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22)
●제1장 형제 22회
무송 곁으로 다가간 금련은 비파를 멈추고, 은은히 여운을 남기며 노래를 끝맺었다. 살랑살랑 흔들어대던 엉덩이도 물론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는 한손을 가만히 무송의 한쪽 어깨에 갖다 얹으며,
“여보, 무송씨”
나긋한 목소리로 부른다.
무송이 돌아보자, 금련은 온 얼굴에 요염한 기색을 활짝 떠올리며 가느다란 눈으로 빤히 마주본다.
술에 취하고, 그녀의 노래에 취한 무송은 ‘여보’라는 말에 또한 얼떨떨해져서 눈을 꿈뻑이며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다.
“어때요? 내 노래가”
“썩 잘하는데요”
“아이 좋아라. 자, 술 한잔 더 해요”
금련은 비파를 놓고, 얼른 술병을 들어 무송의 빈잔에 찰찰 넘치도록 따라 준다.
무송이 쭉 들이켜자, 이번에는 젓가락으로 안주를 집어서 그의 입으로 가져다 준다. 무송은 몹시 어색하고 곤혹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바싹 입 앞에 와있는 안주를 도리 없이 덥석 받아 넣어 우물우물 씹어댄다. 금련의 얼굴에 흐믓한 미소가 떠오른다.
곧 그녀는 무송에게 몸을 기대듯 바싹 다가붙어 다시 그의 한쪽 어깨에 손을 얹으며 불쑥 묻는다.
“여보, 당신은 외롭지 않아요?”
무송은 형수의 입에서 ‘당신’이라는 말까지 튀어나오자 다시 멍해지는 듯 아무 말이 없다.
“아내도 없는 노총각이 외롭지 않냐 그 말이에요”
“ ..... ”
“여보, 왜 대답이 없어요?
대답을 안 해도 다 안단 말이에요.
당신의 심정을 ...
그러니까 오늘밤에 외로움을 풀도록 해요.
내가 있잖아요. 난 여자란 말이에요. 당신은 남자고요. 옆에 여자가 있는데, 남자가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안 그래요?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란 말이에요. 알겠어요?”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무송은 휘둥그래진 눈으로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한다.
그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끄떡도 안하고 우두커니 앉아만 있는 무송이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금련은 두 눈을 힐끗 흘긴다. 그리고 서슴없이 또 반말로 아양을 떨듯, 그러면서도 명령조로 내뱉는다.
“여보, 안아줘. 날 안아달란 말이야. 안아서 저 침상(寢牀)으로 번쩍 들고 가라니까 그러네”
그래도 돌미륵처럼 아무 반응이 없자, 그만 그녀는 무송에게 안기려고 의자에 앉아있는 그의 두 무릎 위로 슬그머니 궁둥이를 들이민다.
마치 미끈한 암 여우의 궁둥이가 자기의 무릎 위에 징그럽게 와 닿은 듯해서 무송은 번쩍 정신이 들어 후다닥 의자를 뒤로 밀며 벌떡 일어서 버린다.
다음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