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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상과 현실 잇는 또 하나의 가능성” 메타버스의 이해
서보경 기자 | ITWorld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가 비대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면서 메타버스(Metaverse) 가 각광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기존 줌(Zoo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처럼 원격 협업 및 교육을 지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에서 한 발짝 더 나 아가 제조, 수익 창출,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디지털 공간’ 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인터넷 기반의 3차원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의 실패 사례를 인용해 이번에도 메타 버스가 마케팅 용어에 그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한,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이 구글이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과 같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개 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억만장자가 쥐락펴락하는 기술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 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3. 기능과 진화, 기술 관점에 따른 메타버스의 정의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크래쉬(Snow Crash)’라는 SF 소설에 서 아바타가 활동하는 인터넷 기반의 가상 세계를 표현하는 말로 처음 사용됐다. 이후 세컨드라이프를 비롯해 싸이월드와 동물의 숲(Animal Crossing), 로블록스 (Roblox), 포트나이트(Fortnite) 등 실제 서비스로 구현됐다. 메타버스는 각각 ‘초월’과 ‘세계’를 뜻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 성어로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 초월 세계’를 말한다. 사실 메타버스 개념은 아 직 하나로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으며, 기능, 진화, 기술 관점에 따라 정의는 조금씩 다르다. 정보처리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능 관점에서 의 메타버스는 정보 검색, 소통, 오락과 같은 각각의 서비스를 모두 통합한 인터넷이다.
진화 관점에서는 기존 인터넷이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5G 보급, 확장 현실 (eXtended Reality, XR)의 발전과 맞물려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으로 정의한 다. 기술 관점으로 바라보면 가상세계를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구현할 수 있는 기 술과 개념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이 3가지 관점을 모두 종합하면 메타버스는 ‘IT 기술과 결합해 기존 인터넷 서비스 를 입체적으로 제공하는 3차원 가상 세계’로 정의할 수 있다.
4. 5C로 정의하는 메타버스의 특징
아직 사회 전반에 메타버스 패러다임이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VR 게 임이나 모바일 앱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실감형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메타 버스만이 가진 특징 5가지는 다음과 같다.
• 세계관(Cannon) : 메타버스의 시공간은 설계자와 참여자에 의해 채워지며 확장된다. 여 기서 참여자는 설계자의 의도에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 능동적 사용자를 의미한다. 능동 적 사용자는 메타버스에서 각자의 세계관을 형성해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취향대 로 콘텐츠를 생산, 소비, 공유한다.
• 창작자(Creator) : 메타버스에서는 누구나 콘텐츠 창작자가 될 수 있다. 모든 참여자가 메타버스 내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는 창작자인 동시에 사용자이다. 공간, 게임, 사진 및 영상 촬영, 실감 콘텐츠 등 창작물을 무한히 생산할 수 있다.
• 디지털 통화(Currency) : 메타버스에서도 가상화폐가 통용돼 생산 및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는 각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만 유효한 사이버 머니에 가깝지만, 메타버스 시장 성장이 본격화되고 많은 사람이 경제 활동 영역을 디지털 공간으로 전환하면서 머지 않아 기축 통화나 실물 자산과도 교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일상의 연장(Continuity) : 메타버스는 일상의 연속성을 보장한다. 즉, 메타버스 플랫폼 에서의 출근, 모임 참석, 교육 수강, 쇼핑 등의 활동은 단발성 행위나 일회성 체험이 아닌, 현실 세계의 연장이다. 아바타가 메타버스에서 수행한 활동의 결과가 현실 세계에 반영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연결(Connectivity) :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 서로 다른 메타 버스 세계, 사용자와 아바타, 한 사용자와 다른 사용자를 연결한다. 사용자는 가상 공간에 서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 확장해 나갈 수 있다.
5. 기술과 이용 형태에 따른 메타버스 구분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Virtual Worlds), 거울 세계(Mirror Worlds), 증강 현실 (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logging)으로 구분된다. 가상 세계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 한 공간이다. 사용자 모습이 투영된 아바타 간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며, 아바타 를 통해 현실 세계와 유사한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실시간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하며, 유통할 수 있다.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데 그래픽 기술과 5G, 네트워크, 인공지능, 블록체인이 사용된다. 가상 세 계의 예시로는 세컨드라이프, 마인크래프트(Minecraft), 로블록스, 제페토(Zepeto) 등이 있다.
