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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어휘연구 21. 정경∙외경∙위경 (1) 구약의 정경화 | 남대극 교수
안녕하십니까? 우리 에스라엘 나무 강단에서 함께 공부하는 성경의 어휘 연구 시간입니다. 그동안 이미 한 20개의 중요한 의혹에 대하여 함께 공부하였고, 오늘 또 다른 공부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성경 어휘 연구의 목적은 앞에서 누누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21번째 시간으로 '정경, 외경, 위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이 세 단어는 성경에 직접 사용되는 단어는 아닙니다. 그러나 성경과 매우 연관이 깊은 단어들이기 때문에 성경 연구 시간에 함께 다루게 되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성도님들께서는 이 단어들을 자주 들어보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함께 공부함으로써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명쾌하고 명료하게 가져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저 이 '정경'이란 무슨 뜻일까요? 정경(正經)은 바를 정(正) 자에 글 경(經) 자를 써서 '바른 글'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영어로는 '캐논(Canon)'이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나 헬라어에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히브리어로는 '카나'라고 하는데, 이는 '갈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헬라어로는 '카논'이라고 합니다. 이 두 말 모두 '막대기' 또는 '갈대 자(尺)'를 뜻합니다. 무엇을 재는 척도, 더 나아가 무엇을 판단하는 기준 또는 표준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가 바로 캐논입니다. 그래서 기준이 되고 표준이 될 만한 하나님의 말씀을 정경이라고 부릅니다.
이 '캐논'이라는 말은 막대기, 척도에서 시작하여 법규, 규범, 행동 지침(가이드라인), 방향(디렉션) 등으로 의미가 확대되었습니다. 교회 용어로서는 '교회법'을 캐논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중세까지 교회에 있었던 많은 법을 캐논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가톨릭교회에서는 성인들의 이름을 적어 놓은 '성인록'을 캐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공부하는 정경, 즉 바른 법전 역시 캐논이라고 합니다.
이것에 상대되는 말이 바로 '외경'과 '위경'입니다. 단어가 암시하는 바와 같이 외경(外經)은 정경 밖에 있는 글을 뜻하고, 위경(僞經)은 거짓 위(僞) 자를 써서 가짜 경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단어는 음악에서도 아주 특별한 양상으로 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곡이 바로 요한 파헬벨의 '캐논(Canon)'입니다. 독일어 등에서는 카논이라고 발음하기도 합니다. 스펠링은 동일하게 'CANON'입니다. 요한 파헬벨의 캐논은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 들어보셨거나 즐겨 듣는 곡일 것입니다. 저도 그 음악을 아주 좋아합니다. 파헬벨은 1678년부터 12년 동안 '프레디거 교회'에서 오르가니스트로 봉사했습니다. '프레디거'는 독일어로 설교자라는 뜻입니다. 즉 설교자 교회의 파이프 오르간을 두고 이 곡을 작곡하여 초연했을 것입니다. 10여 년간 봉사하던 매우 아름다운 중세 교회로, 오늘날까지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카논(캐논)'은 한자로 전구곡(典句曲)의 '전(典)' 자를 씁니다. 전이라는 말은 법전, 규범, 규칙을 뜻하므로, 아주 정상적으로 딱 정해진 형식 속에서 흘러가는 곡을 의미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아주 아름답고 우리의 마음을 끄는 곡입니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법칙과 표준이 된다는 의미가 캐논에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경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일까요?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기록되어 내려오는 수많은 문서 중에서, 이것이야말로 준칙과 법칙이 될 만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교회 역사상 정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우리는 '정경화'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캐노니제이션(Canonization)'이라고 하는데, 가톨릭에서는 성인으로 추대하는 예식인 '시성식'을 뜻하기도 하지만, 성경 연구에서는 정경으로 인정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 총 66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많은 문서 가운데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이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골라져서 정경이 되었을까요? 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경전들은 어떤 것들이 있고, 성경으로 판정하는 데는 어떤 기준이 있었을까요? 역사 속에서 회의를 거치며 기도하고 정한 기준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정경화의 역사와 기준을 연구함으로써,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온 성경의 기원과 권위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기회를 얻고자 합니다.
