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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십이삼군부촉주인정양시어(送張十二參軍赴蜀州因呈楊侍御)-두보(杜甫)
장 참군이 촉주 부임을 전송하고, 양 시어에게도 알려드리다-두보(杜甫)
好去張公子(호거장공자) : 잘 가십시오, 장공이시여
通家別恨添(통가별한첨) : 집안이 서로 통하니 이별의 한이 더합니다.
兩行秦樹直(양항진수직) : 좌우의 두 줄의 길에 진나라 나무는 곧고
萬點蜀山尖(만점촉산첨) : 수많은 촉나라 산봉우리 뾰족하기만 합니다.
御史新驄馬(어사신총마) : 양 시어사는 새로 총마를 타셨고
參軍舊紫髥(삼군구자염) : 장 참군은 옛날 붉은 수염 한 진나라 치초같은 분입니다
皇華吾善處(황화오선처) : 임금의 사신이 우리와 잘 지내시니
于汝定無嫌(우여정무혐) : 그대에게도 반드시 꺼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기고삼십오서기(寄高三十五書記)-두보(杜甫)
고서기에게 부치다-두보(杜甫)
歎息高生老(탄식고생노) : 고 서기님의 연로하심이 극정되나
新詩日又多(신시일우다) : 새로 자운 시들이 나날이 많아집니다.
美名人不及(미명인부급) : 아름다운 명성을 다른 사람은 따르지 못하고
佳句法如何(가구법여하) : 좋은 시구 짓는 법은 어떠하신지요.
主將收才子(주장수재자) : 장군님께서 재주 있는 고 서기님 뽑으셨으니
崆峒足凱歌(공동족개가) : 공동 땅에서는 족히 개선가를 부를 수 있겠습니다.
聞君已朱紱(문군이주불) : 듣건대, 그대 이미 붉은 관리의 옷을 입었으니
且得慰蹉跎(차득위차타) :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을 잠시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투증가서개부한이십운(投贈哥舒開府翰二十韻)-두보(杜甫)
개부 가서한께 드립니다-두보(杜甫)
今代麒麟閣(금대기린각) : 지금의 시대에 기린각에서는
何人第一功(하인제일공) : 어떤 사람이 공이 제일이겠는가.
君王自神武(군왕자신무) : 군왕께서 스스로 신처럼 용맹하시고
駕馭必英雄(가어필영웅) : 신하를 부리심에는 반드시 영웅이십니다.
開府當朝傑(개부당조걸) : 개부님은 조정의 영걸이시고
論兵邁古風(논병매고풍) : 병법을 논하심에는 고인을 능가하십니다.
先鋒百戰在(선봉백전재) : 선봉장이 되어 백 번 싸움에 계시어
略地兩隅空(략지량우공) : 땅을 빼앗아 두 모퉁이 땅이 비었습니다.
靑海無傳箭(청해무전전) : 청해 땅에는 전쟁이 없어지고
天山早挂弓(천산조괘궁) : 천산 땅에는 일찍 전쟁이 그쳤습니다.
廉頗仍走敵(렴파잉주적) : 염파처럼 적을 도주하게 하고
魏絳已和戎(위강이화융) : 위강처럼 이미 오랑캐와 화해했습니다.
每惜河湟棄(매석하황기) : 매번 황하와 황수가 버려진 것을 아쉬워하고
新兼節制通(신겸절제통) : 새로 절제사를 겸하여 통하게 되었습니다.
智謀垂睿想(지모수예상) : 지략을 천자의 생각처럼 보여주시고
出入冠諸公(출입관제공) : 조정을 출입함에 제공들 중에서 으뜸이었습니다.
日月低秦樹(일월저진수) : 일월이 진나라 나무에 나직하고
乾坤繞漢宮(건곤요한궁) : 건곤은 한나라 궁궐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胡人愁逐北(호인수축배) : 오랑캐는 패한 군대를 쫓아올까 두려워하고
宛馬又從東(완마우종동) : 대완 지방의 말은 또 동쪽을 향해 쫓아옵니다.
受命邊沙遠(수명변사원) : 명을 받아 변방의 사막까지 멀리 가고
歸來御席同(귀내어석동) : 돌아와서는 천자의 자리와 함께 하십니다.
軒墀曾寵鶴(헌지증총학) : 수레에 있어서는 일찍이 총애 받은 학이요
畋獵舊非熊(전렵구비웅) : 사냥에서는 예부터 곰도 아니었습니다.
茅土加名數(모토가명수) : 띠풀 우거진 땅에도 호구의 수를 더하였고
山河誓始終(산하서시종) : 산과 물처럼 처음과 끝을 맹서하십니다.
策行遺戰伐(책항유전벌) : 묘책이 행하여지니 전쟁을 버리시고
契合動昭融(글합동소융) : 서로 맞음이 일할 때마다 천자의 밝음에 부합되십니다.
勳業靑冥上(훈업청명상) : 공적은 푸른 하늘보다 낫고
交親氣槩中(교친기개중) : 서로 친교함에도 기개를 지키십니다.
未爲珠履客(미위주리객) : 아직 구슬 신발 싣는 객이 되지는 못했으나
已見白頭翁(이견백두옹) : 이미 백발의 늙은이로다.
壯節初題柱(장절초제주) : 젊은 시절 초년에는 기둥에 글을 지었으나
生涯獨轉蓬(생애독전봉) : 한평생을 다만 구르는 쑥처럼 떠돌아다닙니다.
幾年春草歇(기년춘초헐) : 몇 해나 봄풀이 시들어갔던가요
今日暮途窮(금일모도궁) : 오늘 아침 저물어가는 길이 막혔습니다
軍事留孫楚(군사류손초) : 군대의 일에는 손초와 같은 이를 머물게 하였고.
行間識呂蒙(항간식려몽) : 대오 사이에서 여몽을 알아보았습니다.
防身一長劍(방신일장검) : 몸을 지키는 기다란 칼을 차고
將欲倚崆峒(장욕의공동) : 장차 공동에서 기대어보려 합니다.
