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국 시조대왕 숭선전 김병진(74) 참봉은 "백제가 일본국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만, 정녕 일본 역사학자들은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가야국을 시원국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이곳 수로왕릉을 찾는 많은 일본관광객 중에는 이미 이런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고 스스로 수로왕릉에 참배하고 싶다고 자진해서 왕릉 참배를 요청해, 안내를 하면 마치 자기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것처럼 성심껏 대하는 모습에 놀랍다"고 했다.
수로왕릉을 관리하는 김병진 참봉
◇참봉이란 = 왕릉을 지키고 제사(제례)를 집례하는 일종의 문중 조상을 모시는 '성직자'다. 나이 많은 어른이라도 나이가 적은 참봉을 대할 때는 깍듯이 예를 갖춘다.그래서 참봉 뒤에는 반드시 '어른'을 붙여 '참봉어른'으로 존칭을 쓴다. 조선시대에는 관직(종 9품)이었으나 지금은 각 문중에서 선출한다.
조상을 섬기는 고유한 문화유산이 있는 한 참봉은 반드시 필요한 직책이다. 직급은 낮지만 직책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높다.
오래전에는 참봉은 왕과 직접 독대하는 권한까지 가졌다. 그만큼 엄격한 도덕과 절제된 행실을 중요시하며 아무나 할 수도 없다. 참봉이 되면 오직 맡은 임기 동안 문중을 위해 소임을 다해야 한다. 집안에 상을 당하면 참봉자리도 내놓아야 할 정도로 단정한 몸과 마음가짐으로 조상을 숭배한다.
가락중앙종친회장이 임명한 김병진 참봉은 가락국 시조대왕을 모시고자 숭선전에서 연중 의관을 갖춘 채 오랜 세월동안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며 후손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