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1-12
古風十九首 12 접여接輿를 칭송稱訟함
12
대도하적요大道何寂寥 큰 도가 어이 그리 적막한가?
봉혜하덕쇠鳳兮何德衰 봉황이여! 어이 덕도 쇠했는가?
왕자불가간往者不可諫 간 것은 말릴 수 없는 것이지만
래자유가추來者猶可追 오는 것은 아직도 고칠 수 있네.
휴공읍로기携笻泣路歧 지팡이 끌고 갈림길에서 우는 이여!
우우하소지踽踽何所之 쓸쓸하게 어디로 가려 하는가?
성인여부기聖人如復起 성인이 다시 일어날 것 같으면
부임진기사敷袵陳其辭 옷깃 여미고 그 말씀 사뢰려 하네.
큰 진리는 적적하고 쓸쓸하니
공자는 어찌하여 덕망이 쇠했을까.
지나간 것은 간언할 수 없지만
앞으로의 일은 고칠 수가 있다오.
접여는 지팡이 짚고 갈림길에서 울었는데
홀로 쓸쓸히 어디로 가야할까.
성인이 다시금 나타난다 해도
옷깃 여미고 그 말씀을 하실 것이네.
►적요寂寥 적적寂寂하고 쓸쓸함. 적막寂寞함. ‘고요할 적寂’ ‘쓸쓸할 요(료)寥’
►봉鳳 봉황鳳凰. 공자孔子를 가리킴.
초나라 접여接輿가 孔子의 수레를 향해
봉혜봉혜鳳兮鳳兮 봉황이여, 봉황이여
하덕지쇠何德之衰 어찌 그리 덕이 쇠했소?
往者不可諫 지난 일을 간언하지 못하지만
來者猶可追 앞으로 닥칠 일은 고칠 수 있다오
이 구句는 <논어論語 미자편微子篇> 5章의 내용을 그대로 차용借用.
►휴공攜笻 길을 걸을 때에 지팡이를 지님. 또는 지팡이를 짚고 감.
孔子에게 충고忠告의 말을 건넨 接輿가 지팡이 짚은 모습을 말한다.
‘이끌 휴携=이끌 휴攜(本字)’ 이끌다. 끌다. 가지다
‘대 이름 공笻’ 공죽筇竹(지팡이를 만드는 대) 지팡이
►로기路歧(歧路) 갈림길
기로망양歧路亡羊 갈림길이 많아 쫓던 양을 잃다.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이므로 진리를 찾기 어렵다.
양주楊朱는
“그 이웃 사람이 갈림길이 많아서 羊을 잃었고 학자는 道의 방법이 많아서 眞性을 잃었다.”
하고 울었다 한다.
►우우踽踽 매우 외로움. 홀로 쓸쓸히 걸어감 ‘외로울 우踽’
►부임敷衽 옷을 매만져서 폄. 옷깃을 여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