증전구판관량구(贈田九判官梁丘)-두보(杜甫)
전씨 아홉 번째 아들 판관 전양구께 드립니다-두보(杜甫)
崆峒使節上靑霄(공동사절상청소) : 공동산 사절 가서한이 높은 벼슬에 오르니
河隴降王款聖朝(하롱강왕관성조) : 하룡의 항복한 왕이 우리 왕실에 복종했습니다.
宛馬總肥秦苜蓿(완마총비진목숙) : 대원국의 준마인 완마가 진의 숙목으로 살찌고
將軍只數漢嫖姚(장군지수한표요) : 장군으로는 하나라의 표요 곽거병만을 알아줍니다.
陳留阮瑀誰爭長(진류완우수쟁장) : 진류 땅의 완우와 누가 뛰어남을 다투며
京兆田郎早見招(경조전낭조견초) : 경조의 전랑에 의하여 일찍이 불리어 졌습니다.
麾下賴君才竝美(휘하뢰군재병미) : 휘하는 그대의 재주를 힘입어 모두가 훌륭하니
獨能無意向漁樵(독능무의향어초) : 오직 고기잡고 나무하는 저를 향하는 뜻만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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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현원대소부연미피(與鄠縣源大少府宴渼陂)-두보(杜甫)
호현의 원씨네 맞 아들 소부와 함께 미파에서 연회를 갖다 -두보(杜甫)
應爲西陂好(응위서피호) : 응당 서쪽 미파못이 너무 좋아
金錢罄一餐(금전경일찬) : 돈을 한 끼 식사에 모두 들였다.
飯抄雲子白(반초운자백) : 밥은 구름처럼 흰 것을 뜨고
瓜嚼水精寒(과작수정한) : 외는 수정처럼 찬 것을 먹었다.
無計廻船下(무계회선하) : 배를 돌려 돌아 내려가려니 방법이 없어
空愁避酒難(공수피주난) : 권하는 술 피하기 어려울까 공연히 근심했다.
主人情爛漫(주인정난만) : 주인이 정이 넘쳐는 분이라
持答翠琅玕(지답취랑간) : 지은 시 손에 쥔 채로 주인의 옥같은 마음에 보답한다.
미피서남대(渼陂西南臺)-두보(杜甫)
미파못의 서남대에서-두보(杜甫)
高臺面蒼陂(고대면창피) : 높은 누대는 푸른 못과 면해있고
六月風日冷(륙월풍일냉) : 유월인데도 바람에 날이 차다.
蒹葭離披去(겸가리피거) : 억새와 갈대는 어지러이 뼏혀 있고
天水相與永(천수상여영) : 하늘과 못물은 서로 이어져 멀기만 하다.
懷新目似擊(회신목사격) : 마음에 품었던 새 경치가 눈에 와 부딪는 듯
接要心已領(접요심이령) : 종요로운 곳을 만나니 마음은 이미 와 닫는다.
仿像識鮫人(방상식교인) : 비슷하여 마치 교인인 듯 생각되고
空濛辨漁艇(공몽변어정) : 어렴풋하여 고깃배인 듯 판단된다.
錯磨終南翠(착마종남취) : 종남산이 푸르게 출렁이고
顚倒白閣影(전도백각영) : 백각봉의 그림자가 거꾸로 비치는구나.
崷崒增光輝(추줄증광휘) : 높다란 산은 빛을 더하고
乘陵惜俄頃(승능석아경) : 언덕에 오르니 짧은 시간이 아쉬워라
勞生愧嚴鄭(노생괴엄정) : 애서면 사는 삶이 엄준과 정박에 부끄럽고
外物慕張邴(외물모장병) : 세상 일 떠나 삶은 장량과 병만용을 그리워한다.
世復輕驊騮(세복경화류) : 세상은 다시 경박하게도 화류와 같은 명마를 경시하고
吾甘雜䵷黽(오감잡와민) : 나는 잡되게도 개구리와 같은 잡된 것들을 기꺼워하는구나.
知歸俗所忌(지귀속소기) : 돌아갈 줄을 아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꺼리나
取適事莫竝(취적사막병) : 마음에 맞는 것을 취함에는 어떤 일도 함께하지 않는구나.
身退豈待官(신퇴개대관) : 세상일에서 떠나려하면서 어찌 벼슬하기를 기다려 하나
老來苦便靜(노내고편정) : 늙어가면서는 고요함을 애써 편안히 여기게 되었다.
況資菱芡足(황자능검족) : 하물며 먹고 살기에 마름으로도 충분함에야
庶結茅茨逈(서결모자형) : 바라기는 띳집을 멀리 지었으면 한다.
從此具扁舟(종차구편주) : 지금부터는 작은 배 갖추어두고
彌年逐淸景(미년축청경) : 일년 내내 맑은 경치를 쫓아 구경하리라.
미피항(渼陂行)-두보(杜甫)
미파못을 노래함-두보(杜甫)
岑參兄弟皆好奇(잠삼형제개호기) : 잠삼 형제가 모두 절경을 좋아하여
攜我遠來遊渼陂(휴아원내유미피) : 나를 멀리 데리고 와서 미피못을 유람한다.
天地黤慘忽異色(천지암참홀리색) : 천지가 어둑한데 갑자기 풍경이 달라지고
波濤萬頃堆琉璃(파도만경퇴류리) : 만경이나 이는 파도는 유리처럼 쌓인다.
琉璃汗漫泛舟入(류리한만범주입) : 유리처럼 아득한 물결 위로 배 띄워 드니
事殊興極憂思集(사수흥극우사집) : 일마다 특별하여 흥은 지극해지나 걱정스러워진다.
鼉作鯨呑不復知(타작경탄부복지) : 악어가 나타날 고래가 삼켜버릴 지도 모르겠는데
惡風白浪何嗟及(악풍백낭하차급) : 심한 바람과 흰 물결에 어떤 감탄도 미치지 못한다.
主人錦帆相爲開(주인금범상위개) : 주인은 비단 돛을 나를 위해 펼치고
舟子喜甚無氛埃(주자희심무분애) : 뱃사공이 심히 기뻐함은 티끌하나 없이 맑아서라.
