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잠시 한국에서 안식년을 가지면서 가장 힘든 것들 중에서 한가지는 쓰레기 분리수거였다.
음식물쓰레기에
생선 가시가 들어가도 되는지, 닭뼈가 들어가도 되는지, 과일의 씨가 들어가도 되는지~ 계란 껍질을 넣어도 되는지~
그럴때면 어느 계몽(?) 문구를 떠올리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는 아기돼지가 먹을 수 있는 것만 넣어야 한다."
혼자서 중얼거린다. '이건 아기돼지가 먹을 수 있을까? 저건 아기돼지가 먹을 수 있을까?'하고
방글라데시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나에겐 정말 쉽지 않은 일들이었다.
그런가하면 이것이 플라스틱에 들어가는지 비닐에 들어가는지 아니면 종이인지도 헤깔렸다.
특히 계란이 30개 들어있는 판은 도대체 어디에 버려야할 지 몰라서 그냥 일반쓰레기에 함께 버린 기억이 난다.
어떤 때는 쓰레기를 병에 넣어야 하는지 캔에 넣어야 하는지? 사기그릇은 어디에 버려야하지??
오만가지가 나에게는 아주아주 큰 고민거리에 속한다.
인도네시아 반둥의 꼬따바루에 왔더니 옛 고향에 온것처럼 반갑기만 하다.
그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여기도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것이 미래를 위해 결코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나름 분리해서 버리게 된다.
교육이 참 무섭구나 생각하며 미소를 지어본다.
음식물 쓰레기는 다른 봉지에 넣고 일반 쓰레기들은 또 다른 봉지에 넣고, 종이는 종이대로, 플라스틱 병은 그것대로 따로 넣고~
이러다 보니 비닐 봉지들만 많이 버려 오히려 자연보호에 더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하고 또다른 걱정도 해본다.
이곳에서는 쓰레기 버리기도 굉장히 쉽다.
아래의 사진처럼 집집마다 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쓰레기통이 마련 되어 있다.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하루에 한번 차가 와서 쓰레기를 수거해 간다.
그 외의 큰 일반 쓰레기들도 쓰레기통 옆에 두면 1~ 2주 정도에 한번씩 차량이 와서 수거해 간다.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주말이나 휴일을 제외하곤 매일 청소하시는 아저씨가 길을 쓸어 준다.
그럴때면 우리집 마당까지 꼭 쓸어주시고 가신다.
내가 아침마다 우리집 마당은 쓰는데도 불구하고 꼭 살펴보고 쓸어주고 가신다.
그럴때면 나는 '슬라맛 빠기' 하면서 준비해 둔 생수와 바나나나 구운 고구마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건넨다.
그러면 아주 기쁜 얼굴로 '뜨리맛 까시'라고 인사해 준다.
오늘도 쓰레기 차량이 와서 며칠째 묵은 일반 쓰레기를 수거해 가신다.
너무나 기뻐서 한걸음에 달려나가 생수를 두 분에게 '뜨리맛 까시'하면서 건넸다.
손을 모으고 '뜨리맛 까시'하면서 미소지으면서 받는 분들을 보면서 내 마음 가운데 잔잔한 샬롬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