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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선생(烏有先生)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사람으로 있는 것처럼 꾸며 만든 인물로, 세상에 실재하지 않은 가상적인 인물을 일컫는 말이다.
烏 : 까마귀 오(灬/6)
有 : 있을 유(月/2)
先 : 먼저 선(儿/4)
生 : 날 생(生/0)
상에 실재하지 않은 가상적인 인물. 한(漢)나라 문인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자허부(子虛賦)는 자허, 망시공(亡是公), 오유선생 간의 문답으로 이루어진 바, ‘헛것[자허]이 이런 것이 없다[망시공]. 어찌 있으리오[오유]’라는 뜻이다. - 한서(漢書) 사마상여전(司馬相如傳)
까마귀 오(烏) 글자는 새 조(鳥)와 비슷하지만 한 획이 빠져 조류에 끼워주지 않고 불 화(灬) 부수에 넣는다. 왜 그럴까. 몸체가 온통 검은 까마귀는 눈까지 까매 보이지 않으므로 점을 뺀 글자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까마귀라는 뜻 외에 오골계(烏骨鷄)에서 보듯 ‘검다’는 것을 뜻하고 '탄식하다', '왜', '어찌' 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오유(烏有)는 '어찌 있겠느냐'는 뜻으로, 있던 사물이 없게 되는 것을 이른다. 나아가 점잖게 선생을 붙이면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중국 전한(前漢)의 문인 사마상여(司馬相如)는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부(賦)의 대표적 작가로 일컬어진다. 그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조(趙)나라 재상 인상여(藺相如)를 흠모하여 이름을 따랐다고 했다. 또 탁문군(卓文君)과의 사랑으로 가도사벽(家徒四壁)의 가난을 이겨낸 이야기는 유명하다.
서정적인 것보다 빼어난 문장으로 직접 서술하는 산문인 부는 한대에 특히 성행했다고 한다. 대표작 자허부(子虛賦)와 그에 이은 후편 상림부(上林賦)에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앞의 오유, 자허(子虛), 망시공(亡是公)선생이다. 이름만 봐도 자허(헛것), 어찌 있으리오(오유), 이런 것이 없다(망시공) 등 가공인물을 등장시켜 풍자하는 내용이다.
초(楚)의 사신으로 제(齊)나라에 간 자허가 자국의 성대한 수렵의 모습을 자랑하자, 오유선생은 지지 않고 땅의 광활함을 내세우고, 이를 지켜본 망시공은 모두 잘못됐다고 꾸짖는다. 천자제후의 호화로운 수렵을 꼬집고 군주에 근검절약을 깨우치는 깊은 뜻을 포함했다. 사기(史記)와 한서(漢書)에 두루 나온다.
우리나라서도 사람이 사라지거나 소식이 없을 때 자주 사용했다. 고려 말기 문신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오수(午睡)'라는 시에는 잠을 깨운 아이들을 혼내려 하였더니 사라졌다며 노래한다.
童稚聚相喧
아이놈들이 모여들어 서로 떠들면서
聲急忽觸耳
악다구니하는 소리 홀연히 귀에 들려
覺來欲相質
잠을 깨고 불러다가 혼내려 하였더니
烏有與亡是
모조리 오유선생이요 무시공일세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을 종종 본다. 높은 사람일수록 이전의 잘못을 까마득히 잊고 떵떵거린다. 모두 존재하지 않아야 할 오유들이다. 이들은 건망증이 심하다는 까마귀 고기를 먹은 오유선생임에 틀림없다.
돈키호테와 오유선생 (烏有先生), 그리고 김삿갓
돈키호테는 1605년에 간행된 세르반테스의 장편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에스파냐의 시골 향사 '아론소 기하노'는 자기 스스로 중세기의 편력(遍歷) 기사가 되어 세상의 부정과 비리를 도려내고 학대당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돈키호테 데라만차'라고 자칭하고, 갑옷을 입고 로시난테라는 말라 빠진 앙상한 말을 타고 편력의 길에 오른다. 그는 근처에 사는 농부 산초 판자를 종으로 거느린다.