거울 세계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현실 세계를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세계다. 복제의 대상이 사용자가 사는 세상이고, 여기에 3차원 공간에 대한 고정밀 매핑과 데이터 처리 자동화를 위한 AI, 모델링 및 주석 도구, 라이프로깅 기술 등이 사용돼 더욱 현실감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거울 세계는 게임이나 가상현실 기반 플 랫폼과 같은 일반적인 가상 세계와는 다르며, 활용도도 더욱 높다. 예컨대, 카카오맵 은 실제 지리 정보를 그대로 반영해 디지털로 구현하고, 각종 주석 도구로 교통 체증 구간과 목적지를 향한 최단 경로, 선별진료소 위치, 잔여백신 여부 등의 정보를 제공 함으로써 디지털 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한다. 증강 현실은 GPS 정보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실 세계에 가상의 사물과 인터페이 스를 덧씌워 만든 혼합 현실이다.
증강 현실에 대해 보편적인 개념을 제시한 로널드 아즈마에 따르면, 증강 현실은 현실과 가상의 결합, 실시간 상호작용, 현실 세계에서 가상의 대상물의 정확한 배치라는 3가지 특징을 기반으로 성립된다. 실재를 대체하 는 것이 아닌, 보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위치 기반 AR 게임인 포켓몬고(Pokemon GO)가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실행하면 카메라에 잡힌, 즉 사용자 앞 에 놓인 실제 환경이 게임 배경이 되고, 여기에 포켓몬, 몬스터볼과 같은 그래픽이 입혀진다. 최근에는 증강 현실을 시각적 자극에 한정하지 않고, 청각, 후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을 총체적으로 자극해 현실감을 증폭한 세계로 정의하기도 한다.
라이프로깅은 인간의 신체와 감정, 행동, 의사소통, 관찰 등 일상생활 정보를 웨어 러블 기기나 센서로 수집, 처리, 반영해 기록하고, 가상 공간에 재현하는 활동이다. 개인의 정보를 디지털 및 데이터화해 가치 있는 정보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작업 으로, 사용자는 이 디지털 기록물로 언제든지 ‘현재의 나’를 더욱 정교하게 재현하 고 규정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받고, 그렇지 않은 정보의 접 촉은 최소화함으로써 사용자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현한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동떨어진 이분법적 세계가 아닌, 가상 세계와 연계, 공존, 융·복합된 공간임을 보여 준다.
6. 메타버스 핵심기술 1. XR
XR은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 혼합 현실(MR)을 통칭하며, AR/VR 콘텐츠 를 생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모두 포함한다. 상호작용 을 통한 몰입감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XR 중에서도 365도 가상 뷰와 공간 음 향은 현실과 가상 간의 인지적 부조화를 최소화해 메타버스의 최종 지향점인 ‘실제 와 같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XR은 최근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넘 어 제조, 의료, 교육, 유통, 문화, 국방 등 많은 산업군에 적용되고 있다.
7. 메타버스 핵심기술 2. 5G MEC, 엣지 컴퓨팅의 진화
TTA 저널 <엣지컴퓨팅 –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5G MEC(Mobile-Access Edge Computing)는 기존 엣지 컴퓨팅이 다양한 네트워크 구조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낮은 전송 지연과 짧은 응답 시간이 필수인 메 타버스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 중앙 클라우드에 집중되는 컴퓨팅 트래픽을 네트워크의 가장자리, 즉 최종 사용자와 근접한 곳으로 분산해 통신 데이 터 처리 경로를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초저지연, 초고속, 초연결이라는 5G의 특징 이 극대화되고, 외부와 분리된 독립망으로 개인정보보호 기능과 통신 안정성이 강 화된 5G 서비스가 구현된다.
클라우드에서 실행하던 작업을 네트워크 엣지로 밀어내고, 클라우드의 범용성과 편 리함을 사용자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제공하는 엣지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기기에서 애플리케이션 실행이 어려운 경우, 엣지 클라우드에서 대신 실 행하며, 안정적이고 호환 가능한 이동성을 보장한다.
8. 메타버스 핵심기술 3.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변조 불가능하고 추적·감사 가능한 거래 장부를 만들어 거래 행위 부인 및 내용 변조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거래 내역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위·변조가 어렵고 중앙 관리자 없이 화폐를 발행,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이 특 징이다.