鳧鷖散亂棹謳發(부예산난도구발) : 물오리와 갈매기는 어지러이 흩어지고 뱃노래 일고
絲管啁啾空翠來(사관조추공취내) : 음악소리가 가늘게 푸른 공중에서 들려온다.
沈竽續縵深莫測(침우속만심막측) : 비단실 이은 장대를 물에 담가도 깊이를 모르고
菱葉荷花淨如拭(능섭하화정여식) : 마름잎과 연꽃은 닦아낸 듯이 깨끗하다.
宛在中流渤澥淸(완재중류발해청) : 완연하여 발해의 맑은 물 한복판에 있는 듯 하고
下歸無極終南黑(하귀무극종남흑) : 아래로 돌아가려니 종남산처럼 어둑하여 끝이 없도다.
半陂以南純浸山(반피이남순침산) : 미파못의 절반이 남쪽으로 종남산이 가라앉은 듯하고
動影裊窕沖融間(동영뇨조충융간) : 움직이는 그림자는 그 잔잔한 속에 어른거린다.
船舷暝戛雲際寺(선현명알운제사) : 뱃전은 어둑하고 삐걱거리는 소리, 배는 운제사를 지나고
水面月出藍田關(수면월출남전관) : 수면의 달은 남전관으로부터 떠오른다.
此時驪龍亦吐珠(차시려룡역토주) : 이 시간 검은 용도 물 속에서 구슬을 통해내고
馮夷擊鼓羣龍趨(풍이격고군룡추) : 풍이가 북을 치니 온갖 용들이 쫓아간다.
湘妃漢女出歌舞(상비한녀출가무) : 상비와 한녀가 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니
金支翠旗光有無(금지취기광유무) : 거문고의 황금지주와 푸른 깃발이 반짝거린다.
咫尺但愁電雨至(지척단수전우지) : 지척에는 다만 우뢰와 비가 올까 근심하나니
蒼茫不曉神靈意(창망부효신령의) : 아득히 멀어 신령의 뜻을 알지 못한다.
少壯幾時奈老何(소장기시나노하) : 젊은 시절은 얼마나 되며, 늙어짐을 어찌하나
向來哀樂何其多(향내애낙하기다) : 지금까지 슬픔과 즐거움이 어찌 그렇게도 많았던가.
성서피범주(城西陂泛舟)-두보(杜甫)
성 서쪽 저수지에 패를 띄우고-두보(杜甫)
靑蛾皓齒在樓船(청아호치재누선) : 푸른 눈썹 흰 치아의 미인들 배에 있고
橫笛短簫悲遠天(횡적단소비원천) : 지그시 문 피리와 짧은 피리소리 먼 하늘까지 슬프다.
春風自信牙檣動(춘풍자신아장동) : 봄바람에 상아돛대 움직임을 맡겨두고
遲日徐看錦纜牽(지일서간금람견) : 긴 낮에 천천히 닻줄 끌리는 것을 바라본다.
魚吹細浪搖歌扇(어취세낭요가선) : 물고기는 가느다란 물결 불어 노래부채 움직이고
燕蹴飛花落舞筵(연축비화낙무연) : 제비는 나는 꽃잎을 밟아 춤추는 자리에 떨어뜨린다.
不有小舟能蕩槳(부유소주능탕장) : 작은 연락선을 노 젓기를 아니한다면
百壺那送酒如泉(백호나송주여천) : 백 항아리에 어찌 샘처럼 많은 술을 보낼 수 있으리오.
배제귀공자장팔구휴기납량2(陪諸貴公子丈八溝攜妓納涼2)-두보(杜甫)
여러 귀공자들을 모시고 장팔구에서 기생들과 더위를 식히며-두보(杜甫)
雨來霑席上(우내점석상) : 비가 내려 자리를 적시고
風急打船頭(풍급타선두) : 바람이 거세져 뱃머리를 때린다.
越女紅裙濕(월녀홍군습) : 월나라 미녀는 붉은 치마가 젖고
燕姬翠黛愁(연희취대수) : 연나라 여인은 검은 눈썹 우수에 젖는다.
纜侵堤柳繫(람침제류계) : 닻줄은 다가가 제방의 버드나무에 묶고
幔卷浪花浮(만권낭화부) : 장막을 말고 있는데 물결에 꽃이 떠오른다.
歸路翻蕭颯(귀노번소삽) : 돌아가는 길에 바람이 삽상하니
陂塘五月秋(피당오월추) : 제방의 오월 날씨가 가을날이로구나.
배제귀공자장팔구휴기납량1(陪諸貴公子丈八溝攜妓納涼1)-두보(杜甫)
여러 귀공자들을 모시고 장팔구에서 기생들과 더위를 식히며-두보(杜甫)
落日放船好(낙일방선호) : 지는 해에 배 띄우기 좋고
輕風生浪遲(경풍생낭지) : 가벼운 바람에 물결도 천천히 인다.
竹深留客處(죽심류객처) : 대숲 깊어 손님 잡아 두기 좋은 곳
荷淨納涼時(하정납량시) : 연꽃이 깨끗하니 더위 식히기 좋은 때다.
公子調冰水(공자조빙수) : 공자는 빙수를 만들고
佳人雪藕絲(가인설우사) : 미인은 연뿌리 실을 씻는다.
片雲頭上黑(편운두상흑) : 조각구름 머리 위 어둑하니
應是雨催詩(응시우최시) : 이는 응당 비가 시 짓기를 재촉함이다.
중과하씨오수5(重過何氏五首5)-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到此應常宿(도차응상숙) : 이곳에 오면 반드시 늘 묵어야 하고
相留可判年(상류가판년) : 머물려 있으려면 일 년이라도 가능하다.
蹉跎暮容色(차타모용색) : 잘못 뜻을 잃어 저문 얼굴 빛
悵望好林泉(창망호림천) : 슬퍼하며 좋은 숲과 샘을 바라본다.
