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1
오후 4시 휴대폰 진동소리가 울렸습니다.
'70대 입니다. 괜찮나요?' 라는 메세지.
지금껏 20대부터 40대 연령이 어우러져 책모임 하고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함께 하고싶다 말씀 드렸습니다.
이화명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문자 덕분에 책모임을 더욱 기다렸습니다.
30분 일찍 책모임 장소인 커피클럽R에 도착했습니다.
늘 모임하던 자리에 앉았습니다.
김중언 사장님께서 카페에 오신 이화명 선생님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카페 단골이라 하십니다. 사장님 통해 홍보지 보시고 연락 주셨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잠시후, 서영복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도서관에 붙여진 홍보지 보시고 참여하셨습니다.
책과 나눔에 관심 있으신 서영복 선생님, 환영합니다.
울산에서 부터 하라경 선생님, 정연주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지난 3~4월 즈음, 오늘은 책방 지나다 책보임 홍보지 보시고 이번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먼걸음 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송이씨, 준화씨 함께해 주셨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서로 책 나눴습니다.
먼저, 서영복 선생님께서 책 '보통의 존재, 이석원' 소개해 주셨습니다.
여행길에서 읽은 책이라 하십니다. 언니네 이발관 보컬인 이석원의 산문집입니다.
서영복 선생님께서는 나의 생각이 결국 큰 틀 에서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물음 던져 주셨습니다.
준화씨는 버스의 기류에 의해 바람에 휩쓸려 가는 나비 이야기 나눴습니다. 휩쓸려 가더라도 나비의 날개짓에 집중하고 싶다 말하였지요.
더불어, 서영복 선생님께서 결혼과 자유 사이에 놓인 고민에 대해 나눴습니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 함께 사는 것에 대한 불편이 있겠다 말씀하셨지요.
하라경 선생님께서 결혼은 나의 사적영역 확대라 표현하셨습니다. 더러움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 관계라 하셨지요.
책 잘 나눠주시고 물음 던져주신 서영복 선생님. 준화씨, 하라경 선생님의 보태신 이야기, 고맙습니다.
다음으로, 정연주선생님께서 책 '우물에서 하늘보기, 황현산' 소개해 주셨습니다.
p49. "화장실에 가고 싶은 사람은 오른손을 드세요." 한 아이가 물었다. "그러면 안마려우면요?"
우리가 문화 제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인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더불어, 책 속 인상깊은 시 이육사의 광야 낭송해 주셨습니다.
광야_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氾)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하라경 선생님께서는 고등학교 시절 외우고 다니셨다는 시 한편을 낭송해 주셨습니다.
바위_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깍이는 대로
억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 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먼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하라경 선생님께서는시를 읽으며 독자의 상황에 맞게 그시가 다양하게 느껴진다 하셨습니다.
준화씨 역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소개하며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다.' 구절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어, 하라경선생님께서 책 '그녀는 왜 돼지 3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 우치자와 쥰코' 소개해 주셨습니다.
괴산 숲속작은책방에서 구입하신 책 이라 하셨습니다. 저자는 세계 도축기행 다큐 작가입니다. 몸소 시골에 들어가 돼지 사육과 도축을 몸소 체험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돼지를 대량생산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너무 먹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어느 누구도 다시 돼지를 2~3마리 키울수 없는 상황입니다.
송이씨는 책 '홀로사는 즐거움, 법정' 나눴습니다.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따라가는 것에서 홀로사는 즐거움이 찾아간다 하셨지요.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는 것. 내가 누구인지 살피고 내 기준에 맞게 시간을 써야 한다는 대목 소개해 주셨습니다.
책 읽으시던 날들에서 그날의 감정마다 와닿는 부분이 다르다 하셨지요.
저도 그래요 송이씨.
준화씨는 그림책 '친구를 사귀는 아주 특별한 방법, G.브라이언 카라스' 소개했습니다.
그림책 소리내어 읽어주었습니다.
아이에게 상의 없이, 이사가면 아이도 좋아할 것이다 라 생각한 부모.
준화씨는 아이를 만날때 아이 의견을 묻고, 선택할수 있도록 돕고싶다 말했습니다.
낮선 동네에서 네빌은 돌아다니며 자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 소리를 들은 동네 아이들도 발벗고 네빌이란 친구를 찾아 나섭니다.