오늘은 먼저 구약의 정경화 과정을 살펴보고, 다음 시간에 신약의 정경화를 공부하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하인리히 그레츠, 프랑스 볼 등 독일의 성경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비슷한 주장을 했습니다. 첫째, 모세오경(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은 BC 400년 무렵에 이미 정경으로 인정되고 결정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예언서(선지서)는 BC 200년 무렵에 정경으로 인정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성문서(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등)는 AD 90년 요하난 벤 자카이의 지도하에 '얌니아(야분네)'라는 유대 도시에서 열린 회의에서 정경으로 결정되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이르러 AD 90년 얌니아 회의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었습니다. 루이스(Jack P. Lewis)라는 학자가 '성경과 종교 학술지(JBR)'에 "우리가 얌니아를 말할 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앞선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그는 하딩 칼리지 등에서 교수를 지낸 분인데, 8개 항목의 반대 의사 중 중요한 4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 얌니아 회의에서 정경화에 관한 새로운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AD 1세기 역사가인 요세푸스의 저술을 보면 정경이 이미 결정된 것으로 나타나 있으므로 AD 90년에 결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셋째, 에스더서가 얌니아 회의에서 정경이 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AD 2세기 말에야 성경 책 수가 22권 또는 24권으로 확정되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후 1974년에는 솔로몬 자이틀린(Solomon Zeitlin)이라는 학자가 히브리 성경의 정경화에 관한 역사적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모세오경은 에스라 시대(BC 4세기 무렵)에, 예언서는 마카베오 이전 헬라 시대(BC 2세기 무렵)에, 성문서는 늦어도 AD 65년 이전에 정경으로 결정되었다고 조금 다른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에는 베크위드(Roger T. Beckwith)라는 학자가 초기 유대교와 신약 교회의 배경이 되는 구약 정경에 관한 논문을 썼습니다. 그는 구약 정경이 BC 2세기에 이미 거의 완성되었고, 논란이 많던 일부 책들도 AD 90년경에는 다 확정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역사가들이 연구하면서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여러 정황을 맞춰 추측을 내놓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의심의 여지 없이 확정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양보해도 AD 1세기 이전에는 이미 구약 성경의 대부분이 정경으로 받아들여졌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약을 정경으로 결정할 때 그 판단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적용된 주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선지자 또는 예언자에 의하여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로 기록된 문서여야 합니다. 헬라어나 다른 언어로 기록된 것은 영감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약 시대 하나님의 백성들이 사용한 언어가 초기에는 히브리어였고, 바빌론 포로기 이후에는 아람어였기 때문입니다.
둘째, 모세 이전이나 에스라 이후의 작품들은 정경에 넣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영감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셋째, 토라(모세오경)의 내용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후대 선지자들의 기록이 모세오경의 내용과 상충되면 정경에 포함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설, 설화, 개인적인 이야기 등은 영감받은 기록이 아니라고 판단해 정경에서 제외했습니다.
넷째, 당시에 이미 공동체 내에서 널리 유포되어 읽히고 있는 책이어야 했습니다. 이미 성도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인정받아 온 것들 가운데서 정경을 찾아낸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정경에 들어오기까지 논란이 많았던 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가'는 젊은 남녀의 사랑을 매우 에로틱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이것이 과연 하나님의 영감된 책인가?" 하는 의문이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남녀간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이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닫게 해준다는 취지로 정경에 포함되었습니다. '에스더'는 하나님이나 여호와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아 논란이 되었으나, 내용 속에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히 나타나 있으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룻기' 역시 한 집안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기업 무르는 제도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 방법을 보여주므로 인정되었습니다. '전도서'는 겉만 읽으면 모든 것이 헛되다는 염세적인 책 같지만, 맨 마지막 12장에서 하나님을 기억하고 심판을 생각하며 아름답게 살라는 교훈을 주므로 정경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구약에는 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외경(Apocrypha)'들이 많습니다. 주로 BC 200년부터 AD 100년 사이에 기록된 문서들입니다. 이 책들은 상당한 역사성은 인정되지만 영감된 글은 아닙니다. 일부 내용이 신화적이거나 기존 성경의 내용과 조화되지 않아, 역사적 가치는 있을지언정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해 제외되었습니다. 주로 묵시 문학, 지혜 문학, 역사서에 속하며 솔로몬의 지혜서, 집회서, 예레미야의 편지, 아사랴의 기도와 세 청년의 노래, 수산나, 벨과 용, 마카베오 상·하 등이 있습니다. 참고용으로는 가치가 있지만 영감된 책은 아닙니다.
