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사 김동영의 힐링노트]

[치유농업사 김동영]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텃밭에서 직접 식물을 가꾸는 모습(이미지출처: 픽사베이)

치유농업, 치매 예방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예방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치매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치매 예방을 위한 방법으로 치유농업은 과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연구와 실제 사례를 통해 치유농업이 인지 기능 유지와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 농업 활동이 단순한 노동을 넘어, 정신적·정서적 치유 효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치유농업의 효과는 단순한 가설이 아니라, 과학적 연구와 실제 현장에서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0년간 사회적 농장 풀꽃농원을 운영하며 수많은 치매 초기 및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현재는 풀꽃치유산업연구소 대표로서 치유농업이 노인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치유농업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이유

1. 인지 기능 자극과 뇌 활성화

흙을 만지고 씨를 심고 가꾸는 과정은 인지 기능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10주 이상 참여한 노인들의 기억력과 주의력 점수가 평균 15% 이상 향상되었다. 또한, 텃밭 가꾸기나 원예치료는 단순한 반복 작업이 아니라 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수행하며,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뇌의 여러 영역을 활성화한다.

2. 신체 활동 증가와 혈류 개선

치매 예방에서 신체 활동은 필수적 요소이다. 농사일을 하면서 걷고, 물을 주고, 흙을 만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신체 활동을 유도한다. 이는 혈류를 개선하고, 뇌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치유농업은 기존 운동 프로그램보다 부담이 적고, 자연 속에서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정서적 안정과 우울증 완화

고령층에서 우울감과 불안감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치유농업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제공한다.
특히, 텃밭 가꾸기나 원예치료는 자신이 직접 가꾼 식물을 보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치유농업의 치매 예방 사례

① 서울시 치매안심센터의 원예치료 프로그램

서울시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유농업을 도입했다. 참여자들은 라벤더, 로즈마리 등 향기로운 허브를 심고 관리하면서 감각 자극과 인지 활동을 병행했다. 8주 후, 우울감 척도 점수가 30% 감소하고, 기억력 테스트에서도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② 풀꽃치유산업연구소에서 진행한 치유농업 사례

필자가 운영했던 풀꽃농원에서는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75세 여성 A씨는 치매 초기 증상으로 인해 기억력 저하와 우울감을 호소했지만, 8주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기억력 유지 수준이 향상되었다.

특히, 식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책임감과 소속감을 가지게 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며, 사회적 교류가 활발해졌다. 이는 치유농업이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니라, 심리적·사회적 치유 효과까지 제공할 수 있는 방법임을 보여준다.


치유농업,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현재 치유농업은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 농촌진흥청과 각 지역 치매안심센터에서는 텃밭 가꾸기 및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지자체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치유농업 관련 강좌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 도시농업을 활용한 실내 치유농업도 효과적이다. (예: 실내 미니 정원, 베란다 텃밭 가꾸기 등)

필자는 도시농업관리사이자 치유농업 강사로서, 치유농업이 보다 체계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과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맺음말

치매 예방은 단순히 약물 치료나 운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치유농업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지 기능을 활성화하고, 신체 활동을 촉진하며,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접근법이다.

필자는 앞으로도 풀꽃치유산업연구소를 통해 치유농업이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치유농업, 그 가능성을 믿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이 글은 인터넷 신문 '원예닷컴'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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