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학기행
예술의 기쁨 (김세중 미술관, 김남조 문학관)을 돌아보고
김명실 시인
그 동안 11월답지 않게 포근하던 날씨 강풍을 동반하여 비가 내린 후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하다. 몇 개월 만나지 못한 동인들들 만난다는 설렌 마음을 안고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1시간을 달려 서울 역에 도착해 4호선 전철로 삼각지 역 까지 가서 6호선으로 갈아타고 효창공원 역에서 내려 두리번거리는 내 눈 앞에 전주에서 올라 온 최옥순 시인이 보였다. 정말 반가웠다. 우린 서로 손을 흔들며 다가와 손을 꼭 잡고 ‘효창공원’ 쪽으로 올라가다 길을 몰라 부동산에 들러 길을 물었더니 건물을 나가면 왼쪽 골목이 있는데 그 길로 가라했다. 길을 걷다보니 언덕배기 길 끝머리에 예술의 기쁨(김세중 미술관) 이 보였다. 반가웠다. 시간을 보니 약속 시간 까지 20여분 여유가 있었다. cafe에 가 커피를 마시고 앉아 있다가 정해진 시간에 맞춰 가자며 cafe를 찾았으나 그 근처엔 없었다. 그래서 약속 시간 보다 좀 이르게 미술관에 도착했다.
3층의 아담한 미술관에 들어서니 故 박병욱 (1939〜2010)조각가의 회고전 ‘벽璧 그리고 향向이 개최되고 있었다. 대기실에 안내되어 차를 마시며 일행을 기다렸다. 좀 있으니 김홍섭 회장, 김두녀 고문, 최명숙 회원이 들어왔다. 참가 인원은 최옥순 시인, 나 김명실을 포함해 5인이 되었다. 우리는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우리문학회 관련 논의를 하고 같이 나와서 전시실에 들어섰다.
조각 전시는 인간에 내재한 존재율과 사유의 문제를 심화시킨 인체 조각을 재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고 했다. 1975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향向’을 비롯하여 인체의 조형적 형상을 간결하고 세밀하게 구현한 ‛상像’ 시리즈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담은 ‘념念’과 ‘망望’등 작가의 대표적인 청동조각 25점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작가가 작품을 구상하고 계획했던 치밀하고 완성도 높은 드로잉, 청동을 대치한 합성수지 소재의 조각과 갑자기 찾아온 신체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열정을 쏟았던 종이 점토 작품도 전시돼 있었다.
우린 사진도 찍고 회고전을 통해 당시 예술가로서 처한 현실세계의 ‘벽壁’, 인간 실존의 문제를 갈구하였던 ‛향向’의 예술 세계를 함께 사유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1층에 위치한 김남조 유고집들을 돌아보며 시인과 함께하는 시간도 가졌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나니 점심때가 되어 언덕길을 따라 내려오다 ‘웃소’ 라는 음식점에서 ‘차돌된장찌개’ 백반을 먹으며 그 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다. 식사 후에 ‘효창공원’을 돌아보며 義烈祠에 들러 조국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친 5人의 義烈士 분께 묵념을 했다. 깊어가는 가을 태양은 남은 기염을 힘껏 토해내고 있었다.
첫댓글 그날 멋진 하루였지요.멀리서 함박웃음을 안고 달려온 최옥선님
평택에서 늘 단지걸음으로 미소를 안고 오는 두 분 때문에
우린 만나야 할 이유가 됩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인연과 인연
말 할 수 없는 연결고리속에
이어가는 우리의 삶
멋진 길 그 안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으며
그대 가는 길이 힘들지라도
우리가 있어 행복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