현실과 동떨어진 고매한 이상주의자인 돈키호테는 충실한 종자 산초 판자와는 지극히 대조적인 인물이다. 그의 기사도 정신의 광기와 몽상은 이 두 사람이 가는 곳마다 현실세계와 충돌하여, 우스꽝스러우나 주인공들에게는 비통한 실패와 패배를 맛보게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책 읽다가 가상의 세계에 빠져서 세상을 자신의 상상으로 여행하면서 다른 이들과 다른 삶을 산 사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돈키호테'라는 말은 소설의 주인공 돈키호테에 빗대어 현실을 무시한 공상적 이상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또한 그런 인물의 유형을 돈키호테형이라고 부르며, 반대되는 유형을 햄릿형이라고 부른다
오유선생 (烏有先生)은 사마상여 (司馬相如)가 지은 한서(漢書) 사마상여전(司馬相如傳)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도 돈키호테처럼 가상 인물이다. '오유선생'이라는 명칭은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오'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쉽게 말하면 '선생 나으리, 어째 이런 일을 하고 계십니까?'로 풀이 할 수 있다. - 한서(漢書) 사마상여전(司馬相如傳)
얽힌 유래를 보자.
까마귀는 온통 검어서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다들 '왜 그럴까?'를 연발했다. 결국 글자도 鳥(새 조)에서 점(`: 눈을 뜻함)이 하나 빠진 '오(烏)'자로 만들었다. 곧 오(烏)의 본디 뜻은 '까마귀'지만 '검다' 는 뜻도 있으며, '왜' '어찌' 라는 강(强)한 의문(疑問)의 뜻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오유(烏有)'는 '어찌 있을 수 있으랴'가 되며, 오유선생(烏有先生)은 '상식적(常識的)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오유(烏有)!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지금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라. 오유(烏有)인 것이다.
김삿갓은 그의 할아버지를 조롱하는 시를 써서 장원급제한 실존인물이다. 생각해 보자. 그가 왜 방랑시인이며,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시를 남긴 인물인가?
김삿갓의 본명은 병연(炳淵)이요, 삿갓을 쓰고 다녔다해서 흔히 김삿갓 또는 김립(金笠)이라고 부른다. 그의 할아버지는 익순(益淳)이요, 그의 아버지는 안근(安根)이다. 그는 세 아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문제였다.
그의 할아버지 김익순은 그가 다섯 살 때 평안도 선천부사로 나가 있었다. 그런데 1811년 평안도 일대에서 홍경래가 주도한 농민전쟁이 일어났다. 이때 농민군들은 가산, 박천, 선천을 차례로 함락시켰는데, 가산군수 정시는 항복하지 않고 거역하다가 칼을 맞아 죽었고, 선천부사 김익순은 재빨리 몸을 피했다.
그리고 농민군에게 항복해 직함을 받기도 하고, 또 농민군의 참모 김창시를 잡았을 때 그 목을 1천 냥에 사서 조정에 바쳐 공을 위장하려는 짓거리를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김익순은 모반대역죄로 참형을 당했다. 정시는 만고의 충신이 되었고, 반대로 김익순은 비열한 인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김삿갓이 스무 살이 되었을 때 그는 고을에서 보는 향시에 나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시제가 그 할아버지에 대한 내용이 나올 줄이야.
論鄭嘉山忠節死, 嘆金益淳罪通于天.
가산군수 정시의 충절을 논하고 선천부사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 닿는 것을 탄식한다.
어렸을 때 일이라 할아버지의 잘못을 몰랐던 그는 답을 신나게 써 내려갔다. 그중 마지막 몇 구절만 보면 이렇다. "임금을 잃은 이 날 또 어버이를 잃었으니, 한 번만의 죽음은 가볍고 만 번 죽어 마땅하리. 춘추필법을 네 아느냐 모르느냐, 이 일을 우리 역사에 길이 전하리."
