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제18회] 천국 반도원의 망나니 손오공[4]
천방지축 손오공은 칠십이동의 왕들과 네 건장을 데리고
하늘에서 훔쳐온 선주로 잔치를 벌리고 있었다.
[칠십이동의 왕이란 오래묶은 여우 승냥이 범 너구리 표범 코끼리등이다]
오공은 그 말을 귀 밖으로 들었다.
"술이 있을 때 취하도록 먹읍세, 밖에 일을 상관해서 뭘 하겠나,
오합지졸들이 뭘해, 자 술을들게 술을들어"
흥타령이 끝나기도 전에 또 한무리의 원숭이들이 뛰어들어왔다.
"대성님, 저 아홉명의 흉신이 문앞에서 싸움을 걸고 있습니다"
그래도 오공은 허허 웃기만 하고 있었다.
"내 버려 두라니까 그래!
노래와 술로 오늘을 즐기자. 공명이고 뭐고 마시고 놀자!"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성님, 아홉명의 흉신이 문짝을 부수고 쳐들어옵니다."
"뭐 버릇없는 귀신놈들 무뢰하기 짝이 없군. 내 다시 싸우려 하지 않는 것을
알았건만, 왜 또 나를 찾아와 이 성화야!"
몹시 성이 난 오공은 독각귀왕에게 칠십이동의 마왕을 딸려서
나가게 하고는 자기는 친히 네 건장을 데리고 따라 나갔다.
독각귀왕은 요병을 몰아 뛰어 나갔지만
구요악성이 쳐들어 오는 바람에 다릿가에서 서성대고 있을 뿐이었다.
이때 오공이 안에서 나오면서 소리를질렀다.
"비켜라!"
그가 여의봉을 흔들어 사발만큼 굵고 열두자만큼 길게 만들어서
사정없이 내두르고 나오는 바람에 구요성은 맞받아 치지도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가 겨우 진세를 바로 잡고 소리를 질렀다.
"죽을 줄도 모르고 덤비기만 하는 필마온아 이 천치놈아
네가 십악지죄를 범한 줄 아느냐? 먼저는 선도를 훔쳐 먹었지.
그 뒤에 어주를 훔쳐먹고, 반도대회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았지.
거기에다 태산노군의 궁궐에 뛰어들어 선단을 마구 훔쳐 먹고도 뻔뻔스럽게
훔쳐온 어주로 여기서 술놀이를 해?
죄 위에 죄를 지은걸 네놈이 모를리 없겠지.
헤헤헤~~
손오공은 깔깔깔 웃었다.
"그런 일이 있기는 있다면 그래서 어쨋단 말이냐"
"우리는 옥제의 어명을 받들고 군사를 풀어 너를 잡으러운 천신들이다.
네가 순순히 항복을 하면 너와 네 졸개들을 살려두겠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항거한다면 산이나 동굴을 모두 뒤엎어 버릴 것이다!"
"철딱서니 없는 놈들 신통한 법력도 없는 놈들이 주둥아리만 까졌구나,
도망칠 생각은 버리고 내 여의봉이나 맛이나 봐라!"
구요성등이 달려 들었으나 손오공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여의봉을 마구 휘둘러댔다. 그 무서운 여의봉을 좌우로 막다보니
사실 손오공이 천국에서 훔쳐먹은 엄청난 영단과 천도같은 영물의 효과는
이럴때 빛을 발해 싸우면 싸울수록 힘이 넘치고 싸우는 재주도 늘어갔다.
구요성은 기진맥진하여 부하들과 함께 무기를 거꾸로 끌며
본진으로 달아났다.
"저 원숭이왕은 실로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진으로 돌아가 이천왕에게 보고를 하자 이천왕은 곧 사대천왕과
이십팔수에게 일제히 쳐 나가라고 명령했다
전에 나타태자와 한번 손오공에게 낭패를 당한일이 있어
구요성과 군사들의 말을 잘 아는 그였다.
그러나 손오공은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없이 독각귀왕과
칠십이동의 왕과 네 건장을 보내어 동문밖에 진을 치게 했다
참으로 처절한 싸움이었다.
