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시장에도 봄을 알리는 미술품 경매 PREVIEW가 시작되었다. 옥션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서울 옥션과 K옥션이 거의 동시에 시작되었다. 평창동 서울 옥션이 3월10일 6시에, K옥션이 3월16일 5시에 경매 행사를 가질 예정이지만 두 곳의 전시 날자가 겹치는 오늘 같은 날은 마음먹고 두 곳의 PREVIEW를 한 날에 감상할 수 있는 일진 좋은 날이라 난 진작 오늘을 달력에 ‘O'표시를 해 두고 기다려 왔었다.
오늘은 우선 평창동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어느 쪽으로 먼저 가느냐에 따라 점심 식사 할 곳의 위치가 틀려진다. 옥션 가는 날은 잔칫집 가는 날 기분으로 내가 내 스스로에게 국수를 대접한다. 오늘은 평창동으로 먼저 가는 날이니 ‘체부동잔치집’으로 간다. 지난번은 ‘잔치국수’를 먹었으니 오늘은 ‘들깨 칼국수’를 주문한다. 맛으로 먹었지만 몸은 약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옥션에 가는 날은 전시장으로 오고 감이 다 예술이다. 경복궁역에서부터 평창동까지, 압구정동에서 신사동까지 가로수나 건물, 보도블록, 지나치는 사람들 까지 내 눈에는 다 예술로 보이게 마련이다.
서울옥션에는 굴직굴직한 대작이요 명작들이 수두룩하게 선을 보였다. 고미술 쪽에서는 단원의 백의관음도, 화조도, 서원아집도를 비롯하여 오원의 고사인물도, 미인도, 호산어은도가 등장했으니 감상자로서는 복 터진 날이요 수집가들에겐 열 병나는 전시가 되겠다. 여기에 겸재, 현재까지 나섰으니 이야말로 초호화 캐스트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로도 모자라 청자상감 청자음각 주자3종에 ‘고요하기로는 쇠로된 뫼와 같고, 응하면 하늘의 우레와 같다’는 청동 범종에 이르니 입에선 나도 모르게 가는 신음까지 새어 나온다.
근현대 작품에서도 고미술 못지않은 대작이 쏟아져 나왔다. 김환기의 ‘대기와 음향’(176.8X127cm)과 이중섭의 ‘가족’이 10억대의 몸값으로 근육을 과시했고 이 외에도 이대원의 ‘농원’과권진규의 ‘홍자’ 장욱진의‘월조’같은 작품들은 쉽게 볼 수없는 명작 반열이다. 오후 들어 날은 무척 쌀쌀해졌다.
신사동 K옥션의 이 번 전시는 서울옥션에 비하면 조촐했다. 대표선수로 나선 르느아르와 박수근 작품과 취옹 연담 김명국 작품이 그 중 좋았으나 나 개인적으론 이인성의 ‘정물’과 주경의 ‘붉은 배경의 꽃’이 더 값지게 보였다. 또한 랄프 풀랙의 ‘stadion’(160x140cm)이 4000만 원 대라면 르느아르의 15억보다 얼마나 싸고도 좋은 작품이냐? 주머니 사정만 허락된다면 도전해 볼만도 한데 나로선 언감생심이다.
2011.3.9
첫댓글 눈에 보이는곳은 모두다 ~ 섭렵하시는 박승철부회장님! 그많은 열정이 진~~짜루!! 부럽습니다
만인이 부러워하는 대단하신 열정 영원하시길 바랍니다,~ 존경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