우리 개신교 성경(66권)에는 외경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외경을 포함하여 출판된 성경도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가 협력하여 1970년대 초반에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가 대표적입니다. 가톨릭에서는 성경이라는 말보다 성서라는 표현을 주로 쓰기에 책 제목도 성서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외경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궁금하거나 연구하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재밌는 내용을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구약의 '위경(Pseudepigrapha)'이 있습니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도 아니고 누군가 지어낸 기괴한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이름을 숨기거나 모세, 이사야, 예레미야 등 성경 인물의 이름을 빌려 가명으로 쓴 책들입니다. 역사성과 영감성이 전혀 결여되어 있으며 아담과 하와의 생애, 모세 묵시록, 엘리야 묵시록, 모세 유언 등이 이에 속합니다. 흥미를 위해 꼭 읽어야 할 필요는 없는 책들입니다.
정경, 외경, 위경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정경은 역사성, 영감성, 저자의 확실성이 모두 명확합니다. 외경은 역사성은 있으나 영감성이 없고 저자도 불분명합니다. 위경은 역사성, 영감성, 저자의 진실성 모두가 거짓(X)입니다.
오늘의 결론이자 우리의 믿음입니다.
첫째, 모든 성경의 기록 과정에 성령님의 영감이 작용했음을 믿습니다. 디모데후서 3장 16절 말씀처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입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만이 하나님의 영감된 책임을 믿습니다.
둘째, 모든 정경화 과정에 성령님의 도우심과 인도가 있었으며, 정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으로 이미 완결(닫힌 정경, Closed Canon)되었음을 믿습니다. 여기에 무언가를 더하거나 빼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경을 더 열심히 연구하시고, 우리에게 정경을 주신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도록 노력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정경, 외경, 위경의 개념과 구약의 정경화 과정을 잠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신약의 정경화를 함께 공부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핵심 요약 정리]
정경(Canon)의 의미: '바른 글(正經)'이라는 뜻으로, 헬라어 '카انون(카논)'에서 유래하여 무엇을 판단하는 '척도', '기준', '규범'을 의미합니다. 성도들이 신앙과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구약 정경화의 역사적 견해:
전통적 학설: 모세오경(BC 400년경), 예언서(BC 200년경), 성문서(AD 90년 얌니아 회의) 순으로 결정되었다고 보았습니다.
현대적 반론: AD 90년 얌니아 회의에서 정경을 새로 결정한 것이 아니며, 구약 성경은 이미 AD 1세기 이전(늦어도 BC 2세기~AD 1세기 사이)에 대부분 정경으로 받아들여지고 확정되었다는 연구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구약 정경의 판단 기준:
선지자(예연자)가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로 기록한 글이어야 함.
모세 이전이나 에스라 이후의 모호한 작품은 제외함.
모세오경(토라)의 내용과 일치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함.
당시에 이미 공동체 안에서 널리 읽히고 인정받은 책이어야 함.
정경·외경·위경의 비교:
정경(正經): 역사성 있음, 영감성 있음, 저자 확실함 (구약 39권, 신약 27권으로 종결).
외경(外經): 역사성은 상당 부분 인정되나 영감성이 부족하여 정경에서 제외된 글 (예: 마카베오서, 솔로몬의 지혜서 등 / 공동번역 성서 등에서 참고 가능).
위경(僞經): 성경 인물의 이름을 도용하여 가짜로 지어낸 글로, 역사성과 영감성이 모두 없음 (예: 모세 묵시록 등).