何日霑微祿(하일점미녹) : 어느 날에야 관리가 되었다가
歸山買薄田(귀산매박전) : 산으로 돌아와 척박한 밭이나 사게 될까.
期遊恐不遂(기유공부수) : 기약한 유람을 이루지 못할까 두려워
把酒意茫然(파주의망연) : 술잔을 잡으니 마음이 아득해지는구나.
중과하씨오수4(重過何氏五首4)-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頗怪朝參懶(파괴조삼라) : 조정에 나아감을 소홀함이 자못 이상했나니
應耽野趣長(응탐야취장) : 유장한 들판 정취를 탐닉해서이리라.
雨抛金鎖甲(우포금쇄갑) : 비에는 금빛 갑옷이 버려져 있고
苔臥綠沈槍(태와녹침창) : 이끼에 녹슨 채 떨어진 창이 눕혀있다.
手自移蒲柳(수자이포류) : 손수 부들과 버들을 옮겨 심었으니
家纔足稻粱(가재족도량) : 집안형편이야 겨우 양식이 족하였다.
看君用幽意(간군용유의) : 그대를 보아하니 그윽한 마음 써서
白日到羲皇(백일도희황) : 대낮에도 복희황제의 시대에 이르시리라.
[五]
중과하씨오수3(重過何氏五首3)-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落日平臺上(낙일평대상) : 평대 위로 해는 지고
春風啜茗時(춘풍철명시) : 봄바람에 차 마실 시간.
石欄斜點筆(석난사점필) : 돌난간에서 비스듬히 붓 적시어
桐葉坐題詩(동섭좌제시) : 오동잎에다 앉아서 시를 짓는다.
翡翠鳴衣桁(비취명의항) : 물총새는 옷 말리는 나무에서 울고
蜻蜒立釣絲(청연립조사) : 잠자리는 낚싯줄에 서있다.
自今幽興熟(자금유흥숙) : 이제부터 그윽한 흥이 익어가
來往亦無期(내왕역무기) : 왕래함에 정한 때도 없어라.
중과하씨오수2(重過何氏五首2)-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山雨樽仍在(산우준잉재) : 산에 비 내려도 술동이는 그대로 두고
沙沈榻未移(사침탑미이) : 모래가 쌓여도 걸상을 아직 옮기지 않는다.
犬迎曾宿客(견영증숙객) : 개는 전에 묵고 간 손님을 맞고
鴉護落巢兒(아호낙소아) : 까마귀는 둥지에 떨어뜨린 새끼를 돌본다.
雲薄翠微寺(운박취미사) : 구름 엷어진 취미사 절간
天淸皇子陂(천청황자피) : 하늘 맑아진 황자 저수지라.
向來幽興極(향내유흥극) : 지금까지 그윽한 흥취 지극하여
步屧向東籬(보섭향동리) : 나막신 신고 걸어서 동쪽 울타리로 향한다.
중과하씨오수1(重過何氏五首1)-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問訊東橋竹(문신동교죽) : 동교의 대나무에 대해 물으니
將軍有報書(장군유보서) : 장군이 답하는 글을 보내왔도다.
倒衣還命駕(도의환명가) : 옷을 거꾸로 입고 다시 말을 부려 와서
高枕乃吾廬(고침내오려) : 베개 높이 베니 바로 내 집 같아라.
花妥鶯捎蝶(화타앵소접) : 꾀꼬리가 나비 잡려다 꽃잎 떨어지고
溪喧獺趁魚(계훤달진어) : 수달이 고기를 잡으려하니 개울 소란하다.
重來休沐地(중내휴목지) : 다시 휴식하고 목욕하는 이 땅에 와보니
眞作野人居(진작야인거) : 진정 야인이 사는 곳이어라.
봉배정부마위곡이수2(奉陪鄭駙馬韋曲二首2)-두보(杜甫)
위곡에서 정부마를 모시고-두보(杜甫)
野寺垂楊裏(야사수양리) : 들판에 절은 수양버들 속에 있고
春畦亂水間(춘휴난수간) : 봄날의 밭두둑은 물로 어리러워라.
美花多映竹(미화다영죽) : 화려한 꽃들은 대숲을 비추고
好鳥不歸山(호조부귀산) : 좋은 새들도 산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城郭終何事(성곽종하사) : 장안에서는 끝내 무슨 일이 있을 것이며
風塵豈駐顔(풍진기주안) : 세상에서야 어찌 늙지 않고 살 수 있을까.
誰能與公子(수능여공자) : 누가 능히 공자와 함께하여
薄暮欲俱還(박모욕구환) : 저물녘에 같이 돌아가자고 할 수 있을까.
봉배정부마위곡이수1(奉陪鄭駙馬韋曲二首1)-두보(杜甫)
위곡에서 정부마를 모시고-두보(杜甫)
韋曲花無賴(위곡화무뢰) : 위곡 땅 꽃들은 믿을 수 없어
家家惱殺人(가가뇌쇄인) : 집집마다 사람을 번뇌하게 하는구나.
綠樽須盡日(녹준수진일) : 좋은 술로 보내야 함은
白髮好禁春(백발호금춘) : 백발로 봄날을 잘 견디혀 함이어라.
石角鉤衣破(석각구의파) : 돌 모서리는 옷이 걸릴 듯 부셔져 있고
藤梢刺眼新(등초자안신) : 등나무 가지 끝은 눈을 찌르는 듯 신선하다.
何時占叢竹(하시점총죽) : 어느 때라야 온통 대숲을 차지하고
頭戴小烏巾(두대소오건) : 작은 검은 두건을 머리에 쓸까.
구일곡강(九日曲江)-두보(杜甫)
구일 날에 곡강에서-두보(杜甫)
綴席茱萸好(철석수유호) : 수유꽃이 자리에 이어져 피었으나
浮舟菡萏衰(부주함담쇠) : 연못에 배 띄워 지나보니 연꽃은 시들었다.
百年秋已半(백년추이반) : 인생 백년에, 이미 가을이 반이나 지나고
九日意兼悲(구일의겸비) : 구월 구일에 마음은 아울러 슬퍼지는구나.