친구가 없는 것을 문제로 보지 않던 네빌의 모습에서 사람을 돕는 것 역시 문제, 약한 점을 건드리는 것이 조심스럽다 말했습니다.
그림책 속 동네에 많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서영복 선생님께는 요새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볼 수 없다 말씀하셨습니다.
송이씨 역시 놀이터 대신 학원에 친구들이 있으니 보내지 않으려 해도 친구들과 어울리라고 학원에 보낸다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저는 책'화씨 451,레이 브래드버리' 소개했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를 넘어 책이 금지된 사회.
그 이유는 비판적인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생각할 여유도 이유도 사라진채 TV 앞으로 그리고 이어폰을 꽂은채 살아가는 사람들.
먼 미래의 모습이 아닐거란 생각에서 오는 불안감과 공포.
50여년 전 레이브래드버리가 예측이 점점 현실화 되는건 아닌지 무섭습니다.
p.93 가볍고 손쉽게.
"상상을 해 봐. 자네가 영사기를 돌린다고 생각해 보게. 19세기 사람이 말과 개와 짐마차를 끌고 느릿느릿 꾸물거리던 광경을. 그 다음 20세기엔 화면이 좀더 빨라지지. 책들이 점점 얇아지기 시작했지. 요약, 압축, 다이제스트판, 타블로이드판. 그리고 내용들도 죄다 말장난 비슷하게 가볍고 손쉬운 것들로 변해 갔지."
문명이 발달하며 편리를 얻었습니다. 그 이득을 누구보다 잘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허한 이느낌은 무엇일까요.
책을 태우는 일을 하는 방화수 몬태그는 세상 모든것을 온몸으로 느낄 줄 아는 클라리세를 알게됩니다. 몬태그 마음 속에 큰 요동이 치솟아 오릅니다.
책을 가지고 있던 사실이 발각된 몬태그는 사회에서 쫒겨나 책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p234. 우리가 명심해야 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결코 중요한 존재도, 박식한 사람도,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잘난 인물도 아니라는 거지요. 우린 그저 책을 보관하는 지저분한 책덮개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요. ... 하지만 이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훌륭한 일이지. 인간은 용기를 잃거나 비겁해져서 이런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오. 아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아니까."
p247. 한 가지 생각만은 잊지 맙시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생각 말입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짊어지고 가는 이 짐이 누군가를 도울 것 입니다.
먼 길을 가야하는 일, 내 생에 이룰 수 없는 일, 그러나 중요한 일. 보이지 않는 결과나 성과일지라도 아무도 그 일을 알아주지 않을지라도...묵묵히 걸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주목합니다.
각자의 중요한 바를 향해 걸어갑니다. 제가 발딛고 서있는 현장에서 중요한 바 놓치지 말아야 할 이상을 품습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 그 이상을 자연스럽고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싶습니다.
이미 지역에서 이미 하고 있거나 조금만 거들면 잘하는 역할 잘 살리고 싶습니다.
지역에 동화읽는 어른모임 소개 받았고 인사드렸습니다.
동네에서 조금만 거들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합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걸언. 책을 기억하는 그 사람들 같이.
그 출발은 오늘, 지금부터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작가가 매일 글을 쓰는 것처럼, 등장인물과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는 것처럼.
바로 이것이 현실을 기반으로 둔 이상이라 생각합니다.
서영복 선생님께서는 모든 감정이 통재된 미래도시를 배경으로한 영화 이퀼리브리엄과 영화 her. 그리고 책 1984와 동물농장이 생각난다 하였습니다.
좋은 책, 영화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나눔 마치고 책모임 소감 나눴습니다.
각자 읽은 책이 다르지만 나눈 이야기에서 깊이 공감하셨다는 송이씨.
처음 만나는 자리였지만 편안하게 책 나눈 신 서영복 선생님.
다양한 책으로도 책모임 할 수 있어 신기하고 좋았다 말씀해 주신 정연주 선생님, 하라경 선생님.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도 책모임을 통해 편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말씀하신 준화씨.
이야기 들으시며 고개 끄덕이시고, 공책에 적으시던 이화명 선생님.
편안하게 기쁜 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책모임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풍성히 나눴습니다.책모임으로 인연맺은 소중한 사람들.
20대에서 70대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온마음 다하여 이야기 나누다 모임 마치면 다시 흩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벅찬 하루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