22. 정경∙외경∙위경 (2) 신약의 정경화 | 남대극 교수
안녕하십니까? 에스라엘 나무 강단 성경의 어휘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성경의 어휘를 연구하는 목적에 대해서는 매번 간단히 언급했기 때문에, 오늘은 여기서 생략하고 지나가겠습니다. 지난번 제21번 연구에서는 정경, 외경, 위경 중에서 구약의 정경화를 공부했고, 오늘 제22번에서는 신약의 정경화 과정과 그 원칙을 함께 공부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시간 제21번 구약의 정경화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앞부분에 조금 반복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캐논(Canon)'이라고 하는 말이 바로 '정경'이라는 뜻입니다. 정경, 즉 캐논의 어원은 히브리어 '카나'에서 왔는데, 카나는 '갈대'라는 뜻입니다. 또 헬라어로는 '카논'이라고 하며, 이 역시 '곧은 막대기(Straight)', '척도', '기준', '표준'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이 조금 더 발전된 의미로서는 '법규', '규범', '행동 지침'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그래서 진짜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하나의 척도를 캐논 혹은 카논이라고 표현합니다. 역사적으로 교회법을 가리킬 때 캐논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잘 사용하지 않으며, 가톨릭교회에서 성인들의 이름을 기록한 책(성인록)을 캐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다음에 이 성경과 관련된 직접적인 용어로는 정경 또는 경전이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경이 있으면 정경이 아닌 글들도 있습니다. 정경이 아닌 것들은 바로 외경과 위경입니다. 음악에서 카논이라고 하면 '전구곡(典句曲)'이라 하여, 요한 파헬벨이 카논이라는 곡을 작곡했다는 이야기를 지난 시간에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들이 진짜 하나님의 성경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을 '정경화'라고 합니다. 정경화를 영어로는 '캐노니제이션(Canoniz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가톨릭교회에서 신앙적 깊이와 선한 감화가 큰 사람을 성인으로 추대하는 의식인 '시성식'을 뜻하기도 하지만, 성경 연구에서는 정경으로 인정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 합해서 66권이 정경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 우리의 성경으로 확정된 것입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외경과 위경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정경화의 역사 과정과 기준을 연구함으로써, 우리에게 전수된 이 66권 성경의 기원과 권위를 이해하고 인정하려고 합니다.
오늘 본 주제인 신약의 정경화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00년의 긴 역사입니다만, 정경화 작업은 초기 그리스도교회에서 AD 400년경까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그 과정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AD 1세기 말, 즉 AD 90년대에 바울의 편지서들이 묶음으로 유포되었습니다. 이것이 바울의 편지라 하여 고린도서, 로마서, 갈라디아서, 골로새서 등이 특별한 이름 없이 '바울 편지서들의 묶음'이라는 형태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다 AD 2세기 중엽인 140년경에 '마르키온(Marcion)'이라는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영어로는 마르시온이라고도 부르는데, 그는 특별히 구약을 부인했습니다. 구약에 묘사된 하나님을 열등한 존재라고 말하며, 구약의 하나님은 신약에서 예수님이 가르치신 사랑의 하나님과 맞지 않고 너무 무자비하고 가혹하다고 오해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뜻에 맞는 것들만 골라 한 묶음으로 만들고 이것이 성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기가 보기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고쳐서 누가복음과 닮은 새로운 복음서인 '주님의 복음서'라는 책을 자기가 만들어 쓰기도 했는데, 결국 그는 이단으로 판정되어 파문당했습니다.
그 후 제2세기 중엽에 '유스티누스(Justinus)'가 있었습니다. 흔히 영어식으로 저스틴(Justin)이라고 부르는데, 서양 역사나 교부들의 이름을 너무 영어식으로만 받아들이면 발음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본래 발음에 가깝게 유스티누스라고 부르는 것이 요즘 교회 역사에 나오는 명칭입니다. 유스티누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태양의 날(일요일)이라 불리는 날에 선지자들의 글들과 함께 사도들의 비망록이 낭독되었다." 이때는 아직 '성경'이라는 공식 호칭을 붙이지는 않았지만, 선지자의 글인 구약과 사도들의 비망록인 신약의 기록이 예배 중에 함께 읽혔음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2세기 말에서 3세기 초에 활동한 리옹의 유명한 교부 '이레내우스(Irenaeus)'는 당시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으로 구성된 '사복음서'가 있었다고 확언하며 이를 사방의 바람에 비유하여 '네 가지 형태의 복음서(테트라모프)'라고 불렀습니다.
