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5일 오카리나 코리아 오카리나 앤 포토 MT 스케치 4
눈을 잠시 감고 있었던 듯싶은데 날이 밝았습니다. 하긴 4시 넘어서야 들어와 잠을 청했으니 불과 2시간 남짓 눈을 붙였겠군요. 다시 연습을 하는 분들이 있어 잠이 깼나봅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10시 30분부터 앙상블 경연대회를 한다는 안내를 듣고 오카리나 코리아에서 바라보이는 예봉산으로 카메라를 들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10분쯤 걸었을까 논과 밭이 끝나갈 즈음 계곡물이 맑아지더군요. 사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곳에서도 위로 5분정도 더 올라가야 민가가 끝납니다. 메기도 낚인다는 작은 계곡으로 내려가 보니 중태기와 버들개, 송사리가 보이더군요. 제법 소를 이루고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런 작은 소 정도면 메기는 충분히 있겠다 싶었습니다.
잠시 물가에 앉아 땀을 식히고 내려오는 길은 논둑길이 아닌 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 길로는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하기위해 오르고 있었습니다. 아마 하남이나 구리, 천호동 등지에 사는 이들이지 싶다.
갈대가 보이더군요. 삼뽀냐(Sampona:스페인어로는 이렇게 표기하고 영어로는 삼포냐로 발음한다.)를 만드는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티티카카호수의 갈대와는 다르지만 우리네 갈대도 가을을 알리는 서정의 세계로 영혼을 끌어들이기엔 전혀 손색이 없는 식물이다. 갈대밭에 서면 바람에 서걱거리는 갈대가 마치의 전령처럼 일제히 합주를 하는 느낌을 갖게 하지 않던가.
카페로 돌아오니 마지막 연습들에 열중이더군요. 3조에 속한 장선희 선생과, 김해영씨, 최문규님, 김석만군이 연습을 하는데 반주를 들을 수 없다고 노트북에 연결을 해서 듣는데 소리가 영 아니죠. 카페 내에 있는 컴퓨터 옆에서 스피커를 본 기억이 나서 가보니 스피커 한조가 있더군요. 연결을 해 놓고 연습을 하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연결 해 주는데 장선희 선생 왈!
‘정덕수! 쓸만해.’
같은 모습이지만 조금 근접하여(줌인)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을 촬영하고 나자 곧 경연대회를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첫 번째 출전 팀입니다. 4조였는데 제비뽑기에서 매도 먼저 맞는 게 났다고 가장 먼저 연주를 했습니다. 나중에 이 팀은 오카리나 코리아의 예쁜 오카리나를 즉석에서 받았습니다.
두 번째 출전 팀! 1조였습니다. 함혜경님은 멀리 울진에서 올라오셨지요. 숲 해설가로 활동하시는 송정희 님이시죠. 반갑습니다.
전체 모습이 보이시게 다시 한 컷!
김준수 선생님은 에어컨이 가장 잘나오는 자리 바로 앞에 앉아 각 팀의 연주를 듣고 계십니다.
채도를 뺀 흑백사진 한 장 더 추가.
자, 오늘의 1위 팀인 3조 입장입니다. 입장부터 예사롭지 않지요.
장선희 선생과 김석만군인데 두 사람의 손과 입 모양이 무언가 맞지 않습니다. 추측하기로는 김석만군의 표정으로 보아 박자를 놓쳤거나 악보를 잘못 본 모양입니다.
김해영씨와 최문규님, 손톱 끝에 봉숭아물을 곱게 드렸습니다. 그런데 두 분도 운지가 서로 다르네요^^
마치 두 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성 한 듯한 착각에 빠지기 쉬운 컷이지요. 뒤의 블라인드와 벽면 색의 대비로 이런 사진이 되었습니다. 손가락 모양은 다르지만 입을 보니 호흡을 하는 순간인 듯 합니다. 아마도 두 분의 호흡법 차이로 손의 모양이 다르게 된 듯합니다. 미리 다음 마디를 연주하기 위하여 준비를 하는 분과 그렇지 않고 호흡이 끝나고 운지를 맞추는 경우 겠군요.
두 분은 흑단 오카리나, 두 분은 자기오카리나입니다.
마지막 출전 팀, 평균연령이 가장 많은 팀이지요. 목에 두르신다더니 결국 손목에 묶었습니다. 베이스리코더로 신재현 선생이 합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 팀도 오카리나 코리아의 오카리나를 즉석에서 받았습니다.
오카리나 4중주로 두 번째 곡을 연주하는 모습입니다. 반바지를 입은 두 분만 따로 왼쪽에 서 계시는군요.
어머나님의 사진이 드문데 마침 경연대회를 하는 중간에 보니 이렇게 창가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계시더군요.
심사를 하고 계신 오카리나 코리아의 김준모 사장님입니다. 아마 고민 많으셨을 겁니다. 뭐 원래부터 가장 못하는 팀을 1등으로 뽑기로 했으니 그 1등으로 뽑아 망신을 당할(?)팀을 고르는데 고민이셨겠지요.
