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724 종려주일 설교 - 어린 나귀를 타신 만왕의 왕 (마 21:1~9)

[임성욱]

[다음 주일에 출타하게 되어 한 주 일찍 종려주일 설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종려주일 설교

어린 나귀를 타신 만왕의 왕

마 21:1~9

I. 서론

현대그룹 정주영회장에게는 “만수”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별명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방법들을 많이 생각해 낸다고 해서 얻은 별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정회장 밑에서 인정받고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까다로운 정 회장 밑에서 인정받고 살아남은 것을 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9천수는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손사래를 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9천수로는 절대로 만수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제가 회장님 밑에서 인정받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9천수였기 때문이 아니라 단수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단수란, 요령을 피우지 않고, 오직 한 사람에게 충성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바른 신앙생활이란 좌우를 곁눈질하지 않고, 오직 주님 한 분만을 바라보고 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주님의 어떤 모습을 바라보고 가야 할까요? 오늘 본문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은 십자가를 앞두고, 5일 전에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하여,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주님을 조금이라도 더 닮아가면 좋겠습니다. 이제 본문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II. 본론

            1. 첫째, 주님께서는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1~3절, “그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가서 감람 산 벳바게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 두 제자를 보내시며 이르시되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하면 곧 매인 나귀와 나귀 새끼가 함께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내게로 끌고 오라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보내리라 하시니”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입성을 앞두고, 제자 두 명을 벳바게의 맞은 편 마을로 보내어, 매여 있는 나귀와 나귀 새끼를 풀어서 끌고 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맞은 편 마을이란 베다니 마을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맞은 편은 통상적으로 동쪽을 의미하는데, 벳바게의 동쪽은 베다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을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매여 있는 나귀와 나귀 새끼를 그냥 풀어서 끌고 오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나귀가 매여 있다는 것은 누군가 매었다는 의미이고, 누군가 매었다는 것은 분명히 그 나귀에게 주인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그 나귀와 나귀 새끼를 그냥 풀어서 끌고 오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나귀의 주인과 사전에 약속을 하지 않으셨다면, 예수님의 제자들은 도둑이 되고 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벳바게에 오시기 전, 베다니에서 나귀의 주인과 미리 말을 해 놓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3절에 나와 있습니다. 3절,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보내리라 하시니” 그러니까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주가 즉, 예수님께서 쓰실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을 보면, 여기서 무슨 말을 한 사람은 나귀의 주인이었습니다.

눅 19:30~33, “이르시되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로 들어가면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가 매여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끌고 오라 만일 누가 너희에게 어찌하여 푸느냐 묻거든 말하기를 주가 쓰시겠다 하라 하시매 보내심을 받은 자들이 가서 그 말씀하신 대로 만난지라 나귀 새끼를 풀 때에 그 임자들이 이르되 어찌하여 나귀 새끼를 푸느냐”

33절을 보시면, 나귀의 임자들이 “어찌하여 나귀 새끼를 푸느냐”고 무슨 말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주님께서 쓰실 것입니다”라고 말하자, 즉시 보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나귀의 임자들과 사전에 나귀 새끼를 빌려 쓰기로 미리 약속을 해 놓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누가복음 본문을 읽으면서, 나귀 새끼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한 가지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30절 말씀입니다. 그 나귀 새끼는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는 나귀 새끼였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는 어린 나귀를 미리 준비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예수님께서 지금 걸어가시는 길이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십자가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약 성경을 보면, 속죄제사를 위해서 제사를 드릴 때는 아직 멍에를 메지 아니한 송아지를 제물로 드려야 했습니다.

민 19:1~2, 9,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여호와께서 명령하시는 법의 율례를 이제 이르노니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러서 온전하여 흠이 없고 아직 멍에 메지 아니한 붉은 암송아지를 네게로 끌어오게 하고 / 이에 정결한 자가 암송아지의 재를 거두어 진영 밖 정한 곳에 둘지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 회중을 위하여 간직하였다가 부정을 씻는 물을 위해 간직할지니 그것은 속죄제니라”

그러니까, 민수기에 나오는 아직 멍에를 메지 아니한 송아지와 누가복음에 나오는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는 본질적으로 같은 의미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는 나귀 새끼를 타시면서, 자신을 이 나귀 새끼와 동일시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죄를 대속하는 속죄 제물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던 것입니다.

            2. 둘째, 주님께서는 겸손하셨습니다.