사용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네이티브 상품을 만 들 수 있고, 소유권을 증명하는 등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메타버스 내 경제 활동이 현실로 이어지는 경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분 산신원인증(Decentralized Identity, DID)과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을 디지털 자산 소유자 본인 인증 및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 할 수 있다. DID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발행한 최초 인증서를 사용자 단말기에 저장해 블 록체인으로 위·변조 여부를 검증한다.
개인은 데이터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자신의 개인 정보를 직접 보관, 관리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한다. NFT는 복제·저장할 수 있는 디지털 파일의 원본과 소유자를 증명할 수 있는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토큰화해 발행하는 기술이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디지털 창작물의 소유권을 명확히 나타냄으로써 거래 활성화를 유도한다. 따라서 사용자 는 NFT가 적용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아바타 의상, 헤어, 소품뿐만 아니라 문학, 미술, e스포츠, 음악, 건축, 부동산 등 유·무형 자산을 디지털화해 거래하고 저작권 을 보호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2차 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 등 수익도 올릴 수 있다.
9. 메타버스 핵심기술 4.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과 기계, 장비, 건물, 교통망 등 물리적 대상을 디지털로 똑같이 구현한다. 컴퓨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특정 상황에 대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로서, 메타버스의 활용도와 가치를 높인다. 모의실험에 서 최적의 답을 도출해 현실 세계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잠재적 리스크를 예방하 는 데 목적이 있으며, 주로 미션 크리티컬한 산업에서 의사결정과 제어 서비스에 신 뢰성을 제공한다.
10. 메타버스 핵심기술 5.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은 주로 데이터 생성 및 수집에 사용된다. 메타 버스를 구현하는 데에는 ‘지능형 IoT’ 및 ‘자율형 IoT’가 필요하다. 지능형 IoT는 AI 와 결합해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서 분석, 진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린 다.
자율형 IoT는 분산협업지능을 바탕으로 사물 간에 상호 소통하며, 공간과 상황, 사물 데이터 복합 처리를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 예측, 계획하고 현실 세계를 자율적 으로 제어한다. 지능형 IoT와 자율형 IoT는 메타버스 내 개인이나 산업에 특정 사물의 상태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취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질적인 대규모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지능적인 상황 인지와 자율적 대응으로 유연 한 엔드 투 엔드 연결성을 보장할 수 있다.
11. 산업 전반에 침투하는 메타버스
‘메타(Meta)’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메타버스에 대해 ‘많 은 기업과 산업 전반에 걸친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 리틱스(SA)는 2025년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약 326조 원으로 예측했다.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4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약 3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 망했다.
주요 메타버스 서비스는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Minecraft), 제페토(Zepeto), 포 트나이트와 같은 게임 플랫폼의 형태에서 출발했다. 이들 플랫폼은 아바타와 오픈 월드,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사용자의 상품 거래 및 수익 창출이 가 능하다. 예를 들어, 포트나이트에서 미국 유명 래퍼인 트래비스 스캇이 콘서트를 열어 2,770만 명의 관객을 유치하고 2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 드인 구찌(GUCCI)는 로블록스에 ‘구찌 가든(Gucci Garden)’이라는 가상 전시회를 열고, 디오니서스 디지털 전용 가방을 약 456만 원에 판매했다. 자동차 업계는 실제 차량과 시설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하고 디자인과 설계, 주행 테스트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실행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독일 BMW 그룹은 실제 공장과 똑같이 구현한 메타버스에서 차량 1대당 100개 내외의 옵션을 반영해 부품 위치와 이동 경로, 라인을 변경하면서 불량률과 생산 효율을 검 증하는 ‘가상 공장’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메타버스는 고차원 기술이 요구되는 특수·전문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한 예로, 국방 부문에 메타버스 기술 및 개념의 적용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원격 폭발물 처리(EOD), 지휘 통제실 및 시설물 관리, 장병 교육 등에 메타버스가 활용된 다. 메타버스 상의 ‘AI 참모’ 기술을 적용하면 복잡하고 다양한 전장 정보를 분석해 현장 지휘관에게 최적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폭발물 발견 시 드론으로 EOD 로 봇을 파견하고, 메타버스 가상 지휘소에서 로봇을 조종해 폭발물 해체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육군훈련소에서는 입대 전 장병에게 전투복 착용 요령과 생활관 관물대 정리 요령, 군장 결속 교육을 비롯해 사격, 화생방, 수류탄 각개전투와 같은 체험식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입영 장병이 휴대폰으로 스캔한 후, 훈련소에 전송한 신체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맞춤 피복을 생활관에 미리 배치해 입영 절차를 간소화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로 실사격 및 실기동 훈련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지만, 현 실과 가상의 연동, 데이터 분석 및 예측, 몰입감 향상 등 메타버스의 장점을 미래 전력 체계와 운영 개념에 활용하면 군장병의 전투력 향상과 전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진료의 어려움과 환자 권익 향상에 따른 의학 실습의 제한을 극복할 대안으로 꼽힌다. 의료계에서 메타버스 도입이 가장 활발 한 분야는 수술 교육이다.
