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근의 공식을 잊어버려서 시험본다고 했었지요.
공식을 잊어버릴 수 있어요. 괜찮아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예전에 기억했던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하지만 잊어버리면 안 되는 것이 있어요.
그것은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이에요.
공식을 잊어버렸으면 유도해서 다시 외우면 돼요.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은 느낌의 영역으로 남아있어서 조금만 노력하면 오히려 공식 자체를 기억하는 것보다 외우기가 쉬워요.
나중에 십년이 지나서 근의 공식이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을 기억하면 다시 유도해서 기억할 수 있어요.
본론으로 들어갈께요.
중학교 3학년 2학기 수학의 도형 마지막 공부에서는 원주각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원주각은 원주 위에 2개의 점으로 이어진 호가 있을 때 호 위에 존재하지 않은 한 점과 호의 양 끝점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두 개의 선분이 이루는 각을 말합니다.
이 원주각은 재미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해당 호를 가지고 있는 부채꼴 중심각 크기의 1/2 이라는 것입니다.
직관적으로 과연 그런가 싶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증명을 해야죠.
1. 중심각이 180도 보다 작은 경우의 원주각 크기에 대해서 증명을 합니다.
2. 중심각이 180도 인 경우에 대해서 증명을 합니다.
3. 중심각이 180도 보다 큰 경우에 대해서 증명을 합니다.
위의 3가지 모두 증명하는 법은 같습니다.
각을 이루는 점과 원의 중심을 지나는 직선을 긋고 3각형의 한 외각이 외각과 접하지 않은 다른 두 내각의 합과 같다는 성질을 이용해서 증명을 합니다.
증명방법은 외워야 합니다.
모든 이해의 시작은 암기입니다.
이 증명을 하다보면 또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원의 지름을 한 변으로 하고 그려지는 원에 내접하는 삼각형의 지름에 대한 대각의 크기는 항상 90도 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주각을 이루는 점과 호의 점이 이루는 선분이 호의 점과 원의 중심을 연결한 선분과 한 점에서 만나는 경우 위의 증명방법으로는 증명이 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수학공식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개별적인 차이로 인한 혼란을 뚫고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을 찾아야 합니다.
숙제로 내준 증명을 잘 해왔어요. 칭찬합니다. ^^
이 증명방법도 되새기고 꼭 외우세요.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증명하는 방식도 몸에 새겨야 합니다.
이것과 비슷한 맥락의 증명으로 둔각 삼각형의 넓이 구하는 증명도 봤었지요?
원주각을 가지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성질을 탐구하는 과정 중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등장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것은 원과 접선과의 관계입니다.
우선 접선의 정의에 대해서 알아보지요. (수학은 정의에서 시작한다. 잊지 마세요 !!!!)
한 직선이 원과 한 점에서 만날 때 그 직선을 원의 접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원과 접선이 만나는 점을 접점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내용이 하나 등장하는데 원의 중심과 접점을 지나는 직선은 접선과 수직으로 만난다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집에서는 이 내용에 대해서 왜 그런지 따로 설명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가정하고 문제를 냅니다.
수학에서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증명이 되어야 해요.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근거가 나 자신에 의해서 확실히 증명이 되고 이해가 되었을 때 내가 전개하는 사고는 좀 더 단단해지고 확실해질 수 있습니다.
수학은 단순히 계산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진리가 참인지 증명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수학 공부의 본질입니다.
심호흡을 하고 위의 문장이 참인지 증명을 해보도록 하지요.
그런데 이 증명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작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번째가 점과 직선간의 거리를 어떻게 잴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야합니다.
조금 생각해보면 점과 직선간의 거리라는 말이 바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점과 점 사이의 거리는 어떨까요?
점과 점 사이의 거리는 직관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점과 점을 선분으로 잇고 그 선분의 길이를 재면 그것이 거리가 되겠지요?
그런데 그것으로 충분할까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점과 직선의 거리라는 개념에 적용할 수 가 없거든요.
거리라는 개념을 다양한 상황에서도 일관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조금 수학스럽게 점과 점 사이의 거리를 정의해보도록 하지요.
점과 점 사이의 거리는 두 점을 있는 선들 중에서 가장 짧은 선의 길이입니다.
그러면 두 점 사이를 잇는 선분의 길이가 자연스럽게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됩니다.
이제 점과 직선 사이의 거리를 점과 점 사이의 거리에 대한 정의로 이야기해볼까요?
점과 직선 사이의 거리는 점과 직선을 잇는 선 중에서 가장 짧은 선의 길이입니다.
점과 점 사이의 거리에 대한 정의나 점과 직선 사이의 거리에 대한 정의가 똑같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생각할 과제. 더 확장시켜볼까요? 3차원 공간 상에서 점과 평면 사이의 거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종이에 점과 직선을 그려 놓았을 때 점과 직선을 잇는 가장 짧은 선을 그려야겠네요.
어떻게 그릴 수 있죠?
점에서 직선으로 수선의 발을 내리면 그것이 점과 직선을 잇는 가장 짧은 선이 됩니다.
정말인가요?
맞는 것 같기는 한데 정말 그런지는 몰라요. 그러니까 증명을 해야합니다.
어떻게 증명을 했었죠?
잠깐 읽기를 멈추고 어떻게 증명을 했는지 떠올려 보세요.
직선 위의 수선의 발이 아닌 임의의 점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점과 선택한 점을 선분으로 연결합니다.
그러면 방금 그린 선과 처음 있었던 직선과 점과 수선의 발을 연결한 선분이 어울려 직각삼각형이 하나 그려집니다.