4~5절, “이는 선지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일렀으되 시온 딸에게 이르기를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그는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를 탔도다 하라 하였느니라”

4절을 보겠습니다. “이는 선지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셨던 이유는 선지자의 예언을 이루기 위해서였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메시야에 대한 예언이 300회 이상 나옵니다. 어떤 신학자는 350회, 또 다른 신학자는 380회를 말하기도 합니다. 편의상, 300회 이상이라고 보면 좋겠습니다. 메시아의 수많은 예언 중에 오늘 말씀은 스가랴서에 나오는 예언입니다. 그러니까, 약 500년 전에 예언되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 부분을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슥 9:9~10,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지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지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 내가 에브라임의 병거와 예루살렘의 말을 끊겠고 전쟁하는 활도 끊으리니 그가 이방 사람에게 화평을 전할 것이요 그의 통치는 바다에서 바다까지 이르고 유브라데 강에서 땅 끝까지 이르리라”

스가랴 본문을 보시면, 크게 두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이 예언은 왕이 태어날 것에 관한 예언이었습니다. 9절,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 나귀를 타시나니 ~ 곧 나귀 새끼니라” 10절, “그의 통치는 바다에서 바다까지 이르고” 그러니까, 스가랴서의 이 예언은 장차 임할 왕에 대한 예언이었고, 예수님께서는 지금 왕으로서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셨던 것입니다. 둘째, 이 왕은 겸손하여 나귀 새끼를 탈 것이라는 예언이었습니다. 9절을 보면,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도 5절에서 “그는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를 탔도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왕은 왕이신데, 겸손한 왕이시라는 것입니다. 왕에게 겸손이란 높은 보좌에서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높은 보좌에서 내려와서 다른 사람과 눈 높이를 맞추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이 되신 이유도 우리와 눈높이를 맞추시기 위해서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어린 나귀를 타신 예수님을 상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린 나귀는 키가 작기 때문에, 아마도 예수님의 발은 땅에 거의 닿을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예수님 곁에 다가올 수 있었고, 심지어 어린 아이들조차 예수님 옆에 와서 어린 나귀를 만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고대 왕들처럼 군마를 타시고, 주위에 호위 무사들을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셨다면, 아무도 예수님 곁에 접근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신분이 높고, 가진 것이 많은 부자들은 예수님께 가까이 올 수 있었겠지만, 신분이 낮고, 가난한 사람들은 예수님 곁에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 주위에는 어떤 사람이든지 다 모여 들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당시 죄인으로 취급 받던 세리와 창녀도 모여 들었고, 이스라엘에서 존경 받던 랍비도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까지 예수님께 달려올 수 있었기 때문에, 제자들이 말려야 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이러한 모습을 닮아야 합니다. 우리가 신분이 높을수록, 우리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19세기 말, 어느 날, 미국 보스턴 기차역에 허름한 차림새의 노부부가 내렸습니다. 남편은 소박하고 허름해 보이는 양복을 입었고, 부인은 빛 바랜 줄무늬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남루한 차림이었습니다. 기차역에서 내린 노부부는 곧장 하버드대학교 총장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총장실에 들어서자, 노부부의 차림새를 훑어본 비서가 홀대하면서 말했습니다. “총장님은 오늘 온종일 바쁘십니다.” 이 말을 들은 노부부는 매우 예의 있고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러면 기다리겠습니다.” 그 후, 노부부는 네 시간째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비서는 노부부가 조금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돌아갈 줄 알았는데 계속 기다리자 당황스러워서, 결국 총장에게 이 노부부에 대한 보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총장님, 잠깐만 만나 주시면 갈 것 같습니다.” 비서의 말을 들은 총장이 굳은 표정으로 나오더니 노부부 앞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부인이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에겐 하버드에 1년 동안 다닌 아들이 있었는데, 1년 전에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은 하버드를 무척 사랑했고 학교에 가는 것을 많이 행복해 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그토록 좋아했던 하버드에 아들을 기념하는 기념물을 하나 세우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들은 총장이 노부부의 차림새를 훑어보더니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하버드에 다니다가 죽은 모든 학생을 위해 동상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하버드가 공동묘지처럼 보이게 될 테니까요.” 그러자 부인이 침착하게 다시 설명을 했습니다. “총장님, 그게 아닙니다. 동상을 세워 달라는 것이 아니고,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기증하겠다는 뜻입니다.” 순간, 총장이 노부부를 다시 한번 훑어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건물을 기증하시겠다고요? 건물을 한 개만 지어도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아십니까? 현재 하버드 안에는  750만불이 넘는 건물들이 여러 채 있습니다.” 총장의 말을 들은 부인은 잠시 감정을 추스른 후, 조용히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대학교 건물을 짓는 데 비용이 그것밖에 안 드나 봅니다. 기념 건물을 기증할 것이 아니라 대학교를 새로 건립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총장실을 나온 노부부는 그 길로 곧장 캘리포니아로 달려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땅을 사서 곧바로 대학교를 세웠습니다. 그 대학이 바로, 스탠퍼드 대학교입니다. 이 대학교의 정식 명칭은 “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입니다. 그러니까, 당시 철도 왕이었던 Leland Stanford가 자신의 아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서 대학교를 세웠던 것입니다. 이 후, 이 학교는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 되었고, 10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노벨상 수장자만 무려 85명이나 배출했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무슨 교훈을 받을 수 있을까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남루한 차림의 시니어를 무시하면 안 된다! 이런 것도 좋겠지만, 오늘 본문에 적용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린 나귀를 탔다고 예수님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로마 황제가 어린 나귀를 타고 시골 출신 어부들과 함께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오신 예수님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아마도 콧방귀를 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무슨 왕이냐?” 그런데, 그 후,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이라고 말해 주고 있습니까? 로마 제국이 기독교를 300년 가까이 박해했지만, 결국에는 기독교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AD 380년,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는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에 칼 한 번 쥐지 않으셨지만, 로마 제국을 정복하셨던 것입니다. 무력이나 힘이 아닌, 사랑과 희생으로 말입니다. 우리도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아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3. 마지막으로,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걸어 가셨습니다.