제3세기에 와서는 성경 해석에 대해 많은 글을 남긴 아주 유명한 학자 '오리게네스(Origenes)'가 있었습니다. 영어로는 오리겐(Origen)이라고 합니다. 이 오리게네스는 이미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것과 같은 신약 27권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그 가운데서 다소 논란이 되는 책들이 있었다고 열거했는데, 저자가 확실치 않고 바울의 다른 편지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히브리서', 믿음보다 행함을 강조하여 이상하다고 본 '야고보서', 그리고 '베드로후서', '요한이서', '요한삼서', '유다서', '요한계시록' 등은 뭔가 개운치 않다 하여 논란이 되는 책, 즉 '안티레고메나(Antilegomena, 반대 판정품)'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 후 330년경에 오면 초기 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교회 역사가인 '에우세비우스(Eusebius)'가 등장합니다. 유세비우스라고 하는 것은 영어식 발음이고 원래 이름은 에우세비우스입니다. 그가 남긴 '교회 역사'라는 책은 원본이 그대로 전수되지는 못했지만 많은 책에 인용되어 남아 있습니다. 그의 분류에 의하면 신약 문서 가운데 '인정된 글(호몰로구메나)', '논란이 되는 글(안티레고메나)', 그리고 가짜로 판명되어 '거부된 글(프세우도에피그라파)'이 있습니다. 인정된 글로는 사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 사도행전, 바울 편지서, 베드로전서, 요한일서가 있었고, 요한계시록은 인정된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거부된 글에 속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요한계시록은 난해하고 복잡하며 많은 환상 속에 짐승이나 나라들이 엉켜 있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글은 야고보서, 유다서, 베드로후서, 요한이서, 요한삼서, 히브리서가 있었으며, 거부된 가짜 문서로는 바울 행전, 목자서(헤르마스의 목자서), 베드로 묵시록, 바나바 서신, 사도들의 교훈(디다케), 베드로 복음, 도마 복음, 마티아 복음, 안드레 행전, 요한 행전 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진짜 사도들이 쓴 것이 아니라 이름을 도용한 가짜 문서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다가 363년에 라오디게아에서 종교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때 회의에서는 교회 안에서 정경만을 읽어야 한다는 결의를 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전경 목록은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367년 부활절 서신에서 당시의 위대한 학자이자 교부였던 '아타나시우스(Athanasius)'가 오늘날과 똑같은 27권으로 된 신약 목록을 제시하며 '정경화(카노니제인)'하였다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단순히 중요한 문서로만 취급되던 것을, 비로소 인정할 만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정했다는 공식적인 표현을 쓴 것입니다.
그리고 4세기 말인 393년에 힙포(Hippo) 공의회가 열렸는데, 이는 신약 27권을 확정한 첫 번째 종교회의로 기록됩니다. 불과 4년 후인 397년과 그 이후에 열린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 종교회의에서는 정경 목록의 요약문들을 낭독하고 최종 결의했습니다. 이때 회의를 주재하고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바로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의 가장 중요한 교부인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입니다. 흔히 영어로 어거스틴이라고 부르는 분입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교가 시작되고 신약의 기록들이 남겨진 이후, 이를 참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정하는 정경화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신약을 정경으로 정할 때 적용된 원칙과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첫째는 '사도성(Apostolicity)'입니다. 그 책이 과연 12사도나 바울 사도 등 검증된 사도에 의해 직접 기록되었는지, 혹은 사도들의 증언과 인정을 받았는지가 기준이었습니다. 사도성이 있어야만 정경으로 선택될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영감성(Inspiration)'입니다. 최고의 저자이신 성령의 영감을 받았다는 객관적인 증거와 흔적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셋째는 '골자(내용)의 일치성과 조화성'입니다. 내용이 영적이어야 하며 이미 존재하는 다른 성경이나 구약의 말씀과 조화를 이루어야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기존 성경과 상충되면 정경으로 택할 수 없었으므로 내용의 통일성이 중요했습니다.
