 가득 메운 레버쿠젠 팬들은 내심 테어 슈테겐이 야속하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미 테어 슈테겐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의 슈팅을 연달아 선방해내며 바르셀로나의 결승 진출에 기여한 바 있다. 특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손 끝으로 쳐낸 후 빠른 2차 동작으로 골 라인에 걸쳐있는 공을 걷어낸 선방은 UEFA에서 선정한 2014/15 시즌 챔피언스 리그 최고의 선방으로 뽑힌 바 있다. 테어 슈테겐은 이번에도 또 다시 독일 팀에게 악몽을 선사하며 자국에 더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김현민 기자
자료출처 : 골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