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려 이유태(草廬 李惟泰)선생의 유택(幽宅)
충청 땅 대전지역에는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선비들이 많이 세거(世居)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른바 충청오현(忠淸五賢-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초려 이유태, 미촌 윤선거, 시남 유계 선생을 일컬음)이라 불리우는 대학자들 중 초려(草廬)선생이 있었는데, 그분이 지금 매우 외롭고 처절한 몸부림에 떨고 있다.
어제 예정에도 없던 일정으로 문헌공(文憲公) 이유태 선생 유택(幽宅)을 찾게 되었는데, 과연 그곳에선 귀신도 울고 갈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귀신도 울고 간다” 함은 세상에서 가장 기막힌 일이 일어났을 때 세상 사람들이 쓰는 표현방법의 하나이다.
1998년의 어느 날, 한적한 시골의 들녘에 요란한 굉음을 뿜어내는 중장비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며 흙먼지를 날리고 있었는데, 소위 수도이전이라는 미명하에 개발되는 도시기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쯤 이었다.
이곳에선 조상의 선영을 지키려는 후손들과 우리나라 대유학자의 문화유산을 수호 보전하려는 충청지역 유림들이 힘을 합하여 정부와 건설업체를 상대로 지루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문헌공께서 잠들어 계신 이곳은 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종촌리 산 324번지이다. 선생께서 하세(下世)하신지 320여년이 지나는 동안 평온하기가 이를 데 없는 곳이었다. 봉분이 있는 곳은 마을의 뒷산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으로 임좌병향(壬坐丙向)에 모셔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