江水淸源曲(강수청원곡) : 강물의 원류가 이곳에서 굽어지니
荊門此路疑(형문차노의) : 이 길이 옛날 환온이 잔치 베푼 형문 땅인가.
晩故高興盡(만고고흥진) : 저녁이 되니 높은 흥취 이미 다하니
搖蕩菊花期(요탕국화기) : 국화꽃 피는 이 기간, 허전한 내 마음 흔들린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10(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10)-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幽意忽不愜(유의홀부협) : 그윽한 뜻이 문득 흡족하지 않으니
歸期無奈何(귀기무나하) : 돌아갈 기약을 어찌할 수 없어서라.
出門流水住(출문류수주) : 문밖을 나서니 흐르는 물 멈추고
回首白雲多(회수백운다) : 머리 돌려보니 흰 구름만 가득하여라.
自笑燈前舞(자소등전무) : 등잔 앞에서 춤추는 일 스스로 웃나니
誰憐醉後歌(수련취후가) : 취한 뒤 부르는 노래를 누가 좋아하리오.
秪應與朋好(지응여붕호) : 다만 반드시 친한 친구와 같이
風雨亦來過(풍우역내과) : 비바람 몰아쳐도 들러보아야 하리라.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9(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9)-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牀上書連屋(상상서련옥) : 상 위에는 책이 지붕까지 이어지고
階前樹拂雲(계전수불운) : 섬돌 앞, 나무는 구름을 치켜 올린다.
將軍不好武(장군부호무) : 장군은 무력을 좋아하지 않아
稚子總能文(치자총능문) : 어린 자식들이 모두 글을 좋아한다.
醒酒微風入(성주미풍입) : 술에서 깨어나니 산들바람 불어오고
聽詩靜夜分(청시정야분) : 시 읊는 소리 들리니 야반이 되었구나.
絺衣掛蘿薜(치의괘나벽) : 칡베 옷을 등라와 벽려에 걸어두니
涼月白紛紛(양월백분분) : 서늘한 달빛이 하얗게 번쩍거린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8(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8)-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憶過楊柳渚(억과양류저) : 기억나노니, 버드나무 물가를 지나
走馬定昆池(주마정곤지) : 정곤지 연못으로 말 달리던 일이여.
醉把靑荷葉(취파청하섭) : 술에 취하여 푸른 연꽃잎 잡고
狂遺白接䍦(광유백접리) : 미친 듯이 흰 두건을 버렸었다.
刺船思郢客(자선사영객) : 배 젓으며 영 땅의 뱃사공 나그네 생각하고
解水乞吳兒(해수걸오아) : 물길을 알아보려 오 땅의 남자들을 찾는다.
坐對秦山晩(좌대진산만) : 앉아서 진산의 저녁을 마주하니
江湖興頗隨(강호흥파수) : 남방지방 강호의 흥취가 자못 따른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7(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7)-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栜樹寒雲色(색수한운색) : 색나무는 찬 구름 빛이고
茵蔯春藕香(인진춘우향) : 인진쑥의 향기는 봄철 연뿌리 같다.
脆添生菜美(취첨생채미) : 부드러운 생채는 더욱 아름답고
陰益食單涼(음익식단량) : 식사 위해 펼친 자리는 더욱 시원하다.
野鶴淸晨出(야학청신출) : 들판의 학은 맑은 새벽에 나오고
山精白日藏(산정백일장) : 산도깨비는 대낮에는 숨어있다
石林蟠水府(석림반수부) : 바위 숲은 물 아래에 어리어
百里獨蒼蒼(백리독창창) : 백 리나 홀로 푸르고 푸르구나.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6(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6)-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風磴吹陰雪(풍등취음설) : 바람 이는 돌계단에 음산한 눈발이 날리는데
雲門吼瀑泉(운문후폭천) : 구름 낀 문에는 폭포수 소리가 포효한다.
酒醒思臥簟(주성사와점) : 술이 깨어 대자리에 누울까 생각했는데
衣冷欲裝綿(의냉욕장면) : 폭포 물에 옷이 차가워져 솜을 넣고 싶어진다.
野老來看客(야노내간객) : 시골 노인 찾아와 손님들을 보고서
河魚不取錢(하어부취전) : 강의 물고기로 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秪疑淳樸處(지의순박처) : 다만 의심스러우니, 순박한 곳이라
自有一山川(자유일산천) : 자연히 한 산천의 세계가 있는가 한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5(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5)-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剩水滄江破(잉수창강파) : 남은 물은 창수의 물을 나눈 것이요
殘山碣石開(잔산갈석개) : 쇠잔한 가산은 갈석산처럼 열리어 있구나.
綠垂風折笋(녹수풍절순) : 푸르게 드리운 것은 바람에 꺾인 대나무요
紅綻雨肥梅(홍탄우비매) : 붉게 터져 나온 것은 비에 비대해진 매실이어라.
銀甲彈箏用(은갑탄쟁용) : 은깎지는 쟁을 타는데 쓰이고
金魚換酒來(금어환주내) : 금어부로는 술을 바꾸어 왔어라.
興移無灑掃(흥이무쇄소) : 흥이 옮겨가니 청소하는 일도 없어
隨意坐莓苔(수의좌매태) : 마음 내키는 대로 이끼 낀 곳에 앉았어라.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4(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4)-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旁舍連高竹(방사련고죽) : 옆집에 연이은 키 큰 대나무
疎籬帶晩花(소리대만화) : 성근 울타리에는 저녁 꽃이 피었구나.
碾渦深沒馬(년와심몰마) : 맷돌 모양의 소용돌이 말이 빠지도록 깊고
藤蔓曲藏蛇(등만곡장사) : 등나무 덩굴은 뱀이 서린 듯이 굽어있구나.
詞賦工無益(사부공무익) : 글이 비록 좋아도 이로움이 전혀 없으니
山林跡未賖(산림적미사) : 산림에 노닐 자취가 아직 멀지 않았구나.