드디어 제 카메라에 잡힌 제 모습입니다. 이런 경우는 드물지요. 그런데 제가 낭송을 하기위해 무대에 오르자 촬영을 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장선희 선생이 배경음악으로 ‘떠나가는 배’를 팬플륫으로 연주 해 주셨습니다. 아마도 3조가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장선희 선생이 다양한 악기를 연주 해 보여주었기에 김준모 사장님이 반하신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한계령에서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이제 오카리나 앙상블경연대회 결과를 김준모 사장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1등을 차지하였다고 좋아할 건 아니죠. 뭐 등위에 못 들었다고 나쁜 것도 없고요. 오카리나는 모두 하나씩 받았으니까요.
주방에서는 어머나님과 함혜경씨가 부지런히 카레를 만들 감자를 썰고 있습니다.
송정희씨는 카레를 풀고 있군요.
혼자 촬영을 해 드리라고 어머나님이 슬쩍 자리를 비켜섰습니다.
차챠스를 처음 본 이들도 있겠지요. 몇 분이 이상스럽게 생긴 이 악기를 들어보고 있습니다. 살구씨껍질로 발을 엮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비슷한 열매의 씨앗껍질을 잘라 엮은 악기입니다.
김준수 선생님과 장선희 선생이 안데스 음악을 연주하기 위하여 무대에 섰습니다.
팬플륫을 두 분이 동시에 연주하는 것과, 부는 위치로 보아 외로운 양치기같습니다.
께나를 김준수 선생님이 불고 계십니다.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콘도르는 날아가네) 인 듯싶습니다.
네, 장선희 선생이 팬플륫을, 김준수 선생님이 께나를 부시는 걸 보니 맞는 듯합니다.
자, 두 분의 연주를 듣는 분들의 표정이 아주 흐믓합니다.
이젠 김해영씨까지 합세하여 3중주를 이뤘습니다. 람바다(Lembada)는 영화에 사용되면서 알려진 제목이고 원제목은 울면서 그녀는 떠나갔네(Llorando Se Fue)라 하는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역시 빠른 템포의 곡이 연주되자 모두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고 있습니다.
세 분의 합주를 들으며 생각합니다. 늘 반주자만 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기에 한 생각이지요.
사실 반주자가 있다면 보다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는 음악들이 있는데 이상스럽게 반주자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주장을 하기 위함이고, 자신을 잃어버리고 어느 연주자의 아래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까닭인지 선 듯 응하지 않습니다. 사실 좋은 연주자와 함께 반주를 맞춘다는 건 스스로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기회를 얻는 거 아닐까요? 자신만을 내세우는 이들 대부분 아집에 빠져 함께 어우러져 펼치는 더 큰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 수밖에 없겠지요.
자, 서서히 연주도 끝나가고 있습니다. 모두 한마음으로 잘 어우러지는 걸 가슴에 담았겠지요. 사실 이런 연주를 한 낮, 그것도 밤잠을 설친 다음날 무더운 정오 무렵에 하기엔 엄청난 피로를 느끼게 될 겁니다. 지난 밤 적당한 시간에 가졌으면 더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건 다음 기회가 또 있으니 얼마간의 서운함은 마음 속에 갈무리 해 두어야 하겠지요.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아득한 산골짝 작은집에 아련히 등잔불 흐를 때~’라는 미국민요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전 이 노래를 배울 때 4월이었는데 살구꽃 핀 교정 앞으로 마치 헤어진 어머니가 걸어오시는 듯한 착각을 하곤 했었기에 기억에 꼭 박혀 지워지지 않습니다.
송정희님이 창 밝은 곳에 앉아 김준수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오카리나 연주법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숲 해설가이신 이 분의 표정과, 배경, 흙으로 빚은 오카리나가 아주 근사하게 밸런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몇 번의 지적과 습관을 고치는 방법을 설명 듣고 난 다음의 연주는 직전 각자 다르게 연주하던 모습과는 다릅니다
이제 준비 된 식사가 나오기 직전입니다.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진 거죠.
끝으로 합주를 하고 음악 연주에 대한 총평을 들은 다음 잠시 자리를 정돈했습니다.
카페 ♪바람소리♪ http://cafe.daum.net/Baramsori
바람소리 홈페이지 http://www.baramsori.org/
보다 많은 공연사진은 바람소리 홈페이지 오픈 갤러리에 가시면 만날 수 있습니다. | |
첫댓글 엠티 후기..이제 끝난건가요.. 사진찍고 편집하고 글 쓰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네요..다음엔 또 무슨 작업을 하실려나...
당분간 조용히 활동 접고 다른 일 해야겠지요. 돈 벌어야 먹고 살잖아요. 에혀 날은 추워지는데~
자세한 글과 함께한 사진 잘 봤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앞으로는 기념으로 단체사진 한 장만!
가보지 않아도 가서 본 느낌이네요. 정덕수님 글 올리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군요...
합성으로 카나리아님 사진 속에 넣어드릴걸 그랬죠^^
포토드라마의 아쉬운 마감을!
정말 엄청난 분량의 사진을 편집했습니다. 소리봉에서 한터캠프와 오카리나 코리아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덕수님 지적대로라면 우리조가 꼴등이었던거 같아요... 전날 꼴등에게상 주기로 했잖여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오카리나 로 받으면 좋은거 아닌감^&^