할아버지의 모반죄를 우리 역사에 길이 남긴다고 썼다. 그래서 그는 장원급제를 했고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자랑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김삿갓이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한 일을 더 감출 수가 없었다. 어머니 말을 들은 김삿갓의 심정은 더 이상 논하지 않겠다. 필자도 괴롭기 때문이다. 그는 스물두 살 때 장가를 들고 아들까지도 낳았는데 마음을 잡지 못해 방랑의 길로 떠나게 됐던 것이다.
자, 마무리 해보자.
돈키호테나 오유선생은 가상의 인물인 동시에 외국인들이다. 그러나 김삿갓은 실존인물이며 우리나라 사람이다. 두 사람은 어지러운 세상을 풍자하며 바로 잡아보려고 노력했던 인물들이고 김삿갓은 풍자와 해학을 일삼으며 떠돌이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리고 그 풍자와 해학은 달인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중도 도인도 아닌 탈속의 달인, 이것은 그의 행동과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런 세 부류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천방지축 오유선생 노릇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이를 바로잡고자 돈키호테처럼 나서는 사람들도 있고, 아니면 김삿갓처럼 풍류나 읊으며 산 찾아 물 찾아 떠도는 풍류객들도 많다. 누구 때문인가? 오유선생 때문이다.
▶️ 烏(까마귀 오, 나라 이름 아)는 ❶상형문자로 乌(오)는 간자(簡字)이다. 까마귀는 몸이 검어서 눈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鳥(조; 새)의 눈 부분의 한 획을 생략한 글자이다. 따라서 鳥(조)部에 들 글자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내려온 관례에 의해 부수(部首)는 연화발(灬=火; 불꽃)部에 포함시키고 있다. 음(音)을 빌어 감탄사, 또 의문, 반어(反語)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烏자는 '까마귀'나 '탄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러니 烏자에 쓰인 火(불 화)자는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烏자와 鳥(새 조)자는 매우 비슷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몸이 까만 까마귀는 눈동자가 잘 보이지 않기에 鳥자의 눈부분에 획을 하나 생략한 烏자는 '까마귀'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까마귀는 우두머리가 없다. 그래서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고 하면 질서가 없이 우왕좌왕하는 병졸들을 일컫는다. 그래서 烏(오, 아)는 ①까마귀 ②어찌 ③탄식(歎息)하는 소리 ④환호하는 소리 ⑤검다 ⑥탄식(歎息)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조사 어(於), 탄식할 오(於), 갈까마귀 아(鴉)이다. 용례로는 까마귀를 오아(烏鴉), 까마귀와 까치를 오작(烏鵲), 까마귀들이 모이는 것처럼 질서가 없이 모임을 오집(烏集), 까마귀들이 모이는 것처럼 질서가 없이 모임을 오합(烏合), 글자가 서로 닮아 틀리기 쉬운 일을 오언(烏焉), 어찌 있으랴 또는 사물이 아무 것도 없이 됨을 오유(烏有), 슬플 때 내는 감탄사를 오호(烏呼), 바탕이 단단하지 아니하고 빛이 검은 파리 광택의 바윗돌을 오석(烏石), 작고 검은 색을 띠는 대나무의 한 가지를 오죽(烏竹), 검붉은 빛의 구리를 오동(烏銅), 토란의 한 가지를 오파(烏播), 털이 온통 검은 닭을 오계(烏鷄), 검은 구슬을 오옥(烏玉), 털빛이 검은 소를 오우(烏牛), 검은 머리털을 오발(烏髮), 먹구름을 오운(烏雲), 눈이 가렵고 아프며 머리를 돌이키지 못하는 병을 오풍(烏風), 은혜 갚음할 줄 아는 새라는 뜻으로 까마귀를 달리 일컫는 말을 자오(慈烏), 태양을 달리 부르는 말을 직오(織烏), 태양의 딴 이름을 금오(金烏), 옛 중국에서 상서로운 동물로 친 흰 까마귀를 백오(白烏), 새벽녘에 울며 나는 까마귀를 서오(曙烏), 글자가 서로 닮아 틀리기 쉬운 일을 언오(焉烏), 까마귀가 모인 것 같은 무리라는 뜻으로 질서없이 어중이 떠중이가 모인 군중 또는 제각기 보잘것없는 수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오합지졸(烏合之卒),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아무런 관계도 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 다른 일과 때가 일치해 혐의를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가 새끼 적에 어미가 길러 준 은혜를 갚는 사사로운 애정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려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오조사정(烏鳥私情), 까마귀 얼굴에 따오기 같은 형상이란 뜻으로 주려서 매우 수척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오면곡형(烏面鵠形), 