盡捻書籍賣(진념서적매) : 책을 모두 가져다가 팔아서라도
來問爾東家(내문이동가) : 너의 동쪽 집안의 집값 물으려 오리라.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3(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3)-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萬里戎王子(만리융왕자) : 만 리 먼 곳에서 온 융왕자꽃
何年別月支(하년별월지) : 어느 해에 월지국을 떠나왔는가.
異花來絶域(리화내절역) : 기이한 꽃이여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와서
滋蔓匝淸池(자만잡청지) : 무성히도 뻗어나 맑은 못을 둘러쌌구나.
漢使徒空到(한사도공도) : 한나라 사신 장건은 헛되이 이르렀고
神農竟不知(신농경부지) : 신농씨도 끝내 알지 못했었구나.
露翻兼雨打(노번겸우타) : 이슬에 꽃 피어 비를 맞고
開拆漸離披(개탁점리피) : 피어서는 점차로 어지러이 흩어졌구나.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2(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2)-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百頃風潭上(백경풍담상) : 백 경 되는 못 위로 바람 불고
千章夏木淸(천장하목청) : 천 그루 여름 나무그늘 맑기도 하다.
卑枝低結子(비지저결자) : 낮은 가지에 열매 늘어지고
接葉暗巢鶯(접섭암소앵) : 맞닿은 잎 사이로 둥지 튼 꾀꼬리 어른거린다.
鮮鯽銀絲鱠(선즉은사회) : 은실 같은 신선한 즉어회
香芹碧澗羹(향근벽간갱) : 푸른 골짝 물로 끓인 향기로운 미나리 국.
翻疑舵樓底(번의이누저) : 도리어 의심스러워라, 선루 아래서
晩飯越中行(만반월중항) : 저녁밥 먹으며 월 지방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1(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1)-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不識南塘路(부식남당노) : 남당로를 알지 못하다가
今知第五橋(금지제오교) : 이제야 제오교를 알았도다.
名園依綠水(명원의녹수) : 이름난 원림은 푸른 물가에 있고
野竹上靑霄(야죽상청소) : 들판의 푸른 대나무 푸른 하늘로 솟아있다.
谷口舊相得(곡구구상득) : 곡구와는 예부터 서로 마음이 맞아
濠梁同見招(호량동견초) : 호량에 함께 초대되었다.
平生爲幽興(평생위유흥) : 평생 동안 그윽한 흥취를 위해
未惜馬蹄遙(미석마제요) : 말 타고 멀리 감을 아끼지 않았었다.
백사항(白絲行)-두보(杜甫)
흰실을 노래하다-두보(杜甫)
繰絲須長不須白(조사수장부수백) : 실을 켬에는 길게 해야지 희게만 해서는 안 되는데
越羅蜀錦金粟尺(월나촉금금속척) : 월 지방과 촉 지방의 비단을 금장식 자를 쓰고
象牀玉手亂殷紅(상상옥수난은홍) : 상아 장식 베틀에서 섬섬옥수에 검붉은 색이 어지럽고
萬草千花動凝碧(만초천화동응벽) : 천만가지 꽃 모양이 푸른색으로 꿈틀댄다.
已悲素質隨時染(이비소질수시염) : 흰 바탕이 시절유행을 따라 물들어지고
裂下鳴機色相射(열하명기색상사) : 우리는 베틀에 찢어져 색상이 서로 어울림 슬퍼한다.
美人細意熨貼平(미인세의위첩평) : 미인이 세심하게 다리미질하여 평평하게 다리고
裁縫滅盡針線跡(재봉멸진침선적) : 재봉하여 바느질 자리마저 다 없애버리는구나.
春天衣著爲君舞(춘천의저위군무) : 봄날 비단옷 입고서 임을 위해 춤을 추니
蛺蝶飛來黃鸝語(협접비내황리어) : 나비가 날아오고 꾀꼬리가 노래하는구나.
落絮遊絲亦有情(낙서유사역유정) : 떨어지는 버들개지와 날아 다니는 버들 실도 정이 있어
隨風照日宜輕擧(수풍조일의경거) : 바람을 쫓고 해에 빛나 가볍게 흔들리는구나.
香汗淸塵汙顔色(향한청진오안색) : 향수에 엉긴 땀과 맑은 먼지가 안색을 더럽히니
開新合故置何許(개신합고치하허) : 새 것을 꺼내고 옛 것은 넣어두어 어디가 치우는가.
君不見才士汲引難(군부견재사급인난) : 그대는 보지 못했던가, 재능 있는 선비는 등용하기 어려워
恐懼棄捐忍羇旅(공구기연인기려) :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 나그네 처지를 참고 있는 것을.
봉증선우경조이십운(奉贈鮮于京兆二十韻)-두보(杜甫)
선우경조께 받들어 드리는 20운-두보(杜甫)
王國稱多士(왕국칭다사) : 왕국에 선비가 많다 하나
賢良復幾人(현량복기인) : 어진 선비는 얼마나 될까요.
異才應間出(이재응간출) : 특이한 인재는 간간히 나오나니
爽氣必殊倫(상기필수륜) : 삽상한 기운은 무리를 달리하리라.
始見張京兆(시견장경조) : 처음 장경조를 보니
宜居漢近臣(의거한근신) : 한나라의 가까운 신하임이 마땅하였다.
驊騮開道路(화류개도노) : 화류 같은 말은 길을 열고
鵰鶚離風塵(조악리풍진) : 조악 같은 새는 풍진을 떠났습니다.
侯伯知何算(후백지하산) : 후백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며
文章實致身(문장실치신) : 문장은 실로 높은 지위에 이르게 하였구나.
奮飛超等級(분비초등급) : 힘차게 날아올라 등급을 뛰어 넘어
容易失沈淪(용역실침륜) : 쉽게도 영락한 시절을 벗어났구나.
脫略磻溪釣(탈략반계조) : 반계의 낚시질을 벗어나
操持郢匠斤(조지영장근) : 영장의 도끼 자루를 잡았구나.
雲霄今已逼(운소금이핍) : 구름 끝에 이미 가까이 다가갔으니
台袞更誰親(태곤경수친) : 삼공의 지위를 다시 누가 가까이 하겠습니까.