6~7절, “제자들이 가서 예수께서 명하신 대로 하여 나귀와 나귀 새끼를 끌고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으매 예수께서 그 위에 타시니 무리의 대다수는 그들의 겉옷을 길에 펴고 다른 이들은 나뭇가지를 베어 길에 펴고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무리가 소리 높여 이르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오실 때, 수많은 군중들이 예수님을 환영했습니다. 자신들의 겉옷과 나뭇가지들을 길에 펴고, 예수님을 찬양했습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그런데, 우리가 본문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8절에 나오는 “나뭇가지”입니다. 이 나뭇가지가 어떤 종류의 나뭇가지였는지는 사도 요한이 요한복음을 기록하면서, “종려나무”라고 기록을 해 놓았습니다. 사도 요한이 공관복음을 읽고 중요한 것인데 빠져 있어서, 의도적으로 보충해 넣었던 것입니다.

요 12:12~13, “그 이튿날에는 명절에 온 큰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오신다는 것을 듣고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

본문을 조금 주의해서 읽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나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명절에 예루살렘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큰 무리가 종려나무 가지를 일부러 준비해서 예수님을 맞으러 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다른 나무도 아니고, 종려나무를 가지고 나가서, 예수님을 환영했을까요? 그 이유는 당시에 종려나무가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나무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대 역사를 조금 알 필요가 있습니다. 브루스 밀른(Bruce Milne) 교수님의 설명을 들어 보겠습니다. “마카비 시대로부터 종려나무는 유대 국가의 상징으로 인정되어 왔다. 그 나무는 유대인들이 로마에 대항해서 혁명적 투쟁을 하는 동안, 주조된 동전과 그 혁명이 진압된 후에 로마인들이 주조한 화폐에도 나타난다. 그러므로 무리의 행동은 순례자들에게 있던 깊은 민족주의적 열정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마카비 시대”입니다. 우리가 마키비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헬라 제국의 알렉산더 대왕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헬라 제국을 이룩한 알렉산더 대왕이 죽고 나자, 헬라 제국은 카산더, 세미마크스, 셀류쿠스, 프톨래미, 이렇게 네 명이 헬라 제국을 네 곳으로 나누어 분할 통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셀류쿠스 왕조가 유대 지역을 다스렸는데, 그들은 유대의 종교를 말살하고, 헬라의 종교와 문화를 유대 땅에 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웠고, 부정한 동물인 돼지의 피로, 제사를 드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유대인에게 말할 수 없는 수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맛다디아라는 제사장이 등장해서,제우스 신상에서 제사를 드리는 유대인들을 죽이고, 시민들과 힘을 모아서, 게릴라 전투를 벌여서 셀류쿠스 왕조에 대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맛다디아가 죽은 후, 그의 다섯 아들 중, 셋째 아들인 유다 마카비가 후계자가 되었는데, 이 마카비가 셀류큐스 왕조를 물리치고, 유대에 독립을 가져 왔던 것입니다. 그 때가 BC 164년경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유대가 BC 586년에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한 이후, 422년만에 독립을 맞이했던 것이었습니다. 이 때, 마카비는 예루살렘 성전을 청결케 하고, 유대 땅도 넓혀서, 에돔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시켰습니다. 이 때, 에돔 지역에 살다가 유대인이 된 사람이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때, 유대의 왕이었던 헤롯의 아버지, 안티파테르(Antipater I)였습니다. 당시, 마카비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들어올 때, 수많은 유대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고, “호산나”를 외치면서 마카비를 환영했습니다. 그래서 마카비 시대의 상징이 종려나무가 되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유대의 상징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은 이 마카비를 구약성경에서 예언한 메시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카비가 가지고 온 평화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헬라 제국보다 더 강대한  로마 제국이 곧바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예수님을 환영했던 당시 유대 군중들은 예수님께서 마카비의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환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소리 높여 외친 내용을 보면, 마카비보다 더 큰 것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9절, “앞에서 가고 뒤에서 따르는 무리가 소리 높여 이르되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하더라” 군중들이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외쳤던 이유는 예수님께서 다윗 왕이 이룩한 다윗 왕조처럼 완전한 독립을 유대 땅에 실현시켜 줄 것을 기대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끝내 정치적인 메시아가 되지 않으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예수님께서 당시 군중들의 소원을 몰랐기 때문일까요? 예수님에게 로마 제국을 물리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일까요? 당연히 그들의 필요도 아셨고, 로마 제국을 물리칠 힘도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가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한 절 읽겠습니다. 