넷째는 '보편성(Catholicity)'입니다. 이미 교회 공동체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 널리 읽고 있고 그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가 하는, 즉 보편적인 인정을 받았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 네 가지 기준에 따라 어떤 것은 정경으로 선택되었고 어떤 것은 선택되지 못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택되지 못한 책을 우리는 외경 또는 위경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발견 당시 우리나라 말로도 번역되어 많은 이들이 연구했던 '도마 복음'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과연 진짜 복음이고 정경에 포함될 수 있을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했다. '여자들은 우리에게서 멀리 가게 하소서. 여자는 살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보아라, 내가 그녀를 인도하여 남자가 되게 하리니, 그러면 그녀도 너희 남자들과 같이 살아있는 영이 되리라. 남자가 되는 여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라' 하고 말씀하셨다." 도마 복음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자를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 멀리하라 하고, 예수님은 여자를 남자로 만들어 천국에 보내겠다고 하십니다. 정말 얼토당토않은 말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것은 외경의 가치도 없는 가짜인 위경입니다. 베드로가 그런 말을 했을 리 없고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을 리 없습니다. 성경의 어떤 원칙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정경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신약에서 제외된 외경과 위경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복음서 형태를 취한 것으로 야고보 복음(마리아의 출생부터 헤롯 왕의 유아 살해 명령까지의 이야기로 꽤 흥미롭습니다. 마리아가 잉태했을 때의 두려움과 정혼자 요셉의 고민 등을 담았으나 너무 사적인 내용이 많아 제외됨), 도마 복음, 예수님의 5세부터 12세까지의 행적을 기록한 유년기 복음서, 니고데모 복음(빌라도 행적이라고도 하며 예수를 놓아줄지 고민하는 빌라도의 심리가 담김), 바르톨로메오 복음(예수님이 음부에 내려갔을 때의 경험을 묘사함), 애굽인 복음(예수와 살로메의 공상적인 대화 내용), 베드로 복음, 히브리인 복음 등이 있습니다.
둘째, 행전 형태로는 베드로 행전, 바울 행전, 도마 행전, 빌립 행전, 안드레와 마티아 행전, 요한 행전 등이 있으나 모두 사도들이 직접 쓴 행전이 아닌 가짜입니다.
셋째, 편지서 형태로는 라오디게아인들에게 보내는 바울의 편지(정경에는 없음), 고린도삼서, 베드로가 야고보에게 보낸 편지(바울의 믿음 강조를 공격하는 내용) 등이 있습니다.
넷째, 묵시록 형태로는 베드로 묵시록, 바울 묵시록, 도마 묵시록, 스데반 묵시록 등이 있습니다. 이 모든 외경과 위경은 신약의 형식을 모방한 것인데, 마지막 사도인 요한이 100년경에 죽은 이후인 제2세기부터 제8~9세기 사이에 본인이 직접 쓰지 않고 사도들의 이름을 도용한 가명이나 차명으로 기록된 것들입니다.
정경, 외경, 위경을 역사성, 영감성, 저자성 세 가지 측면에서 비교해 보면 이렇습니다. 정경은 역사성이 확실하고, 영감된 글이며, 저자도 확실합니다(예를 들어 베드로전서는 베드로가 썼습니다). 반면 위경은 역사성도 의심스럽고, 영감이 없으며, 저자명도 가명이나 차명을 쓴 엉터리입니다. 그 중간에 있는 외경은 역사성은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영감성이 없고 저자 역시 불확실합니다.
오늘의 결론이자 우리의 믿음입니다.