鳳穴雛皆好(봉혈추개호) : 봉황의 굴에 새끼들 모두 좋고
龍門客又新(용문객우신) : 용문에는 객들이 또 새롭습니다.
義聲紛感激(의성분감격) : 의로운 명성에 분분히 감격도 하나
敗績自逡巡(패적자준순) : 실패한 처지라 스스로 머뭇거립니다.
途遠欲何向(도원욕하향) : 갈 길이 머니 어디로 향해야 하나요
天高難重陳(천고난중진) : 하늘은 높아 다시 진언하기도 어렵습니다.
學詩猶孺子(학시유유자) : 시를 배운 것이 오히려 어린 시절
鄕賦忝嘉賓(향부첨가빈) : 향시의 글은 좋은 빈객들을 욕되게 했지요.
不得同晁錯(부득동조착) : 조조와 같을 수 없었는데
吁嗟後郄詵(우차후극선) : 아, 극선에게도 뒤쳐졌습니다.
計疎疑翰墨(계소의한묵) : 헤아림이 소루하여 글재주가 의심되어
時過憶松筠(시과억송균) : 때가 지나가니 소나무 대나무를 생각합니다.
獻納紆皇眷(헌납우황권) : 삼대예부를 바쳐 황제의 보살핌을 받아
中間謁紫宸(중간알자신) : 그 간에 자신궁에도 알현도 했습니다.
且隨諸彦集(차수제언집) : 잠시 여러 선비들을 따라 모여
方覬薄才伸(방기박재신) : 잠시 보잘것없는 재주를 펼쳐보려 했습니다.
破膽遭前政(파담조전정) : 담 떨어지게 놀라게도 전의 집정자 만났으나
陰謀獨秉鈞(음모독병균) : 음모로 홀로 권력을 잡았습니다.
微生霑忌刻(미생점기각) : 미천한 생명 시기와 각박함에 젖어
萬事益酸辛(만사익산신) : 일마다 더욱 괴롭고 고생스러웠습니다.
交合丹靑地(교합단청지) : 서로 사귐이 고관과 만나는 처지이고
恩傾雨露辰(은경우노진) : 은혜는 비와 이슬을 기울여주는 때입니다.
有儒愁餓死(유유수아사) : 굶어죽을 것을 근심하는 선비가 있으니
早晩報平津(조만보평진) : 조만간에 평진후에게 알리어 주시겠지요.
곡강삼장3(曲江三章3)-두보(杜甫)
곡강 삼장-두보(杜甫)
自斷此生休問天(자단차생휴문천) : 이 인생을 그만 두고 하늘에 묻지 않으리니
杜曲幸有桑麻田(두곡행유상마전) : 두곡 땅에는 다행히 아직 뽕나무와 삼 밭 있으니
故將移住南山邊(고장이주남산변) : 짐짓 남산 곁으로 옮겨 가리라
短衣匹馬隨李廣(단의필마수리광) : 짧은 옷과 한 필 말로 이광을 따르며
看射猛虎終殘年(간사맹호종잔년) : 사나운 호랑이 쏘는 것 보면서 여생을 마치리라.
곡강삼장2(曲江三章2)-두보(杜甫)
곡강 삼장-두보(杜甫)
卽事非今亦非古(즉사비금역비고) : 바로 지은 이 시는 금체시도 고체시도 아니라
長歌激越捎林莽(장가격월소림망) : 긴 노래가 세차게도 숲풀을 스쳐 넘어가는구나.
比屋豪華固難數(비옥호화고난수) : 늘어선 호화주택들은 정말 헤아리기도 어렵고
吾人甘作心似灰(오인감작심사회) : 나라는 인간은 기꺼이 마음을 재처럼 가졌는데
弟姪何傷淚如雨(제질하상누여우) : 아우와 조카들은 무엇이 아파 빗물처럼 눈물 흘리나.
곡강삼장1(曲江三章1)-두보(杜甫)
곡강 삼장-두보(杜甫)
曲江蕭條秋氣高(곡강소조추기고) : 곡강은 스산하고 가을 기운 높은데
菱荷枯折隨風濤(능하고절수풍도) : 마름과 연꽃 시들어 꺾여 바람 따라 물결친다.
遊子空嗟垂二毛(유자공차수이모) : 나그네 공연히 탄식하며 반 백발 드리우고
白石素沙亦相蕩(백석소사역상탕) : 흰 돌과 흰 모래도 서로 요동치는데
哀鴻獨叫求其曹(애홍독규구기조) : 애통한 비둘기 홀로 부르짖으며 무리를 찾는다.
현도단가기원일인(玄都壇歌寄元逸人)-두보(杜甫)
현도단 노래를 원은자에게 부치다-두보(杜甫)
故人昔隱東蒙峯(고인석은동몽봉) : 오랜 친구 지난 날 동몽산 봉우리에 은거하며
已佩含景蒼精龍(이패함경창정룡) : 이미 함경화 창정룡을 지니고 있었도다.
故人今居子午谷(고인금거자오곡) : 오랜 친구 지금은 자오곡에 살면서
獨在陰崖結茅屋(독재음애결모옥) : 홀로 그늘진 언덕에 초가집에 있다.
屋前太古玄都壇(옥전태고현도단) : 집 앞에는 태고의 현도단이 있어
靑石漠漠常風寒(청석막막상풍한) : 푸른 돌은 아득하고 늘 바람이 차갑다.
子規夜啼山竹裂(자규야제산죽렬) : 자규가 밤에 울어 산 대나무 갈라지고
王母晝下雲旗翻(왕모주하운기번) : 왕모 새는 낮에 내려와 구름처럼 깃을 친다.
知君此計成長往(지군차계성장왕) : 그대의 계책 길이 신선 세계로 가게 됨을 아노니
芝草琅玕日應長(지초랑간일응장) : 지초와 낭간은 날마다 응당 자라나겠지요
鐵鏁高垂不可攀(철쇄고수부가반) : 쇠사슬 높이 내려져 있어도 오르지 못하는데
致身福地何蕭爽(치신복지하소상) : 그대의 몸은 복지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상쾌하십니까.