막 10:45,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유대의 왕이 되어 사람들의 섬김을 받기 위함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섬기려 오셨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분명히 아셨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만난 바울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갈 1:10,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그리스도의 종은 마땅히 그분의 주인인 그리스도를 기쁘시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사람에게 기쁨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께 기쁨을 구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이 한번은 기차 여행을 하는 중에 표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승무원이 표 검사를 하려고 왔지만, 아인슈타인은 잃어버린 표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을 알아본 승무원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그냥 지나갔다고 합니다. “박사님, 제가 당신이 누구인지 잘 압니다. 저는 당신이 분명히 티켓을 사셨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러니 염려하지 마세요. 괜찮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승무원이 뒤를 돌아보니, 아인슈타인이 계속해서 의자 밑을 뒤지면서 표를 찾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승무원이 다시 아인슈타인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박사님,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당신이 누구인지 잘 압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이 고개를 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도 제가 누구인지 잘 압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알고 계십니까? 혹시 우리도 어디로 가야 할 지 잘 모르고 있다면, 예수님을 따라 가면 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라 가야 하는 이유는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쉬워서가 아니라, 그것이 바로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III. 결론

이 말씀만 드리고, 말씀을 맺겠습니다. 지난 13일, 수요일에 충격적인 뉴스를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언 렁맨”(Iron Lungman)으로 불리던 78세 폴 알렉산더가 댈러스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였습니다. 폴은 6세 때인 1952년에,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가 되었습니다. 목 아래가 마비가 된 후로, 잠시 몇 년을 제외하고 무려 70년동안, 철제 산소통인 아이언 렁 속에서 얼굴만 내놓고 살았다고 합니다. 이 철제통 안에서는 스스로 물 한 모금 마실 수가 없었고, 스스로 화장실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가 생전에 찍었던 동영상을 보면서, 세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 첫 번째 든 생각은 “참 불쌍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통 안에서 70년을 살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의 삶은 천국이었을까 지옥이었을까? 2) 두 번째 든 생각은 “참 감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 읽은 18세기 영국 시인, 로버트 번즈(Robert Burns)의 짧은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하나님, 어떤 사람은 먹을 것이 있는데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먹을 수 있는 능력은 있는데 먹을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 제게 먹을 것도 주시고 먹을 수도 있는 능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먹을 것이 있는 것, 먹을 능력이 있는 것,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것입니다. 3) 세 번째 든 생각은 “십자가의 은혜”입니다. 저는 이 뉴스를 보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가 얼마나 큰 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아니었다면, 지옥에서 아이언렁보다 훨씬 더 지독한 형벌을 받아야 하는데, 예수님의 십자가로 인해서 그 형벌에서 자유롭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memento”는 “remember”로 “기억하라”는 뜻이고, “mori”는 “to die”로 “죽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승리나 성공에 환호하지 말고, 겸손히 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메멘토 모리”로는 죽음 이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메멘토 모리(Mori)”와 함께  “메멘토 크루시스(Crucis)”를 함께 말해야 합니다. “Memento Crucis”는 “십자가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십자가가 죄와 사망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번 한 주간 살아가면서, 주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신 겸손의 왕이셨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주님처럼 겸손히 이 땅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죄와 사망의 문제를 해결해 주신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사셨던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영광과 기쁨을 위해 남은 생애를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크신 은총을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