찬바람 거세고 검은 안개 음산하다/
깃발이 나부끼고 창칼이 빛을 뿜는다./
물결치는 둥근투구 밝게 빛나고/밀려오는 갑옷에 눈이 부시다./
둥근투구 햇살받아 하늘나라 은종인양 번쩍이고/
밀려오는 갑옷은 대지를 짓누르는 빙산같구나/
대간도 칼끝에서 번개가 일고 저 백창 창끝은 하늘을 꿰둟는다/
대성은 한자루 여의봉을 손에 쥐고 이리저리 뒤번지며 천신과 싸운다/
펑펑빵빵 어지러운 소리에 천지가 놀라고 귀신이 떤다/
이번 싸움은 진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계속 되었다.
그 동안 독각귀왕과 칠십이동의 왕들은 모두
천장들의 손에 사로잡히고 겨우 몸을 피한
네 건장과 한떼의 작은 원숭이들만이
수렴동안에 도망쳐 숨을 수가 있었다.
오공은 여의봉을 흔들며, 이천왕 나타태자들과 공중에서
오랫동안 싸우다가 해가 저무는 것을 보고 털을 한 줌 뽑아
입에 넣고 씹어서 내뿜으며 소리쳤다.
"변해라!"
그러자 털은 수천마리의 손오공으로 변해
나타태자와 다섯천왕을 무찔렀다.
승리한 오공은 털을 거두고 급히 동굴로 돌아갔다.
네 건장이 부하들을 데리고 다리까지 마중나와 머리를 조아리고
엉엉우는가 했더니 하하하 하고 웃었다.
오늘 아침부터 천왕네와 싸우기는 했습니다만, 독각귀왕과
칠십이동의 왕들이 모두 천장에게 잡히고 저희들만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울지 않을수 있습니까! 그러나 대성님은 몸에 상처하나 입지않고
싸움에 이기고 돌아왔으니 웃지 않을수 있습니까!
"하긴 그렇지만 승부란 병가지 상사인거야!
옛 사람의 말이 있지 않느냐!
적을 일만명을 죽일 때에는 자기 편도 삼천명을 잃는 법이라구!"
하물며 붙들여 간 것들은 범이리따위 들이고 우리는 다 무사한데야
뭘 근심할게 있느냐? 놈들이 내 분신법에 격퇴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 산허리에 진을 치고 있으니
우리는 방비를 물샐틈없이 해놓고 내일의 싸움을 위해 밥도 실컷먹고
푹 자면서 원기를 돋우어야해! 내일 두고봐라
내가 신통력을 부려서 신장놈들을 모조리 사로잡아 원수를 갚을테다!"
이래서 똥꿴놈이 성낸다고 사고뭉치 손오공은 죄에 대한 뉘우침은 커녕
다음날 이기겠다는 각오아래 잔치상을 벌이고는
네 건장과 원숭이들이 야자술을 몇사발씩 마시고 나서
밖에서 지켜주는 적군 천군을 믿고 안심하고
잠자리에 든것은 더 말하지않겠다.
한편 사대천왕은 군사를 거두고 싸움을 끝낸후에 각기 공을 보고하게했다.
그렇지만, 범도 사자도 코끼리도 승냥이 여우도 너구리도 잡았다고 하는데
진작 원숭이 족속은 하나도 잡은자는 없었다.
그래서 영채를 세우고 천라지망을 치고 있는 병사들에게 각각 방울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면서 경계를 엄격하게 하고 화과산을 철통같이 포위하여
내일의 격전에 대비하라고 했다.
모두 명을 받고 초소를 굳게 지켰다.
그러나 손오공의 원숭이 무리도 언제나 적의 침입을 경계에 전념하기는
이제나 그때나 마찬가지로 야간당번 척후병 러브코르가
천군 진영에 숨어들어가 동태를 살피고 있었다.
원숭이가 난리를 일으켜 천지를 놀라게 하니/
천라지망을 치고서 밤낮으로 지켜보세/
날이 밝으면 이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까?
다음회에는 불국토에서 인간세상의 자비를 베푸시는
관음보살이 반도대회에 참석했다. 연유를 듣고
비서 혜안소성을 시켜 대성을 항복시키는겨 ~!
다음 19회로 ....
첫댓글 서유기 제 18회 잘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