송위서기부안서(送韋書記赴安西)-두보(杜甫)
안서로 부임하는 위서기를 전송하며-두보(杜甫)
夫子欻通貴(부자훌통귀) : 선생이 갑자기 귀하게 되시어
雲泥相望懸(운니상망현) : 구름과 진흙처럼 차이가 현격합니다.
白頭無藉在(백두무자재) : 늙은 이 몸 의지할 곳 하나 없는데
朱紱有哀憐(주불유애련) : 벼슬하시는 그대 나를 가련하게 여기신다.
書記赴三捷(서기부삼첩) : 서기는 세 번의 승리를 위하여 가지만
公車留二年(공거류이년) : 저는 공거에서 이 년을 머물고 있습니다.
欲浮江海去(욕부강해거) : 강과 바다에 배 띄워 떠나려니
此別意茫然(차별의망연) : 이번의 이별에 마음은 아득해집니다.
봉류증집현원최국보우휴렬이(奉留贈集賢院崔國輔于休烈二)-두보(杜甫)
집현원의 최국보와 우휴렬 두 두분께 받들어 남겨 드리다-두보(杜甫)
昭代將垂白(소대장수백) : 태평성대에 머리가 희어지도록
途窮乃叫閽(도궁내규혼) : 벼슬하지 못해 궁궐 문지지 불렀다.
氣衝星象表(기충성상표) : 문장의 기세는 별들의 밖을 찌르고
詞感帝王尊(사감제왕존) : 문장은 제왕을 감동시켰습니다.
天老書題目(천노서제목) : 제상이 제목을 쓰시고
春官驗討論(춘관험토논) : 시험관은 토론을 시험하셨다.
倚風遺鶂路(의풍유역노) : 바람에 기대어 익새의 길을 잃었으나
隨水到龍門(수수도룡문) : 물을 따라 용문에 이르렀다.
竟與蛟螭雜(경여교리잡) : 결국은 교룡과 섞이고
空聞燕雀喧(공문연작훤) : 헛되이 제비와 참새 무리의 소란을 들었습니다.
靑冥猶契闊(청명유글활) : 푸른 하늘은 여전히 멀어서
凌厲不飛翻(능려부비번) : 높이 날려고 해도 날아오를 수 없었습니다.
儒術誠難起(유술성난기) : 유술은 진정 일으키기 어려워도
家聲庶已存(가성서이존) : 가문의 명성은 거의 존속되었습니다.
故山多藥物(고산다약물) : 고향에는 약물이 많고
勝槩憶桃源(승개억도원) : 뛰어난 경치는 도화원을 생각합니다.
欲整還鄕旆(욕정환향패) : 고향으로 가는 깃발을 정돈하려니
長懷禁掖垣(장회금액원) : 길이 궁궐의 담장이 생각납니다.
謬稱三賦在(류칭삼부재) : 나의 삼대례부를 칭찬해주시니
難述二公恩(난술이공은) : 두 분의 은혜를 다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송고삼십오서기십오운(送高三十五書記十五韻)-두보(杜甫)
고서기를 전송하는 시 15운-두보(杜甫)
崆峒小麥熟(공동소맥숙) : 공동산에 소맥이 익어가니
且願休王師(차원휴왕사) : 천자의 군대를 쉬게 하시지요
請公問主將(청공문주장) : 그대가 장군께 물어주오
焉用窮荒爲(언용궁황위) : 어찌 궁벽한 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饑鷹未飽肉(기응미포육) : 굶주린 매는 고기 충분히 먹지 못하면
側翅隨人飛(측시수인비) : 날개를 기울여 사람을 따라 날아간다오.
高生跨鞍馬(고생과안마) : 고 선생의 말에 앉아보니
有似幽幷兒(유사유병아) : 유주와 병주의 사내 같은 점이 있습니다.
脫身簿尉中(탈신부위중) : 주부나 현위에서 몸이 벗어나니
始與捶楚辭(시여추초사) : 비로소 죄인 매질하는 일에서 떠나게 되었군요
借問今何官(차문금하관) : 묻건대, 무슨 관직으로서
觸熱向武威(촉열향무위) : 따가운 햇볕 받으며 무위군으로 가십니까 하니
答云一書記(답운일서기) : 대답하기를, “서기가 되었지만
所媿國士知(소괴국사지) : 부끄럽습니다만 나라의 선비로 알아주는 일이지요라고 한다.”
人實不易知(인실부역지) : 사람들 알아주기란 실로 어려우니
更須愼其儀(경수신기의) : 더욱 그 행동거지에 조심해야 합니다
十年出幕府(십년출막부) : 십년이 되면 가서한의 막부를 벗어나
自可持旌麾(자가지정휘) : 스스로 장군이 되어 지휘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此行旣特達(차항기특달) : 이번 떠나는 길은 이미 특별한 기회이니
足以慰所思(족이위소사) : 충분히 생각하시는 바를 위로해 줄 것입니다.
男兒功名遂(남아공명수) : 사나이로 공명을 이루는 일은
亦在老大時(역재노대시) : 또한 늙어 나이 든 때일 것입니다.
常恨結驩淺(상한결환천) : 만난 즐거움이 적어 항상 한스러워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 : 각자가 하는 한 끝에 있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又如參與商(우여삼여상) : 다시 삼성과 상성처럼 되었으니
慘慘中膓悲(참참중장비) : 처참하여 속이 아프고 슬프기만 합니다.
驚風吹鴻鵠(경풍취홍곡) : 거친 바람 큰 새에게 불어오니
不得相追隨(부득상추수) : 그대를 쫓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黃塵翳沙漠(황진예사막) : 누런 먼지가 사막을 뒤덮을 것이니
念子何當歸(념자하당귀) : 그대는 어느 때에야 돌아올 지를 생각해봅니다
邊城有餘力(변성유여력) : 변방에 가셔서 여유가 생기시면
早寄從軍詩(조기종군시) : 종군의 시를 빨리 지어 보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