이 때 수선의 발이 아닌 점과 연결한 선분은 수선의 발과 연결한 선분보다 반드시 더 길어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직각삼각형의 빗변이 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점과 수선의 발을 이은 선분이 주어진 점과 직선 사이를 이은 선분 중에 가장 짧은 선분이 되고 이 선분의 길이가 점과 직선 사이의 거리가 됩니다.
두번째 귀류법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잘못된 이야기를 한 것이 있는데 귀류법을 통해서 root 2 가 유리수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 사람이 히파수스라고 합니다. (-_-;;)
스승인 피타고라스에 의해서 물에 빠져 죽임을 당했던 그 사람이 맞아요.
참고로 유클리드가 소수의 무한성을 귀류법으로 증명한 이야기는 맞는 이야기에요.
혹자는 root 2 가 유리수가 아닌 것을 증명한 것이 그리스 수학의 가장 위대한 성과라고 이야기합니다.
(생각할 과제. root 2 가 유리수가 아닌 것을 증명한 것이 왜 그리스 수학의 가장 위대한 성과라고 이야기한 걸까요?)
귀류법은 그리스 시대의 수학자, 철학자들에 의해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서 사용된 방법이에요.
귀류법은 증명하고자 하는 명제를 부정하는 명제를 정의하고, 그 명제에서 논리적 추론을 거듭해가면서 도달한 결론이 처음 전제한 명제와 모순이 발생하는 것을 보여서 증명하고자 하는 명제를 부정하는 명제가 거짓임을 보이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잠깐 곁길로 새서 이야기를 하면 유리수는 영어로 rational number 라고 한다고 했죠.
이 때 rational 이라는 단어는 비율을 뜻하는 ratio 라는 단어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수는 정수와 정수 사이의 비율로 나타낼 수 있는 수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rational number 라는 말의 뜻은 비율로 만들어진 수라는 뜻입니다.
이에 반해 무리수는 영어로 irrational number 라고 하는데 irrational 은 rational 의 부정의 의미입니다.
무리수에는 파이 도 있고 root 2 도 있고 자연상수 e 도 있는데 온갖 잡탕밥 같은 느낌으로 통일되지 않은 종류의 숫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유리수가 아니라는 부정의 의미가 존재할 따름이지요.
유클리드가 귀류법을 이용해서 어떻게 소수의 무한성을 증명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귀류법은 증명하고자 하는 명제의 부정의 명제를 전제하면서 시작합니다.
소수는 유한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큰 소수가 존재합니다. A0
그리고 A0 부터 A0 보다 작은 소수들을 순서대로 나열해볼 수 있겠지요. A1, A2, A3, A4, ...., An
이제 하나의 수를 생각해 봅니다. (A0 x A1 x A2 x A3 x A4 x .... x An) + 1
이 수가 소수가 아닌 합성수가 되기 위해서는 A0 부터 An 까지의 소수 중에서 나누어 떨어지는 소수가 존재해야 합니다.
다른 말로 소인수분해 했을 때 1 과 자기 자신 말고 다른 수들의 곱으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수의 정의에 의해서 ((A0 x A1 x A2 x A3 x A4 x .... x An) + 1) 이 수는 A0 부터 An 까지 어떤 소수로도 나누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수는 소수가 됩니다.
이 때 이 수는 당연히 A0 보다 큰 수가 되는데 이것은 가장 큰 소수가 A0 라는 가정과 모순됩니다.
이 모순은 왜 발생했을까요? 가장 큰 소수가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가장 큰 소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수는 무한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귀류법을 사용하여 무언가를 증명하는 것은 처음에 낯설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무식하게 증명과정 전체를 외워야 해요.
외우다 보면 귀류법이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몸에 익힐 수 있게 될 거에요.
공부의 시작은 암기입니다.
이제 준비과정을 마쳤습니다.
원의 중심에서 접점으로 그은 선분이 접선과 직각을 이룬다는 것을 증명해보도록 하지요.
귀류법의 시작은 증명하고자 하는 명제의 부정 명제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원의 중심에서 접점으로 그은 선분이 접선과 직각을 이루지 않는다고 가정을 해보지요.
그리고 원의 중심에서 접선으로 수선의 발을 내립니다.
원의 중심과 수선의 발 까지의 거리는 원의 중심과 접점까지의 거리보다 더 짧게 됩니다.
왜냐하면 점과 직선 사이의 가장 짧은 거리는 점과 수선의 발 까지의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 수선의 발은 원의 내부에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원의 중심과 수선의 발 까지의 거리는 원의 반지름보다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수선의 발을 지나서 더 연장되는 직선은 반드시 원의 또다른 점과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접선이 원과 한 점에서 만난나는 정의와 모순이 됩니다.
모순이 왜 생겼을까요?
원의 중심에서 접점으로 그은 선분이 접선과 직각을 이루지 않는다고 가정을 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원의 중심에서 접점으로 그은 선분은 접선과 직각을 이루고 있습니다.
유클리드는 수학을 단순히 숫자를 계산하고 도형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논리의 연쇄 과정을 거쳐서 진리를 확증, 확장할 수 있는 공리체계로 만들었습니다.
공리체계의 가장 밑바닥에는 증명할 수 없고 참인 것을 가정하는 공리가 존재합니다.
수학의 모든 내용은 이 공리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증명이 되어야 합니다.
수학을 공부할 때 꼭 기억해야할 내용입니다.
그리고 공리 체계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기억해두세요.
유클리드의 평행선 공리를 부정하고 다른 공리를 도입했을 때 새로운 체계의 기하학이 만들어졌다고 했지요.
공리체계를 음미하게 되면 인간 사고의 한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