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함께하길
친구 에게
드디어 본격적으로 겨울 문턱을 넘어섰나보다. 며칠 동안 겨울답게 바람이 세지고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만, 몇 년 동안 무늬만 겨울이던 겨울이 드디어 이름값에 어울리는 행세를 하려고 일찌감치 으름장을 놓는가보다. 다행인 것은 요즘엔 따듯한 옷들도 많고 대부분의 건물들이 난방을 잘 해 놓아서 준비만 조금 하면 거뜬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세상에 오셨고 또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셨는데,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보내면서도 우리 눈에는 그런 사람들이 잘 안보이거나 우리의 관심 밖에 놓이기 일쑤여서 안타깝다.
이슬람교도들이 일 년에 한 번 기간을 정해서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단식을 하는 ‘라마단’의 원래 뜻은 이런 거란다. 이슬람교 교리에는 굶주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요청을 외면하지 말고 자선을 베풀도록 되어있는데, 배가 고파보지 않은 사람들은 배고픔의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너도 한 번 굶어봐라!!!”는 뜻이란다.
지난해 성탄 때도 그런 편지와 강론을 한 적이 있는데, 부모님에게 성탄카드와 작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을 해보면 어떨까? 성탄 때가 되면 여러 장의 성탄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성탄 카드를 주는 친구들을 보면 혹시나 본당신부에게는 위문편지처럼 생각하고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가져 본적이 있다. ^^ 그러나 요즘은 혹시 이 친구들이 부모님께는 성탄 카드를 쑥스러워서 못보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만 보내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 걱정이 쓸데없는 걱정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노파심에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고 싶다. 부모님께 성탄의 기쁨이 가득한 카드를 꼭 보내도록... 제일 먼저 보내야할 사람이 부모님이 아닐까 생각된다.
온 누리에 기쁨을 주시러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며 기쁜 성탄 맞이하길...
메리 크리스마스!!!!!
2010년 12월 20일 왕곡성당 주임신부 최재철
첫댓글 좋은 글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