지난 5월, 분당서울대병원은 360도 8K 3D 카메라가 설 치된 스마트 수술실에서 메타버스 기술로 폐암 수술을 진행했다. 모든 참석자는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거나 아바타를 설정해 실시간으로 수술 부위와 환자 상태, 집도의의 손가락 동작까지 참관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를 통해 현 장 중심, 인원 제한과 같은 기존 의학 실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다.
또한, 메타버스는 협진 및 원격 진료, 실제 임상 적용, 맞춤형 건강 관리, 디지털 치료 제 검증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가상 종합병원’ 구축을 위한 기반 기술로서 감염이나 의료 사고의 위험을 낮출 것으로 평가된다. 환자의 의료 영상을 웹에서 구현해 의료 진과 환자가 병증과 수술 계획에 관해 소통하고 이를 실제 수술에 반영하는 등 의료 분야 메타버스 초기 모델을 임상 현장에서 구현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의 편의를 위한 메타버스 기술도 개발되고 있으며, 수술을 앞둔 환자에 가상 수술실 사전 탐방 기회를 제공하고 암 환자를 위한 최적의 항암치료 가상 환경 을 구현하는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의료 분야에서 메타버스 도입이 활성화되려면 원격 의료 합법화 등 제도적 보 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도 MZ세대와의 접점 확충,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 메타버스와 연계한 서비스 및 금융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는 소통이나 홍보, 직원 교육, 서비스 체험 용도로 메타버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지주는 이프랜드(iand)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아바타 은행 원을 등장시켜 MZ세대를 위한 금융 콘텐츠 방송을 진행했다. 제페토에 ‘하나글로벌 캠퍼스’를 구현하고, 하나은행 신입사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을 개최하 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은 게더타운(gather.town)에 미팅 공간과 영업점, 홍보관을 만들고, 은행장과 혁신창업기업 대표의 소통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업계는 향후 투자와 대출, 결제 등 각종 금융 활동을 메타버스에서 지원 할 것으로 보인다. NFT 등의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출시할 가능성 도 있다. 이와 관련해 IBK투자증권은 자체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해 자산관리, 모의 투자,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권 메타버스 생태계가 본격화되려면 가장 먼저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용자 사칭 등 금융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보안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 경영 활동은 메타버스의 사회적 가치가 부각될 수 있는 분야다. 기업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회공헌 사업 을 추진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다. 실시간 3D 개발 플랫폼 기업인 유니티 (Unity) 소셜 임팩트 부사장인 제시카 린들은 “가상 세계에 기존 비즈니스 운영 방 식을 구축하고 이를 강화하거나 개선하는 방식으로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한국스타트업투자정보 메타버스 플랫폼인 ‘온타운’ 에 소상공인과 기업이 국내외 취약 계층 아동을 후원하는 캠페인인 ‘비전스토어 타 운’을 구축하고 일상 속 나눔 확대에 기여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자선 바자회로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기업도 있다. 푸르덴셜생 명보험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가상 자선 바자회인 ‘MSG(Metaverse Sustainable Growth) 마켓’을 열고, 이곳에서 모인 수익금을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에 전달한다.
11. 개인정보 침해와 빅 브라더 출현 경계해야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자가 폭증하면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보안 위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해커가 로블록스에서 시스템을 해킹해 선정적인 이미지와 인종차별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아바타 아 이템 구매에 필요한 가상화폐 ‘로벅스(Robux)’로 연결된다는 가짜 피싱 사이트 링 크로 사용자 계정을 빼내는 봇 유저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 공격은 주로 개인 계정을 해킹해 아바타나 가상 자산, 콘텐츠, 결 제 정보를 탈취하고 금전적 손해를 입히는 방식이다.