첫째, 모든 성경의 기록 과정에 성령님의 영감이 작용했음을 믿습니다. 디모데후서 3장 16절 말씀처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합니다. 우리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의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다고 믿습니다. 간혹 구약의 오바댜처럼 아주 짧은 책은 영감이 덜 되었고, 이사야처럼 제일 긴 책은 영감이 더 잘 되었다고 구분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성경은 똑같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습니다(전체 성경, Tota Scriptura). 다만 중요성에 있어서 메시아 예언이 많은 이사야서가 오바댜서보다 비중이 더 크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우리는 영감된 오직 성경(Sola Scriptura) 66권만이 우리 교리의 기초이자 신앙의 기본이 됨을 받아들이며, 그 외의 것은 영감된 말씀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둘째, 모든 정경화 과정에 성령님의 도우심과 인도가 있었음을 믿습니다. 역사를 보면 성령의 인도가 분명히 느껴집니다. 그리하여 성경은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으로 완전히 완결되었습니다. 만약 정경이 아직도 열려 있어서 새로운 것이 들어오거나 기존 것이 나갈 수 있다면 신앙에 큰 혼란이 생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닫힌 정경(Closed Canon)'을 믿습니다. 이 외에 다른 문서를 성경에 포함하려는 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영적인 교훈이나 참고서로 다른 글을 읽는 것은 좋으나, 이를 성경에 가입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이상으로 오늘 정경, 외경, 위경을 공부하며 특별히 신약의 정경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난 시간 구약에 이어 신약까지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가진 신약 27권이 정말로 하나님의 뜻으로 기록되고 합당하게 신뢰받는 하나님의 말씀임을 확신합니다. 이렇게 확정된 정경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깊이 연구하여, 의로 교육받고 바르게 살아가는 성도님들이 다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다음 시간에 다른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핵심 요약 정리]
정경(Canon)의 정의와 어원: 정경은 '바른 글(正經)'을 뜻하며, 척도·기준·규범을 의미하는 헬라어 '카논'에서 유래했습니다. 신앙의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절대적인 표준입니다.
신약 정경화의 역사적 과정:
AD 1세기 말: 바울의 편지들이 묶음 형태로 최초 유포됨.
AD 2세기: 사복음서(마태·마가·누가·요한) 체제가 확립됨(이레내우스). 이단 마르키온의 자의적인 성경 편집에 대항하여 정경 확정의 필요성이 대두됨.
AD 3~4세기: 오리게네스와 에우세비우스 등이 문서를 '인정된 글(호몰로구메나)', '논란 중인 글(안티레고메나)', '거부된 가짜 글'로 분류하며 검증함.
AD 367년: 아타나시우스가 부활절 서신에서 최초로 현재와 동일한 '신약 27권' 목록을 명시하며 '정경화'라는 용어를 사용함.
AD 393년/397년: 힙포 공의회와 카르타고 공의회(아우구스티누스 주재)를 통해 신약 27권이 최종 공식 결의됨.
신약 정경의 4대 판단 기준:
사도성: 사도가 직접 썼거나 사도의 권위와 증언에 기초했는가?
영감성: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흔적과 증거가 명확한가?
일치성(조화성): 내용이 영적이며 구약 및 기존 성경의 메시지와 모순 없이 조화를 이루는가?
보편성: 초기 교회 공동체 전체에서 널리 읽히고 보편적으로 인정받았는가?
정경·외경·위경의 성격 비교:
정경(正經): 역사성·영감성·저자성이 모두 확실함 (구약 39권 + 신약 27권 = 총 66권).
외경(外經): 역사성은 어느 정도 있으나 영감성이 없고 저자가 불확실하여 정경에서 제외됨.
위경(僞經): 사도들의 이름을 도용한 가명·차명 문서로 역사성, 영감성, 저자성 모두가 거짓이며 황당한 내용(예: 도마 복음의 여성 배척 내용 등)을 포함함.
결론과 신앙적 태도: 모든 성경은 동일한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되었으며(전체 성경),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으로 정경은 완결(닫힌 정경)되었습니다. 오직 이 66권의 성경만이 기독교 신앙과 교리의 유일한 기초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