까마귀와 까치가 둥우리를 같이 쓴다는 뜻으로 서로 다른 무리가 함께 동거함을 이르는 말을 오작통소(烏鵲通巢), 거짓이 많아 처음에는 좋았다가 뒤에는 틀어지는 교제를 일컫는 말을 오집지교(烏集之交), 오는 해이고 토는 달을 뜻하는 데에서 세월이 빨리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오비토주(烏飛兔走), 날고 있는 까마귀가 모두 같은 빛깔이라는 뜻으로 모두 같은 무리 또는 피차 똑같다는 말을 오비일색(烏飛一色), 까마귀의 암컷과 수컷은 구별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일의 시비를 판단하기 어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지자웅(烏之雌雄), 사랑이 지붕 위의 까마귀에까지 미친다는 뜻으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스럽다는 말을 애급옥오(愛及屋烏), 사랑하는 사람의 집 지붕 위에 앉은 까마귀까지도 사랑한다는 뜻으로 지극한 애정을 이르는 말을 옥오지애(屋烏之愛)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先(먼저 선)은 ❶회의문자로 之(지; 가다)와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의 합자(合字)이다. 어진사람인발(儿)部는 본디 人(인)과 같은 글자이지만 이 모양이 아래에 붙는 글자는 그 위에 쓰는 자형(字形)이 나타내는 말의 기능을 강조하여, 앞으로 나아가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先자는 ‘먼저’나 ‘미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先자는 牛(소 우)자와 儿(어진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先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牛자가 아닌 止(발 지)자와 儿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보다 발이 앞서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先자는 ‘먼저’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소전에서는 止자가 牛자로 잘 못 옮겨졌다. 소전에서의 牛자와 止자가 서로 비슷하여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先(선)은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앞선 먼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돌아 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바닥이나 장기, 고누, 윷놀이 따위에서 맨 처음에 상대편보다 먼저 두는 일, 또는 그 사람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먼저, 미리 ②옛날, 이전 ③앞, 처음, 첫째 ④돌아가신 이, 죽은 아버지 ⑤선구(先驅), 앞선 사람 ⑥조상(祖上) ⑦형수(兄嫂) ⑧앞서다, 뛰어넘다, 이끌다 ⑨나아가다, 앞으로 가다 ⑩높이다, 중(重)히 여기다, 뛰어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앞 전(前)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 후(後)이다. 용례로는 할아버지 이상의 조상을 선조(先祖), 학교나 직장을 먼저 거친 사람 또는 나이나 학식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나은 사람을 선배(先輩), 남의 앞에 서서 인도함 또는 앞장서서 안내함을 선도(先導),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열사를 선열(先烈), 맨 앞이나 첫머리를 선두(先頭), 먼저와 나중을 선후(先後),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다른 문제보다 먼저 해결함 또는 결정함을 선결(先決), 맨 먼저 주창함을 선창(先唱),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다른 일에 앞서 행함 또는 앞서 행한 행위를 선행(先行), 어떤 임무나 직무 등을 먼저 맡음 또는 그 사람을 선임(先任), 먼저 약속함 또는 그 약속을 선약(先約), 남보다 앞서서 먼저 차지함을 선점(先占), 맨 앞장을 선봉(先鋒), 남보다 앞서 길을 떠나감을 선발(先發), 차례에서의 먼저를 선차(先次), 세상 물정에 대하여 남보다 먼저 깨달음을 선각(先覺), 무엇보다도 먼저를 우선(于先), 다른 것 보다 앞섬을 우선(優先), 남보다 앞서 함을 솔선(率先), 앞장서서 인도함을 수선(帥先), 앞서기를 다툼을 쟁선(爭先), 선조의 덕업을 받듦을 봉선(奉先),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상선(相先), 실력이 비금비금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호선(互先),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사보다 공을 앞세움이란 뜻으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앞세움을 일컫는 말을 선공후사(先公後私),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뜻으로 