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寄恩峴崔在喆博士 / 은현 최재철 박사께
草 堂 歸 去 下 機 心 (초당귀거하기심) 초당으로 돌아가며 욕심을 내려 놓으니
明 月 淸 風 共 自 尋 (명월청풍공자심) 밝은 달과 시원한 바람이 함께 찾아오네
早 出 鄕 關 功 不 少 (조출향관공불소) 일찍이 고향을 떠나서 이룬 공 적잖으니
餘 年 同 樂 與 書 林 (여년동락여서림) 책들과 더불어 신선의 즐거움 누리시길
<감 상>
최재철 (崔在喆) 박사는 충북 보은이 배출한 인물이다.
최박사는 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동경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후, 최박사는 한국 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부에서 오래도록 강의하며 후학들을 양성했다.
대학에서 퇴임 후에는 고향인 보은군 수한면 거현리 생가를 단장해 거현산방으로 명명하면서, 집필과
함께 고향의 문화 발전에도 기여할 생각으로 부지런히 서울과 고향을 오르 내리고 있는 분이다.
나는 평소에 최박사와 서로 잘 알지 못하다가, 근래 어느 여행동호회 모임에서 만나서 비로서 인사를
나눈 뒤 교분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10월 23일과 24일에는 초청을 받아, 함께 보은 속리산 주변들을
둘러보았다.
다음 날 아침 식사 후에는 보은군 삼승면 선곡리에 소재한 溪堂 崔興林 선생(최박사의 선조)의 위패를
모신 금화서원 (金華書院)을 둘러 보았다. 이 지역에서 이 어른의 자손들이 번성하고 출세하여 대대로
가문을 빛낸 화순 최씨 집성촌 마을이다. 맑은 가을 날씨에 선현의 고아(高雅)한 발자취를 살펴 본 것은
실로 멋진 가을 여행이 되었다.
이어서 거현산방을 찾아 최박사가 만든 '거현초당'을 둘러보고, 이 마을의 마을회관에서 가진 최박사의
일본 문학에 대한 좋은 강의를 듣기도 하였다. 위의 시는 이러한 최박사의 거현산방 개설을 축하하며,
그의 문운(文運)과 여생의 행복을 비는 나의 맘을 담아서 표현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