시스템을 겨냥해 서비스를 마 비시키고 관리 권한 탈취, 가상 자산 불법 복제, 신원 정보 조작 및 활용 등 시스템을 변조하는 공격 방식도 성행한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금전적 손해를 넘어 사생활 침해도 우려된다. HMD 장비를 착용해 메타버스에 접속하면 생체인식정보(Biometric Data)가 수집된다. 수동으로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아도 AR/VR 기기가 사용자의 혈압과 호흡, 뇌파와 같은 생체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 및 감정 정보도 추론할 수 있다. 이 외에 도 메타버스와 연계한 각종 서비스로 위치 정보, 소비 패턴 등 방대한 개인 정보가 실시간으로 생성된다.
하지만 메타버스에서는 개인정보 공유 대상과 활용 목적, 파기 시점 등에 대한 정보 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가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 또, 특정 사용자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신종 범죄가 발생할 가 능성도 높아졌다. 정보를 독점해 개인을 감시하고 권력을 차지하는 ‘빅 브라더(Big Brother)’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술과 자본 면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 IT 업체는 폐쇄형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사용자가 메타버스에서 활동한 시간과 경험한 가상 장소, 대 화 상대 및 내용, 시선 이동 등 각종 개인정보를 비밀리에 수집, 관리해 인권을 침 해할 수 있다. 빅 브라더의 출현은 특정 기업이 메타버스 세계를 장악하고, 국가 및 정부보다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사회를 통제, 조작하는 테크노크라시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빅 브라더에 오를 유력한 후보로 메타가 지목된다. 메타는 전 세계 대형 IT 업 체 중 메타버스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으며, 오큘러스와 컨트롤 랩스(CTRL-labs), 유니티(Unity)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 인수 및 합병을 추진했다.
SNS플랫폼처럼 메타버스도 다른 플랫폼과 협력하지 않고, 경쟁사를 인수해 하나의 생 태계로 개발함으로써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AI로 인한 데이터 편향 및 알고리즘에 의한 차별 문제, 가상 세계에 과도 하게 집착하는 ‘메타폐인’의 등장, 디지털 세계에 익숙한 MZ세대와 그렇지 않은 기 성세대 간 정보 격차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메타버스에서 개인정보 문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보안 대책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메타버스 환경과 특징에 부합하는 통제 시스템과 금융 사고 에 대비한 사이버 보험 등 맞춤형 보안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빅 브라더의 출현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는 ‘개방형 메타버스’가 제시된다. 개방형 메 타버스를 구축하면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메타버스에 접속해 데이터와 디지 털 자산, 콘텐츠를 공유하고, 자체적인 수익 모델이나 경제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 다.
즉, 모든 당사자가 이익을 얻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RS글로벌에 따르면, 개방 형 메타버스에는 통일된 아이덴티티와 소유권을 가진 디지털 자산과 오픈 스탠더드 및 프로토콜, 분산형 거버넌스, 국제적이며 유동성 있는 경제 및 통화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메타와 포트나이트, 로블록스도 점차 개방형 메타버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타버스, 혁신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메타버스는 머지않아 모든 사회 구성원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XR과 5G, 블록체인, IoT와 같은 범용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돼 현실 세계를 복제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과 시간, 공간을 결합한 새로운 경험을 설계한다는 것이 핵심 이다. 또한, 사용자가 직접 메타버스에서 자신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목표를 이루 는 ‘창작’, 가상 세계 속 아바타의 행동이 현실 세계와 연계되는 ‘확장성’은 메타버스 를 기존 플랫폼과 차별화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메타버스는 개인이 나 산업과 결합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
다만, 메타버스의 역기능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대비도 필요하다. 국회입법조사처 <메타버스(metaverse)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이 센서와 디스플레이, AR/VR 기기 등 다양한 정보 수집 기술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가 상 세계의 데이터와 콘텐츠,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한다. 메 타버스를 구성하는 각각의 기술을 개인정보 수집과 분석 측면에서 규제 혹은 완화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디지털 자산 관리와 유통, 보호에 관해서도 현 재보다 더욱 견고한 수준의 정책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메타버스 창작물에 대한 권 리 정의, 메타버스 시스템 해킹 발생 시 사용자 보호 등의 이슈와 관련해 현실의 법· 제도와 메타버스의 정합성을 확보 및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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