지사志士나 인인仁人의 마음씨를 일컫는 말을 선우후락(先憂後樂),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라는 뜻으로 장래를 미리 예측하는 날카로운 견식을 두고 이르는 말을 선견지명(先見之明),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먼저 예의를 배우고 나중에 학문을 배우라는 말을 선례후학(先禮後學), 먼저 의를 따르고 후에 이익을 생각한다는 말을 선의후리(先義後利), 다른 사람의 일보다 자기의 일에 우선 성실해야 한다는 말을 선기후인(先己後人), 먼저 앓아 본 사람이 의원이라는 뜻으로 경험 있는 사람이 남을 인도할 수 있다는 말을 선병자의(先病者醫), 선인의 행위를 들어 후학을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선행후교(先行後敎),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딸을 먼저 낳은 다음에 아들을 낳음을 이르는 말을 선화후과(先花後果), 먼저 곽외郭隗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선시어외(先始於隗) 등에 쓰인다.
▶️ 生(날 생)은 ❶상형문자로 풀이나 나무가 싹트는 모양에서 생기다, 태어나다의 뜻으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生자는 ‘나다’나 ‘낳다’, ‘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生자의 갑골문을 보면 땅 위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生자는 본래 ‘나서 자라다’나 ‘돋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生자는 후에 ‘태어나다’나 ‘살다’, ‘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다. 生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본래의 의미인 ‘나다’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姓(성 성)자는 태어남은(生)은 여자(女)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生(생)은 (1)생명(生命) (2)삶 (3)어른에게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 흔히 편지에 씀 등의 뜻으로 ①나다 ②낳다 ③살다 ④기르다 ⑤서투르다 ⑥싱싱하다 ⑦만들다 ⑧백성(百姓) ⑨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⑩자기의 겸칭 ⑪사람 ⑫날(익지 않음) ⑬삶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있을 존(存), 살 활(活), 낳을 산(産)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 있다. 용례로 살아 움직임을 생동(生動), 목숨을 생명(生命),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생존(生存),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잡은 그대로의 명태를 생태(生太), 자기가 난 집을 생가(生家),생물의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생활 상태를 생태(生態),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사로 잡음을 생포(生捕), 태어남과 죽음을 생사(生死),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을 생업(生業),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을 생기(生氣),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생모(生母), 끓이거나 소독하지 않은 맑은 물을 생수(生水), 어떤 사건이나 사물 현상이 어느 곳 또는 세상에 생겨나거나 나타나는 것을 발생(發生),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 사람이 태어남을 탄생(誕生),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일단 못 쓰게 된 것을 손질하여 다시 쓰게 됨 또는 죄를 뉘우치고 마음이 새로워짐을 갱생(更生), 다시 살아나는 것을 회생(回生),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사람을 산채로 땅에 묻음을 생매장(生埋葬), 생명이 있는 물체를 생명체(生命體), 이유도 없이 공연히 부리는 고집을 생고집(生固執), 날것과 찬 것을 생랭지물(生冷之物), 산 사람의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생구불망(生口不網),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생기사귀(生寄死歸), 삶과 죽음, 괴로움과 즐거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생사고락(生死苦樂),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생살여탈(生殺與奪), 학문을 닦지 않아도 태어나면서 부터 안다는 생이지지(生而知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